Milva
한 남자가 한 여인을 사랑하네
그러나 그 여인 그 남자를 쳐다도 안 보네
그것은 마치 대머리가 길가에서 주운
쓸 데 없는 빗 같은 것이라네
라 쿠카라차, 라 쿠카라차
걸어 여행하고 싶지 않네
가진 게 없기 때문이라네
오, 정말 가진 게 없다네
피울 마리화나도 없다네
(중략)
누군가 나를 미소짓게 하는 사람
그는 바로 셔츠를 벗은 판초 비야라네
이미 카렌사의 군대가 도망가 버렸네
판초 비야의 군대가 오고 있기 때문이라네
사람들에게는 자동차가 필요하다네
여행을 가고 싶다면
사파타를 만나고 싶다면
사파타가 나타나는 집회에 가고 싶다면
판초 비야(왼쪽)와 사파타(오른쪽)
1910년 100만명의 피를 흘렸던 멕시코의 혁명에서 '혁명가요'로 사용된 노래가 <라 쿠카라차>.
' 바퀴벌레라'는 뜻의 제목을 가진 이 노래는 흥겨운 멜로디만큼이나 유쾌한 노랫말로
우리나라를 포함해서 전 세계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 노래에 등장하는 '판초 비야'와 '사파타'에 얽힌 이야기를 파고들면
흥겨운 멜로디와 유쾌한 가락의 이면에 숨어 있는 멕시코 농민들의 피울음을 알게 된다.
1521년 스페인의 코르테스에게 정복당한 후 스페인과 그 이후의 프랑스의 식민지배에 시달리던 멕시코는
1821년에 독립하지만, 미국의 침략으로 1848년 거대한 영토
(현재 미국의 뉴멕시코·애리조나·캘리포니아·네바다·유타·텍사스 등)를 빼앗기고,
1861년부터 1867년까지는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왕가의 괴뢰 황제인 막시밀리언 황제의 혹독한 통치를 받았다.
그리고 이어서 등장한 디아스 정권은 대지주들과 외국자본의 이익에만 신경썼고,
멕시코 농민들의 삶은 파탄지경에 이르렀다.
이러한 결과로 1910년 멕시코 혁명이 일어났다.
<라 쿠카라차>에 등장하는 '판초 비야'와 '에밀리아노 사파타'는 바로 이 멕시코 혁명의 두 영웅.
멕시코 북부에서 농민혁명군을 일으킨 판초 비야와, 남부에서 활약하던 에밀리아노 사파타는
대지주와 독재정권에 맞서 승리를 거두고 디아즈 독재정권을 무너뜨린다.
도중에 둘은 암살당하지만 그들이 이끌던 군대는 결국 목적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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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 쿠카라차>의 바퀴벌레 역시 동학혁명군의 <새야새야 파랑새야>처럼 여러 해석이 있다고 한다.
비참한 멕시코 농민을 바퀴벌레로 표현했다는 해석,
멕시코 전통 의상인 판초와 솜브레로를 입은 농민혁명군의 모습이 바퀴벌레 같다는 해석,
농민혁명군의 끈질긴 생명력이 바퀴벌레 같다는 해석,
판초 비야가 타고 다니던 자동차가 바퀴벌레를 닮았다는 해석... 등등.
♠ 우리말 가사
병정들이 전진한다 이 마을 저 마을 지나 소꿉놀이 어린이들 신이 나서 쳐다보며 싱긋벙긋 웃는 얼굴 병정들도 싱글벙글 빨래터의 아낙네도 우물가의 처녀도
라쿠카라차 라쿠카라차 아름다운 그 얼굴 라쿠카라차 라쿠카라차 희한하다 그 모습 라쿠카라차 라쿠카라차 달이 떠올라 오면 라쿠카라차 라쿠카라차 그립다 그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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