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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고 해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직까지도 한의학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최근에는 여기 저기 신문 광고나 홈페이지를 통해 여러 질환을 치료한다는 것을 알고 오시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한의학이 근골격계 질환과 중풍 등에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아시는 분들은 많지만 여성질환 쪽에도 그에 못지 않은 많은 효과적인 치료법이 있다는 것은 아시는 분들만 아십니다. 그래서 이 장에서는 임신중 어떠한 증상이 있을 때 한의원에서 치료받는 것이 좋은지에 대해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1) 불임
일단 임신을 하지 못해 고민할 때 서양의학적으로 접근할 것인지 한의학적으로 접근할 것인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결론부터 먼저 말씀드리자면 내게 구조적인 이상이 있는지 없는지를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게 무슨 이야기인가 궁금하실 분이 계실 것 같아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임신을 하려면 여성의 질을 통해 자궁안으로 정자가 뿌려지고 난소에서 떠난 난자와 결합해야 임신이 이루어지는데 이때 정자는 질과 자궁과 난관을 이동하게 됩니다. 이때 이동하는 공간인 질과 자궁과 난관에 이상이 있으면 이것은 구조적인 이상인 것입니다. 예를 들어 질이 막혀 있다든지, 자궁이 중복자궁이나 쌍각자궁 등의 기형이 있다든지, 난관이 유착되거나 막혀 있으면 이것들을 인위적으로 뚫어주기 전에는 임신이 어렵습니다. 이런 경우는 서양의학의 도움을 받으시는 것이 좀더 확실합니다. 반면에 생리주기가 불규칙하다든지 배 란이 잘 안되거나 불규칙하다든지 자궁 경관의 점액이 이상하다든지 검사상 아무런 이유가 없는데 임신이 잘 안되는 것 등은 기능적인 이상이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것들은 몸의 기능을 좋게 해 주면서 자연스럽게 문제가 해결되게 하는 치료법을 사용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많은 경우에서 좋은 결과를 얻고 만족해하셨습니다.
2) 입덧
앞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입덧은 대부분의 엄마들이 겪는 임신초기 대표적인 트러블입니다. 정도가 가벼운 엄마는 입덧인지 모르고 지나갈 정도이지만 심한 엄마는 물한모금만 먹어도 토하기를 반복하다가 결국 유산시키는 경우도 있습니다. 제가 경험한 가장 심했던 엄마는 수주동안 심한 입덧을 하면서 체중이 무려 16kg이나 감소했습니다. 평소 소화기능이 떨어지는 엄마들에게 더 심하게 발생하는 경향이 있고 공복시에 특히 더 심합니다. 서양의학에서는 50-60년대에 입덧을 치료하는 기적의 약이라고 해서 탈리도마이드가 사용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약을 복용한 엄마들에게서 팔다리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아기들이 태어나 임신중 복용금지 약물로 판명되었습니다. 그 이후 또다른 약들이 시판되어졌지만 탈리도마이드의 영향으로 그냥 참고 지내고 약을 복용하지 않아서 제약회사들을 곤혹스럽게 한 일들이 있어왔습니 다.
한의학에서는 옛날부터 입덧에 사용하는 처방들이 있습니다. 물론 아기에게도 안전하고 아무런 해도 입히지 않는 약들이고 이러한 처방들은 최근 동물실험을 통해서도 안전성이 입증되었습니다. 또한 침요법을 병행해서 사용합니다. 이것으로 아주 완고한 입덧도 많이 완화시키고 임신을 계속 지속시킬 수 있었습니다. 필자들이 병원에서 근무할 때 모 의사 선생님이 입덧으로 고생을 하였습니다. 그래서 귀에 놓는 이침을 시술하였습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침을 맞고 있는 동안은 입덧이 싹 없었다가 이침을 빼면 증상이 심해져서 매주 2회씩 수주간 놔드렸던 적도 있습니다. 이와 같이 입덧은 한의학에서 잘 치료가 됩니다.
