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고환율·기후변화로 인해 바나나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국내 식품·외식업계는 원재료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에 고환율이 지속되면 가격인상이 불가피합니다.
따라서 먹거리 물가가 오른다는 것을 의미하죠.
특히 바나나·오렌지같은 수입 과일은 매주 수입량을 정하기 때문에 환율 인상이 원가에 즉각 영향을 미칩니다.
그런데 이러한 바나나 가격이 향후 5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하락할 전망입니다.
한국과 필리핀은 지난 11월 14일 FTA를 체결했습니다.
그리고 이달 31일 발효를 앞두고 있는 중입니다.
FTA를 통해 한국은 필리핀에 94.8%의 품목을, 필리핀은 한국에 96.5%의 품목을 개방해 관세를 철폐하게 된다고 합니다.
필리핀의 경우 현재 한국산 자동차에 5%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는데, FTA가 발효되면 내연기관 승용차와 화물차 모두 즉시 관세가 철폐됩니다.
또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 대상 관세는 5년에 걸쳐 폐지되고요.
우리나라는 필리핀의 바나나 관세를 현재의 30%에서 단계적으로 낮춰 5년 안에 철폐하기로 했습니다.
FTA 발효 첫해부터 매해 6%씩 관세가 내려가는데, 사실 한국이 수입하는 바나나의 대부분이 필리핀산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점진적으로 바나나의 가격이 하락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편 이번 FTA로 양국이 좀 더 우호적인 분위기가 연출되면서 우리나라에게도 나쁘지 않은 상황입니다.
우선 필리핀은 인구가 1억1000만명에 달하고 소비 비중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70%에 이르는 소비 잠재력을 지녔습니다.
게다가 핵심광물이라고 불리는 니켈, 코발트 같은 광물의 매장량이 풍부한 국가입니다.
그동안 필리핀은 일본 차의 수입 비중이 82.5%로 압도적으로 높았습니다.
그 이유는 일본이 필리핀과 체결한 경제동반자협정(EPA)을 통해 승용차를 제외한 화물차 등의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관세를 0%로 낮춰둔 영향이 큽니다.
하지만 이번 FTA체결로 인해 존 5%의 관세율을 적용받던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가 즉시 철폐되면서 필리핀 자동차 시장에 우리 완성차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향후 15년간 자동차 수출이 3억8550만달러 늘어나고, 같은 기간 국내 자동차 생산도 3450억원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또 최근 필리핀 정부는 전기차 시장 활성화를 위해 전기차 수입세 면제 기간을 2028년까지 연장, 전기차 및 충전시설 확대를 위한 법안 발표, 테슬라의 진출을 적극 환영, 자국에 첫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건설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하이브리드에서 강자지만, 전기차 부문에선 다소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전기차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는 중국은 현재 필리핀과 남중국해를 두고 분쟁을 겪고 있습니다.
이에 현대와 기아가 이러한 틈을 파고들어 필리핀에서 전기차 수혜를 누릴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