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스토에프스키는 그의 不朽(불후)의 명작 《罪(죄)와 罰(벌)》에서 독선과 독단에 빠져 현실과 遊離(유리)된 이상주의자가 人類愛(인류애)의 실천과정에서 본래의 선한 의도와는 반대로 사람을 무참하게 죽이고도 전혀 죄의식을 느끼지 않는 악마로 전락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罪와 罰》의 주인공 라스코르니코프는 비범한 지적능력과 높은 도덕성을 겸비한 지식인(intelligentsia)이지만 자신의 理性(이성)과 논리를 과신, 독선에 빠져 냉혹한 살인자가 된다. 그는 노동자를 착취한다는 이유로 전당포 노파를 살해한다. 그러면서도 그는 양심에 따라 옳은 일을 했다고 확신한다. 그는 자신을 특별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수사관들에게 “법적으로 확립된 것은 아니지만 ‘특별한 사람’은 자신의 양심에 따라 현실적 장애를 무시할 권리가 있습니다”라며 ‘특별한 사람’은 자신의 ‘개인적’ 판단에 따라 타인의 피를 흘릴 권리가 있다고 强辯(강변)한다.
라스코르니코프처럼 ‘특별한 사람’이 恣意的(자의적)인 기준에 따라 正義(정의)를 독점하고 사람의 피를 흘리면 惡魔(악마)가 되는 것이다. 악마는 善(선)과 正義(정의)의 절대자인 神의 권위에 도전하고 神의 지위를 簒奪(찬탈)하려다가 천국에서 쫓겨난 타락 천사다. 도스토예프스키는 스스로를 超人(초인)으로 생각하고 神의 권위 안에서 행동하기를 거부하고 정의를 독점하는 者는 필연적으로 악마로 전락한다고 보았다. 정의를 독점하는 초인은 인간을 파멸로 이끄는 악마의 또 다른 모습인 것이다.
악마적 초인이 권력을 잡고 가치를 독점하면 大災殃(대재앙)이 일어난다. 초인의 이름으로, 미래의 행복이라는 이름으로, 세계 혁명의 이름으로, 무제한적 평등의 이름으로, 사람을 죽이고 고문하는 것이 합법적이 되고 고상한 목적이나 위대한 이상의 실현을 위해 모든 인간을 수단으로 변형시키는 일이 恣行(자행)되기 때문이다. 초인이 무제한의 자유를 추구하거나 모든 사람이 무제한의 평등 곧 극단적인 집단주의를 추구 할 때는 그 초인이나 집단의 이름으로 모든 행동이 허용된다.
라스코르니코프는 급진좌파의 先驅者(선구자)이다. 그는 비록 마르크스를 읽지 않았고 나폴레옹을 숭배하고 자신을 선악을 초월하는 초인으로 간주하였지만 그에게는 인민위원(commissary)의 싹이 보인다. 사회정의에 대한 강렬한 욕구, 이념에 대한 병적인 집착, 융통성이 없는 경직된 행동, 가치의 독점- 이런 것들은 공산주의자들의 공통된 특성이다.
그가 고리대금업자를 죽이는 것은 공산주의자들이 부르주아를 숙청하는 것과 맥을 같이한다. 마르크스주의자들은 “고리대금업자(부르주아)를 제거하고 앞으로 전진하자. 고리대금업자를 처치한 후에 계급도 없고 착취도 없는 새로운 사회를 건설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새로운 사회의 창조를 위해서는 고리대금업자를 죽이는 것은 정당하다”라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도스토예프스키는 “비록 인류의 이익을 위한 것일지라도 殺人(살인)은 옳지 않다. 그리스도는 ‘너희는 살인하지 말라’고 하셨다”라며 공산주의자들의 ‘善을 위한 살인’을 강렬하게 반대하였다. 공산주의와 도스토예프스키의 차이는 惡에 대한 관점의 차이이다. 마르크스주의자들에게는 고리대금업자, 즉 부르주아는 惡이다. 그러나 도스토예프스키는 惡은 고리대금업자이기 보다는 고리대금업자를 제거하기 위해 라스코르니코프가 채택하는 수단, 즉 暴力(폭력)이다.
더구나 라스코르니코프는 고리대금업노파를 죽일 뿐 아니라, 증인을 없애기 위해 죄도 없으며 신앙심 깊은 리자베타(노파의 자매)도 무참하게 살해한다. 도스토에프스키는 善(선)의 이름으로 살인의 도끼를 휘두르는 라스코르니코프를 正義(정의)의 使徒(사도)가 아닌 惡의 化身(화신)으로 간주한다.
도스토예프스키는 혁명에 반대하였다. 그는 혁명은 인간성에 내재하는 惡靈(악령)이 善(선)의 이름으로 폭력을 정당화하는 수단이라며 혁명의 惡魔的(악마적)인 속성을 경고하였다. 그러나 도스토예프스키의 경고는 當代(당대)의 러시아를 사로잡았던 사회주의혁명의 도도한 물결에 휩쓸려 무시되었다. 그리하여 1917년에 볼셰비키(Bolshevik) 혁명이 일어나고 러시아는 역사상 가장 참혹한 고난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다.
러시아는 죽음의 나라가 되었다. 라스코르니코프의 도끼는 레닌과 스탈린의 손을 거치면서 3500만 명의 리자베타(무고한 인민)를 학살하였다. 러시아에서뿐만 아니라 라스코르니코프의 도끼는 지난 100년 동안 중국, 북한, 동유럽, 캄보디아, 쿠바 등에서 혁명의 이름으로 1억의 무고한 인민을 학살하였다.
아직도 마르크스주의자들은 惡(악)은 존재하지 않으며, 보다 과학적이고 객관적으로 말하면 악은 자본가라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무고한 인민 수천만 명을 학살한 악의 化身(화신) 스탈린은 자본가인가? 지구상 최악의 살인 독재자 김정일도 자본가인가? 라스코르니코프는 미천한 창녀 소냐의 사랑과 기도로 懺悔(참회)하고 재생의 길로 가지만 가치와 정의를 독점하고 도끼를 휘두르기 위해 기회를 엿보고 있는 이 땅의 무수한 從北(종북) 惡靈(악령)들에게는 재생의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현대판 라스코르니코프, 從北 惡靈들이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접수하게 되면 전국 坊坊曲曲(방방곡곡)에서 살인도끼가 광란의 춤을 추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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