3) 습관성 유산
습관성 유산도 한의학적으로 접근이 아주 중요한 질환입니다.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임신 3개월 이전 유산은 염색체 이상으로 인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염색체에 결함을 가진 수정란은 정상적으로 자라지 못하고 그만 유산되는 것입니다. 반면에 3개월 이후 유산에는 자궁경관 무력으로 인한 유산이 많습니다. 첫임신때 무리한 소파술로 유산을 한 경우나 첫출산시 산후조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염색체 이상도 아니고 자궁경관 무력으로 인한 것도 아니라면 태반이 완성되기까지 황체의 기능이 좋지 않아 발생하기도 합니다.
그럼 어떤 경우에 한의학적 치료를 생각하는 것이 좋을까요? 염색체 이상으로 인한 것이라면 인공수정을 생각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그 외의 경우는 한의학적 치료를 고려하는 것이 좋습니다. 자궁경관 무력으로 인한 것에 양방에서는 쌈지봉합이라고 해서 자궁경관을 묶어 놨다가 분만 직전에 푸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그러나 한방에서는 자궁을 튼튼하게 하는 약을 사용하여 유지를 시도합니다. 물론 묶어 놓는 것보다 몸을 무리한다든지 무거운 것을 든다든지 하면 위험하긴 하지만 이것은 어차피 임신기간동안 쌈지봉합을 해도 문제가 되는 것들입니다. 그러므로 충분히 치료를 한 후 임신을 시도하고 임신중에도 지속적 관리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정도가 아주 심한 경우는 자궁을 튼튼히 하고 난 후 쌈지봉합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고 쌈지봉합 후에도 좀더 원활한 기능을 위해 한약을 복용할 수도 있습니다. 황 체의 기능이 좋지 않아 계속되는 유산에는 한약을 사용하여 호르몬의 분비를 원활히 할 수 있다는 것이 동물실험을 통하여 역시 입증되었고 실제 임상에서도 좋은 효과가 있었습니다.
4) 복통 및 출혈
임신 초반에 많은 여성들이 경험하는 것이 갑자기 생리 시작처럼 약간의 출혈이 비치는 것입니다. 그냥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넘기기에는 찜찜하고 병원에 갈까 망설이면서 하루이틀 지내다 보면 아랫배도 아프면서 출혈이 늘고 병원에 가니 유산기가 있다면서 입원을 하거나 아니면 유산되었음을 알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바로 이런 초기 유산의 징후가 있을 때 한의학적으로 치료를 하기 좋습니다.
출혈만 있고 복통이 없는 것을 태루라고 하며, 출혈과 복통이 있는 것을 태동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진행의 정도에 따른 차이일 뿐이며 계속 출혈과 복통이 있으면 결국 유산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복통이 있으면서 자궁경부가 열리면 그때는 손을 쓸 수 없는 단계에 이르게 되므로 초기 증상이 있을 때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물론 침상에 누워 절대 안정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진행되고 있는 유산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적절한 한약요법을 통해 유산의 진행을 막으면서 절대 안정하고 있는 것이 필요합니다. 임신중이라 약을 못 먹겠다는 분들이 계신데 임신중 사용하는 한약은 태아에 해가 없는 것만을 골라 사용하므로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런 걱정을 하며 차일피일 미루다가 유산을 하게 되면 정말 천추의 한이 될 수도 있습니다.
5) 빈혈
임신 중에 거의 모든 엄마들이 경험하는 것 중에 입덧만큼 흔한 것이 바로 빈혈입니다. 이것은 뱃속의 아기가 자기 혈액을 만들려고 엄마의 혈액에서 철분을 받아들이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엄마가 충분한 철분을 섭취하지 못하면 발생하게 됩니다. 아기는 쉽게 얘기하면 기생충과 같은데 기생충이 우리 몸이 어떻게 되든 상관없이 자신이 필요한 영양분을 빨아먹듯이 아기도 엄마에게서 자신이 필요한 것을 다 빼앗아가기 때문에 엄마는 빈혈에 걸리거나 입덧으로 영양이 부족해도 아기가 빈혈이 생기거나 영양부족이 생기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빈혈이 있으면 우리는 흔히 어지러움을 생각하지만 이것보다 더 심각한 문제들이 있습니다. 가슴이 더 두근거린다든지, 가슴이 조이는 듯한 느낌이 든다든지, 두통이나 건망증, 시력저하 등이 생기게 되고 나중에 출산시에도 진통이 약해져서 분만시간이 길어져서 아기에게 적절한 산소공급이 안되어 문제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임신중인 엄마들은 빈혈을 가볍게 생각하지 말고 철분제를 복용하고 철분이 많이 든 시금치나 쇠고기, 간 등의 음식을 많이 먹는 것도 필요합니다.
