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얼빈
시/ 이동우
송화강가의 그물 말리는 작은 어촌이
이제는 동계아시안게임을 두 번이나
개최한 도시, 천백만의 숨결이 모여든 대도시가 되었다
안중근 의사의 거사가 녹아있는
영화 "하얼빈"은 화제 속에
흥행에 성공했다
안중근 의사는 한민족의 영웅이고,
그의 발자국이 남긴 자취로 하얼빈은
우리와 더 가까워진다
하얼빈과 안중근,
두 이름은 서로를 부르고
청년 안중근의 "투필중융(投笔众戎)"은
반초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도 남는다
역사 속에 새겨진 11일간의 기억,
1909년 10월 26일, 이 마지막 날은
원흉 이토 히로부미를 격살해 만방에 알린 날이다
신중국이 탄생할 때
하얼빈은 제일 먼저 해방되어
항일 투쟁의 상징 도시로 우뚝 섰고,
항일 열사 리자오린(李兆麟), 자오상즈(赵尚志), 양징위(杨靖宇), 자오이만(赵一曼),
이 열사들의 이름으로 명명된 공원과 거리는
목숨 건 항일 투쟁을 하얼빈에 영원히 머물게 한다
게다가 하얼빈은 여진족이 세운 금나라의 발상지, 여진족은 한민족과 DNA를 공유하는 한민족의 뿌리라 그들의 후예는 우리와 피를 나눈 사이라 하지 않는가
하얼빈 말이 중국 표준말의 근간인 것은
이제 널리 알려져 표준말 중국어를 배우러 하얼빈에 학생들이 유학을 온다
하얼빈의 크기는 베이징의 약 3 배, 상하이의 약 8 배, 서울의 88 배나 된다고 해서 놀라고, 백두산 천지에서 발원한 송화강의 길이가 한강의 3.75배라 놀란다
얼음의 도시라고 하는 빙성 하얼빈은
오히려 따뜻한 정과 사랑, 유행이 넘치는
'동방의 파리', '동방의 모스크바'로 불린다
무엇보다 하얼빈은 아내의 고향이자 나의 제 2의 고향이다.
(2025년 2월)
"投笔众戎"은 중국의 고사성어로, "펜을 던져 군대에 참여하다."라는 뜻입니다. 이 표현은 문인이나 지식인이 전쟁에 참여하기 위해 문을 버리고 무장하는 상황을 나타냅니다. 주로 문인들이 국가나 민족을 위해 자신의 재능을 군사적으로 발휘하려는 의지를 나타내는 데 사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