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의 글은 내용도 내용이지만 순간순간 재치가 있어서
글을 읽으면 계속 읽게 되어요.
저는 소설이나 긴글은 조금 읽다가 안 읽는 경우가 많거든요.
음......선생님의 소설에도 눈길을 돌려 볼까 하는 생각이예요.
음......
호기심이 생겨서 소설 찾아 뵐께요.
션한 바람이 솔솔 불어 다리를 간지럽히는 밤을 세고 싶은 밤이예요.
시원한 여름 보내세요.
<p style="line-height:150%;"><font size="1" color="#800040">요즘 내가 작품들을 정리를 하고 있는데요. 아래 콩트는 벌써 10년도 전에 어느 사보엔가 발표를 한 것인데요. . 시간 있는 분은 한번 읽어 보세요.. 날씨도 더번데.. 산다는 게.. 쩝.. 그렇네요.. </font></p>
<p style="line-height:120%;"><font face="HY신명조" size="2" color="teal">거리를 지나다 보니 컴퓨터로 점을 치는 가게가 보였다. 예전에 어머니는 점을 자주 보았다. 그때에야 책력과 주역같은 것으로 점을 봤지만 지금은 점도 컴퓨터로 본다. <br>
요즘 각종 생활 정보 전화도 많이 개발되었다. 700국에 1122는 농산물시세, 700국에 5000번은 인기가수 신곡소개, 700국에 6000번은
프로야구 정보를 보내준다. 어린 아들 녀석이 곧잘 귀에 송수화기를
대고 입을 반쯤 벌리고 앉아 있곤 한다. 녀석은 어떻게 알았는지 700에 6000을 눌러서 대구구장은 물론 잠실 광주 대전구장까지 야구 소식을 훤하니 꿰고 있는 것이다.<br>
아무튼 나도 점이나 한 번 보자. 컴퓨터 앞에 서니 접수 용지를 준다.
항목도 다양하다. 토정 비결은 1천원, 핑크 러브는 뭔지 모르겠지만
그것도 1천원, 실크로드 궁합은 무슨 뜨거운 궁합인지 모르겠지만 2천원, 사주팔자도 2천원이었다. 결정했다. 역시 사주팔자다. 어머니가 사주팔자 탓에 가난한 아버지를 만나 고생만 했다. 아버지 역시 사주팔자 탓이었겠지만. 내 사주팔자는 어떠한지 한 번 알아보자. 사주팔자란에 동그라미를 그어 주니 기혼인지 미혼인지 밝혀야 한다고 했다. 동사무소 민원담당자보다 더 까다롭다. 점치는 아저씨가 생년월일이 음력이냐고 물어서 그렇다고 했다. 사실은 양력이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그만 그렇게 대답을 해 버렸다. 태어난 시가 언제냐고
하길래 새벽녘이라고 했다. 어머니가 생전에 그렇게 말했던 것 같은데 그게 동생인지 나인지 잘 기억이 되지 않는다. 입력을 마치고 곧
출력을 시켰다. 프린터가 먹끈을 코 끝에 걸고는 뭐라고 짜르락 짜르락 내뱉기 시작했다. 그 조그만 컴퓨터는 이땅에 애플 8피트 컴퓨터와 짝을 이루어 마술상자로 추앙을 받고 들어왔던 엘엑스 800이라는
것으로 보였는데 지금은 늙어 점을 보고 계시는 모양이다. 2천원 값어치 하느라고 길게 뽑아낸 인쇄용지를 받아보니 달준이란 이름이 달춘으로 되어 있다. 집에 와서 아내에게 보이니 찬찬히 뜯어본다.<br>
[보자. 초년에는 적게 얻어서 많이 써야하니 곤고하고 부모의 덕이
미치지 못해, 쪽집게네.]<br>
[우리 나이들이 다 그렇지 뭐.]<br>
[그런데 이건 뭐야. 중년에는 월천역에 동서로 유랑한다니. 월천역이
어디야?]<br>
[잘은 모르지만 대구역이니 영천역이니 하는 역은 아닐거야.]<br>
[암튼 집나갈 생각은 마. 다음 인생총운이라. 하늘에 뜬 달이 고인 물마다 비치니 싫어하는 이가 없고 처하는 곳마다 쉽게 동화하지만 이미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한 애착심이 적어 가산을 없에기 쉽다. 남의
꼬임에 빠지기 쉬운만큼, 맞아. 당신은 귀가 얇아. 친구 꾐에 빠져 술마시러 다니지 말란 말이야. 알았어?]<br>
</font><font face="HY엽서L" size="2" color="#0080FF">예전에 내 5촌 아자씨가 있었는데요. 그 분은 수박을 기르면서 사까리(맞나? 설당. 설탕?)를 주사기에 넣어 수박 줄기에다 한 대 놓더라구요. 오전에 그래 놨다가 오후에 따 먹으니 수박이 되게 달데요.<br>
우장춘 박사가 씨없는 수박 만든 것이나 우리 아재가 사까리 수박 만든거이나.. 쩝... <br>
여름에는 수박이 젤이야.. 그런데 수박은 비싼 거 보다(돈도 엄찌만) 무거버서 못 사 들고 다니겠더라구요. 신소리.. 흰소리는 자꾸 하면 안 좋겠져.. 날씨도 더분데 .. 쩝....</font></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