또한 피를 많이 만들어주면서 안태시켜주는 한약을 복용하게 되면 아기도 건강하게 되고 앞에 언급했던 많은 증상들, 가슴이 두근거리는 증상, 두통, 어지러움, 건망증, 시력저하도 예방이 되고 출산 즈음에 복용하는 한약들은 진통을 적절히 강하게 하여 분만시간을 촉진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빈혈을 너무 과소평가하지도 말고 너무 과대평가하지도 말고 적절한 방법으로 예방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6) 임신중독증
임신중독증은 정말 위험한 병입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머리가 아프다든지 몸이 붓는 정도로 나타납니다. 그러다가 정도가 심해지면 입원해서 상태를 지켜봐야 합니다. 심한 사람은 빛으로 인해 간질하듯이 경련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그래서 임신중독증으로 입원한 사람 병실은 어둡게 해 놓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일찍 조산해야 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출산이 되면 증상이 소실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일찍 나온 아기는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폐성숙이 안되어 인큐베이터로 들어가야 합니다. 따라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병입니다.
임신중독증은 아이를 낳은 적이 있는 엄마보다 처음인 초산부에게 잘 나타나고 나이가 많은 산모일수록 잘 발생합니다. 그러니까 35세 이상이면서 첫 임신이라면 임신중독증이 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또한 체중이 갑자기 많이 느는 것 같으면 의심해야 합니다. 임신중독증은 대개 특이한 증상 없이 시작됩니다. 부종과 단백뇨, 고혈압이 나타나는데 증상이 가벼울 때는 별 문제가 없지만 증상이 심해지면 요독증이나 뇌출혈, 경련, 태반 조기박리 등을 일으켜 아기 뿐만 아니라 엄마의 생명마저 위협하게 됩니다.
이렇게 위험한 임신중독증은 초기에 발견을 빨리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체중이 급격히 늘거나 몸이 붓거나 두통이 있거나 잘 안보인다든지 하면 빨리 체크해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임신중독증도 초기에 적절한 한약을 투여하여 진행을 막으면 증상이 소실되면서 남은 주수를 다 채워 출산하게 됩니다. 그러나 너무 심한 경우에는 입원하여 지켜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임신중독증 초기라고 진단받았을 때 단지 식이요법만 하면서 기다리는 것보다 보다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합니다.
7) 임신성 당뇨
최근에는 임신성 당뇨도 많이 늘고 있습니다. 흔히 엄마들이 걱정하면서 잘 모르는 것이 임신성 당뇨와 보통 당뇨라고 하는 진성 당뇨가 어떻게 다른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생기게 되는 원인에도 차이는 있지만 임신성 당뇨와 진성 당뇨의 가장 큰 차이는 지속기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임신성 당뇨는 말 그대로 임신중에 발생하여 출산하면 대부분 소실됩니다. 반면에 진성 당뇨는 어느 시점에 끝난다는 것은 없습니다.
