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개자-13
이번에는 최갑중이 만 사흘 만에 민유미의 신상조사를 해왔다. 시간이 좀 걸린 것은 민유미의 생활 터전이 미국의 LA이므로 미국의 조사자에게 다시 용역을 주었기 때문이다. 조철봉에게 서류 한 부를 건네준 최갑중이 제 앞에 놓인 서류를 읽는다.
“나이는 33세, 프린스턴 박사입니다. 국제변호사로 워싱턴에서 활동하다가 민정찬씨와 결혼, 2년 만에 이혼했습니다.”
사무실 안에는 둘뿐이다. 힐끗 조철봉에게 시선을 준 최갑중이 말을 이었다.
“민정찬씨도 프린스턴 박사인데 지금 뉴욕대학 철학교수로 있습니다. 나이는 35세. 둘 사이에 아이는 없고….”
“됐어.”
최갑중의 말을 자른 조철봉이 서류를 넘기며 묻는다.
“경력을 보자.”
“네, 5페이지에.”
최갑중이 다시 읽는다.
“뉴욕 보만 사무소에서 LA의 리스만 법률사무소로 옮긴 지 3년차인데 주로 동남아지역에 대한 비행기와 무기 판매 로비스트 역할을 했습니다. 작년에는 경비행기 12대를 베트남 정부에 판매하는 실적을 올렸다고 합니다.”
“그래서 얼마를 먹었나?”
“법률사무소 소속이니까 보너스는 받았겠지요.”
“이영규하고의 관계는?”
“파악되지 않았습니다.”
머리를 저은 최갑중이 조철봉을 보았다.
“베트남에서 알게 된 것 같습니다.”
“넌 어떻게 생각해?”
서류를 덮은 조철봉이 묻자 최갑중이 눈을 가늘게 떴다. 집중한 표정이다.
“그런 보좌관이 필요하긴 합니다. 국제변호사인데다 한국어, 영어, 중국어, 프랑스어, 일본어까지 유창하니까요.”
“여자가 옆에 딱 붙어 있는 것이 거북해, 섹스할 때는 모르지만 일을 하는데 말이야.”
최갑중이 눈만 껌벅였고 조철봉은 말을 잇는다.
“더구나 섹시한데다 유식하단 말이야, 난 내가 무식하다는 것이 드러나는 게 제일 불안하다.”
이 세상에서 조철봉의 이런 고백을 든는 인간은 최갑중이 유일하다. 최갑중이 길게 숨을 뱉고 말한다.
“정 그러시면 한달만 써 보시고 그만두시지요. 처음부터 안 하겠다고 할 이유는 없지 않겠습니까?”
“그럼 이 여자는 LA의 법률사무소는 그만두는 건가?”
“예, 벌써 그만뒀습니다. 한남동에 빌라 한 채를 전세로 얻어서 삽니다.”
“돈이 좀 있는 모양이군.”
“재산이 1백억쯤 되더군요. 변호사 일한 지도 7년째가 되었으니까요.”
그러자 조철봉이 머리를 끄덕였다.
“어차피 중개자 일을 하려면 국제변호사도 필요하지. 내가 일을 배우는 입장이 되겠군.”
민유미한테는 곧 연락을 하겠다면서 돌려보낸 터라 조철봉이 최갑중에게 말했다.
“민유미한테 연락해서 내일부터 출근하라고 해.”
“그러지요.”
“김 실장한테 민유미 방 하나 만들어 놓으라고 하고.”
“알겠습니다.”
“미인계가 필요할 때 민유미를 보내면 되겠다.”
혼잣소리처럼 말했지만 최갑중은 들었다. 자리에서 일어서던 최갑중이 조철봉을 향해 빙긋 웃는다.
“예, 같은 조건이라면 미인이 낫지 않겠습니까? 민유미 정도면 특A급 미인입니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ㅈㄷ
미인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