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총선 D-1년과 전북 ＜6＞ 정치 경쟁체제

[무진장]

20대 총선 D-1년과 전북 <6> 정치 경쟁체제

박기홍 기자 

승인 2015.04.14  

　14일 새정치민주연합 전북도당 회의실에서 열린 ‘사무처 당직자와 지역위원회 실무자 워크숍’에서는 지역정치의 경쟁체제 중요성이 강조돼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극동대 최광웅 교수의 ‘전북정치, 정권탈환의 주역이 가능한가?’라는 특강이 특정정당 독점의 전북정치 문제를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전북을 포함한 호남의 특정정당 의석 비율은 90%를 넘어선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13대 평민당부터 19대 민주통합당까지 7대에 걸친 호남의 의석은 총 234개였고, 제1당이 차지한 의석은 211개로 정확히 90.2%에 달했다. 최 교수는 “호남의 특정정당 의석 석권은 대구·경북의 78.1%나 부산·경남의 71.8%와 비교해도 훨씬 높은 수치”라며 “1당 독점은 민주주의 퇴보와 지역발전의 저해를 가져온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반면에 옛 한나라당의 텃밭인 부산·경남(PK)은 2012년 총선에서 민주통합당 득표율 28.3%에 이어 같은 해 대선의 문재인 후보 지지율 38.4%를 기록하는 등 독점 해체를 통해 정치의 경쟁구도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북이 새정치연합의 대주주이면서도 제 몫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강하게 제기됐다. 새정치연합에서 당비를 내는 권리당원은 약 25만 명으로, 전북에 거주하는 당원(6만 명)이 24%를 차지하고 있다. 수도권과 충청권, 영남권 등에 사는 출향 호남인을 포함하면 새정치연합 당원의 70~80%는 호남 출신의 권리당원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2008년 7월 민주당 전당대회 이후 호남 출신의 당 대표는 정세균 전 대표 외에 아예 없는 상황이다. 2010년 10월 집단지도체제에서 손학규 당대표와 함께 최고위원만 호남이 차지했을 뿐이라고 최 교수는 주장이다. 2012년 대선 패배 이후 새정치연합의 이듬해 4월 전당대회에서는 전북 출신으로 신경민 최고위원만 입성했다는 첨언이다.

　최 교수는 “당원의 70~80%가 호남인이고 4분의 1이 전북인이지만 지난 2007년 대선 후보를 배출하고 이듬해 당 대표를 낸 이후 전북은 수년째 당 대표조차 없다”며 “특히 전북은 2010년 이후 최고위원도 한 1명을 배출하지 못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전북이 새정치연합의 텃밭이자 대주주이면서 당 지도부에 입성하지 못하는, 전쟁터에서 무기만 내주는 병참기지에 불과하다는 말이다.

　이러다 보니 전북은 개발에서 밀리고 당내 입지도 좁아지는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다. 실제 새정치연합 싱크탱크인 민주정책연구원은 지난달 집권전략 연구그룹인 ‘2017 위원회 제안서’에서 중원장악 보고서를 발간했다. 새정치연합이 집권을 위해 이념적 중도층과 경제적 중산층을 잡아야 한다는, 이른바 ‘중원 공략’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최 교수는 “여기서 지리적으로 중원은 수도권과 충청권”이라며 “어떤 지역은 정당 간 경쟁을 유발해 발전의 모티브로 삼고, 어떤 지역은 맹목적인 연고 투표로 최악의 경제성적표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최 교수의 주장에 지역민들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한 시민은 “경쟁이 없는 전북 정치권은 선거 때만 되면 끼리끼리의 동종교배가 이뤄지고, 자생력을 잃어왔다”며 “경쟁 구도를 만들어야 전북이 발전할 수 있다는 점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전북 새누리당의 한 당원은 “경쟁을 통해 정치도 체질을 개선하고 변화와 혁신을 모색해야 한다”며 “지금의 일당 독점이나 독주로는 오히려 퇴행의 길을 걸을 뿐”이라고 말했다.

　박기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