그럼 왜 임신성 당뇨가 발생할까요? 임신중에는 임신과 관련하여 정말 다양한 호르몬이 분비되는데 그중 태반호르몬이 있습니다. 태반에서 분비되는 이 호르몬은 엄마의 몸에서 분비되는 인슐린의 작용을 억제합니다. 혈당치를 낮추는 역할을 하는 인슐린의 작용이 억제되니까 엄마 몸은 혈당 조절이 안되어 당뇨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그럼 임신성 당뇨가 왜 문제가 될까요? 임신성 당뇨가 있으면 양수의 양이 비정상적으로 많아지거나 임신중독증, 신우신염 등의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뱃속의 아기는 커지면서 4.0kg가 넘는 거대아를 출산하게 되어 난산이 되기 쉬우며 잘못하면 제왕절개를 해야 하기도 합니다. 또한 출산후에도 일부 엄마는 진성 당뇨로 가기도 하고, 아기는 최근 역학조사 결과 소아비만이 될 확률이 높다고 합니다.
이러한 임신성 당뇨는 다 엄마의 몸이 임신으로 인해 면역학적으로나 기능적으로 떨어져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입니다. 기능은 떨어지는데 증상은 항진된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죠. 이것을 한의학적으로 설명하자면 뱃속의 아기는 습담이라고 하여 몸 속에 다른 이물질이 있는 것인데 이러한 것이 오래 머무르게 되면 거기서 열이 발생하고 열이 발생하면 모든 것을 태우기 때문에 이러한 증상이 발생한다고 보는 것입니다. 이것 역시 적절히 몸을 튼튼히 하면서 태아를 건강하게 하는 한약을 복용하면 혈당의 조절과 더불어 건강한 아기를 출산할 수 있게 됩니다. 단순히 식이요법을 하는 것이나 증상이 심해져서 인슐린 요법을 사용하기 전에 반드시 치료를 시도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8) 임신중 요통
임신중 요통은 대부분의 엄마들이 경험하는 흔한 트러블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이것 역시 뾰족한 방법이 없는 채 그냥 참는 경우가 많습니다. 임신전에 허리에 문제가 있었던 엄마들은 더 심해지고 허리가 아픈 줄 모르던 엄마들도 힘들어 합니다. 이유는 누구나 짐작하듯이 뱃속 아기가 자라남에 따라 자궁이 커지고 배가 앞으로 나오면서 배를 내밀게 되고 척추가 앞쪽으로 더 휘게 됩니다. 따라서 허리 뒤쪽 근육들은 더 수축하게 되고 무리한 자세를 취하게 되며 근육통이 발생하기 쉽게 됩니다. 또한 태반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의 영향으로 뼈와 뼈를 연결하는 인대나 골반을 느슨하게 하는 것도 원인이 됩니다.
이러한 임신중 요통을 가볍게 하기 위해서는 일단 평상시 자세를 바르게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배를 앞으로 내미는 것이 편하기는 하지만 그것보다는 허리를 곧게 펴고 걷거나 서 있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리고 임신중에는 동양식 생활습관보다 서양식 생활습관이 더 좋습니다. 예를 들면 방바닥에 그냥 앉는 것보다는 의자에 엉덩이를 깊이 집어넣어 바르게 기대 앉는 것이 좋고, 방바닥에 자고 힘들게 일어나는 것보다는 좀 딱딱한 침대에서 자고 쉽게 일어나 앉는 것이 좋습니다. 급성기를 제외한 모든 통증에는 따뜻한 찜질이 도움이 되는데 임신중 요통에도 너무 뜨겁지 않은 찜질은 통증을 줄여줍니다. 복대도 도움이 됩니다. 너무 꽉 조이지 않은 상태로 복대를 하면 배가 처지는 것도 방지하고 요통도 줄일 수 있습니다.
이런 모든 것들을 주의하였는데도 불구하고 통증이 가시지 않는다면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임신중 요통에도 침요법을 사용하는데 너무 무리한 자극은 사용하지 않으며 가볍게 침자극을 주면 요통이 완화됩니다. 또한 피내침을 허리에 붙여주는데 이것은 침을 붙인 경혈을 보해주는 작용이 있어 통증 완화에 좋습니다. 그리고 안태하면서 허리를 강화시켜주는 한약을 사용하면 그래도 무난히 임신 기간을 지날 수 있습니다.
9) 임신중 피부질환 및 관리
임신중에는 피부질환이 잘 발생하는 편입니다. 그중에서도 임신성 소양증과 임신 소양성 두드러기성 구진과 반점은 흔한 편입니다. 이것들은 상당히 심한 가려움을 일으키는데 피부껍질이 벗겨지기도 합니다. 이러한 것은 임신전 혈허의 증상이 있는 엄마들에게서 더 잘 나타나는 경향이 있는데 임신이라는 상황으로 인해 아기를 기르기 위해 엄마에게 더 많은 피가 요구됩니다. 그런데 피가 부족하게 되고 엄마의 피부에 풍열이라는 사기가 들어오고 피부에 몰리게 되면 발생한다고 봅니다. 그럼 이러한 것을 어떻게 치료해야 할까요? 한의학의 치료방법에는 표치와 본치가 있습니다. 표치라는 것은 말 그대로 겉으로 드러난 것을 치료한다는 말입니다. 본치라는 말은 그 근본이 되는 것을 치료한다는 말입니다. 임신중 피부질환에서 표치란 피부에 몰린 풍열의 나쁜 기운을 날려 버리는 것입니다. 그럼 본치는 무엇일까요? 바 로 부족한 피를 보충해주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증상에는 피를 보하면서 풍열의 사기를 날려보내는 치료법을 사용하게 됩니다. 상태에 따라 결정이 되는데 증상이 심하면 일단 풍열의 사기를 날려버리는 것이 좀더 주가 되고 상태가 어느 정도 덜해지면 피를 보해주는 치료법을 사용합니다.
10) 조산
임신 중기에서 후기로 넘어가면서 걱정이 되는 문제중 하나가 바로 조산입니다. 조산이란 분만예정일 전에 아기를 낳는 것을 말합니다. 임신 주수를 다 채우지 못하고 나온 아기는 문제가 많은데 가장 큰 문제는 폐기능이 아직 완성되지 않아서 일반적으로 임신주수를 다 채우고 나온 아기들처럼 그냥 밖에서 살 수 없습니다. 따라서 인큐베이터에서 살게 됩니다. 또한 뇌의 손상을 입을 수도 있고 눈, 귀 등에도 손상을 입을 수 있습니다.
그럼 조산은 왜 일어나며 얼마나 자주 발생할까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가장 흔한 경우는 양수내 감염이 있을 때입니다. 양수가 감염되면 조기진통이 생기고 조기진통으로 양막파수가 일어나서 조산이 되는 것입니다. 이외에도 자궁경관이 무력하거나 자궁근종, 자궁의 기형이나 임신중독증, 스트레스 등도 원인이 됩니다. 이러한 조산은 보통 임신부 열명중 한명꼴로 발생한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누구나 임신후기로 갈수록 조산을 조심해야 합니다.
조산을 피하려면 안정을 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배를 자극하거나 직접 부딪히지 말아야 하며 스트레스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너무 오래 서 있거나 무거운 것을 드는 것도 피해야 합니다. 또한 너무 힘이 들어도 조기진통이 걸리면서 조산으로 갈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아랫배가 규칙적으로 아프기 시작한다면 이것은 조기진통이 시작된 것이므로 빨리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규칙적으로 아프지 않지만 불규칙적으로 아플 때는 조심하기 시작해야 합니다. 규칙적으로 가서 진통이 시작되어 자궁경부가 열려버리면 조산을 멈추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아랫배가 가끔 뭉치거나 질 분비물이 증가하거나 골반이나 하복부에 압박감이 느껴지면서 허리가 아프거나 하면 바로 진료를 받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한의학에서는 이러한 조기진통이 올 때 진통을 가라앉히면서 안태시키고 기운을 끌어올려주는 한약을 사용하여 조산을 예방하고 있습니다.
11) 임신중 감기
임신을 하게 되면 가장 신경이 쓰이는 것 중 하나가 바로 감기입니다. 감기는 만병의 근원이란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감기로 인해 모든 병이 생긴다는 의미보다는 사실 감기에 걸린다는 것은 몸이 그만큼 약해져 있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감기에 자주 걸리는지 아니면 거의 걸리지 않는지는 그 사람이 몸이 따뜻한 편인지 찬 편인지를 알려주는 정보도 되고 그 사람의 기가 강한지 약한지를 알려주는 지표가 되기도 합니다.
임신을 하게 되면 면역력이 약해지면서 감기에 쉽게 걸립니다. 특히 임신 초기에는 엄마의 몸속에 있는 면역세포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임신 안한 여성보다 감기에 걸릴 확률이 두배 이상 높아진다고 합니다. 또한 임신 초기 착상될 무렵의 약간의 몸살기를 감기에 걸린 줄 알고 약국에서 마음대로 감기약을 사서 복용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는 임신기간 내내 기형아를 유발하지 않을까 불안에 떨거나 아예 불안하여 인공유산을 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따라서 가임기 여성은 항상 임신의 가능성을 가지고 모든 증상을 대하여야 합니다.
감기에 걸렸을 때 감기약은 신중히 사용을 해야 하는데 대부분의 감기약에는 태아에 영향을 미치는 알코올 성분이 들어있어서 만성적으로 복용하면 태아알코올 증후군이 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가능하다면 약을 사용하지 않고 휴식을 많이 취하고 충분한 수분섭취를 하고 가습기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것으로 호전되지 않을 때는 증상을 완화시켜주는 한약을 복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태아에 해를 끼치지 않으면서 증상을 가라앉혀주는 한약을 복용하면 감기로 인한 고생을 덜 수 있고 좀더 빨리 나을 수 있습니다.
12) 임신중 구안와사
임신 후기에 엄마들을 당황하게 하는 병이 하나 더 있습니다. 어느 날 아침 일어났는데 갑자기 한쪽 얼굴이 뻣뻣하고 내 살같지 않고 웃어지지도 않고 눈이 감아지지도 않는 일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구안와사인데 얼굴에 분포하는 안면신경이 마비되어 생기는 것입니다. 임신중 구안와사의 원인 역시 한의학에서는 혈허라는 기본 바탕하에 풍이라는 사기가 얼굴에 침습하여 생긴다고 봅니다.
그런데 평상시 입이 돌아갔다면 바로 한의원에 와서 치료를 받겠지만 임신중이라는 특수한 상황에 있다 보니 바로 오지 않고 치료를 미루다가 출산후에나 내원해서 치료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임신중에는 침치료를 받으면 안된다는 잘못된 지식으로 인해 수주간 또는 그 이상 방치하였다가 치료를 받으러 오는 엄마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그냥 방치하였다가 치료를 늦게 시작하게 되면 그만큼 치료되는데 시간도 더 걸리게 되고 심한 경우 후유증이 남는 경우도 있습니다. 구안와사는 얼굴에 발생하는데 얼굴은 항상 내놓고 다니는 신체 일부분이므로 이러한 곳에 후유증이 생긴다면 정말 치명적이 아닐 수 없습니다. 대부분의 임신중 구안와사는 임신 후기에 발생하고 더구나 이 시기는 태아가 거의 모든 장기형성을 마치고 성장하는 시기이므로 태아에게 전혀 문제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바로 내원해서 침치료와 약물치료를 병행해야 합니다. 침은 얼굴과 손발에 놓으므로 태아에 자극이 전해지지 않으며 약물 또한 부족한 혈을 보해주면서 풍사를 몰아내는 약을 사용합니다.
13) 부종(자종)
임신 주수가 늘어갈수록 몸은 점점 무거워지고 붓기 시작합니다. 이것은 임신후기로 갈수록 체중도 늘어나게 되고 체액이 증가하면서 전신의 순환이 잘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발생합니다. 서있는 자세로 오래 있게 되면 자궁이 정맥을 압박하게 되고 이로 인해 다리쪽으로 많이 붓고 무거워짐을 느낍니다. 이런 경우 누워서 다리를 약간 올리고 있는다든지 마사지를 해준다든지 하면 증상이 좋아지지만 수시간을 누워서 안정했는데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임신중독증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이러한 부종의 원인은 태반에서 좋지 않은 물질이 엄마의 혈류속으로 대량 배출되어 신장의 세뇨관 상피세포에 영향을 미쳐 초래되는데 이러한 것을 임신독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부종의 원인은 임신독으로 인한 것이나 이것이 부종을 초래하는 근본이유는 엄마의 장기가 허약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부종을 피하려면 지나치게 살이 찌지 않도록 식사량을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고 적당히 운동하면서 염분의 섭취를 줄이고 피로하지 않도록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렇게 하였는데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치료를 생각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러한 부종의 원인이 엄마의 장기가 허약하기 때문이라고 보기 때문에 치료는 엄마의 기운을 보충해줘서 체내 수분대사가 원활하게 이루어지게 하면 치료가 됩니다. 즉, 기운을 보충하는 약들과 수분을 빼주는 약들, 그리고 기운을 잘 돌게 하는 약들로 구성된 아주 순한 처방을 사용하여 임신중 부종을 치료합니다.
14) 변비
임신중에 엄마들을 괴롭히는 것중 별 것 아닌 것 같으면서도 힘들게 하는 것이 변비입니다. 임신중에 생기는 변비는 프로게스테론이라는 호르몬이 대장 내벽의 근육들을 이완시켜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장 근육의 수축력이 약해지면 음식물을 항문으로 밀어내는 힘이 줄어들고, 따라서 평소보다 많은 수분이 변으로부터 빠져나가 변이 딱딱해지는 것입니다. 한의학에서는 피나 체액이나 땀이나 다 우리 몸을 구성하는 요소들이고 이것들은 서로 필요에 따라 변화되어질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임신을 하게 되면 피가 부족하게 되고 피가 부족한 것을 보충하려고 몸의 체액들을 더 많이 사용하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체액이 부족해지고 따라서 변비가 오는 것으로 이해합니다.
따라서 임신중 변비는 피가 부족해서 오는 것으로 보고 변비를 치료하려면 변을 잘 내려주는 하제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피를 보충해주는 보혈지제를 사용합니다. 무리하게 하제를 사용하거나 관장을 하는 것은 습관성이 되기 쉬울뿐더러 점점 더 증상을 심하게 만듭니다.
변비를 예방하려면 평소 식생활로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평소에 물을 많이 마시고, 섬유질이 많은 과일 및 야채를 많이 먹는 것이 좋습니다. 가벼운 운동과 정신적인 안정도 도움이 됩니다. 또한 단방으로는 혈을 보해주는 당귀차 등도 도움이 됩니다. 이러한 것으로 해결이 안되는 변비에는 안태하면서 보혈하는 한약으로 치료하면 증상이 많이 호전됩니다.
15) 냉대하
임신을 하게 되면 호르몬의 영향으로 인해 자궁과 질이 더 부드러워지고 신진대사가 활발해지면서 냉대하가 더 많아지게 됩니다. 한의학에서는 임신을 습담으로 보기 때문에 습이 있으면 냉대하가 많아지는 것으로 이해합니다.
임신전부터 냉대하가 많았던 엄마들은 더욱더 많아지는 냉대하로 인해 자주 속옷을 갈아입는 불편을 겪게 됩니다. 임신 후 냉대하가 늘어나더라도 외음부가 가렵지 않고 냉대하의 색깔이 투명하거나 옅은 크림색이라면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냉대하로 인해 세균이 번식해 염증을 일으킬 수는 있으므로 속옷을 자주 갈아입고 외음부를 청결히 씻어주는 것은 필요합니다.
단, 냉대하 양이 너무 많거나 냄새가 심하거나 색깔이 짙거나 가려움이 심하면 이것은 이상이 있는 것이므로 진료를 받고 치료해야 합니다. 이러한 때에 한약을 이용한 외용약도 도움이 됩니다. 또한 체내의 습열을 없애주는 약을 복용하면 대하의 양도 줄이면서 가려움증 및 냄새를 없애게 됩니다. 물론 아기에게는 안전한 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