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김성한 감독께,
칼럼을 통해 개인적인 말씀을 드리는게 뭐하지만 야구인들이 다 알아야 할 사안이기에 공개 형식을 빌린걸 양해해 주십시요.
제가 김감독을 처음 뵌 것은 78년 여름 고려대 체육위원회 사무실이었습니다.
김감독은 당시 동국대 신입생이었는데 고려대 야구부의 일본 원정에 같이 가기 위해 인사차 들렀더군요.
얼마나 야구를 잘했으면 타대학 지원군 한명을 뽑는데 김감독이 낙점됐을까요.
저는 당시 졸업을 1년반 앞둔 복학생이었는데 하여간 그 후로 김감독을 유심히 지켜보며 개인적인 성원을 보냈습니다.
또 사회에 나와 프로야구 기자가 돼서는 해태 타이거즈의 강타자로 이름을 날리던 김감독을 취재하게 된걸 기쁘게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사사로운 인연을 강조하는 것은 김감독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것을 밝히기 위한 거죠.
김감독은 작년에 화끈한 공격야구로 모든 이에게 희망을 주는 '푸른 야구'를 실천했습니다. 그러나 올시즌엔 숨가쁜 순위경쟁탓인지 조금은 미흡한 느낌입니다.
"우리 감독님이 좀 너그러우시면 좋겠네"라고 속으로 생각하는 선수들의 바람을 전하고 싶기도 하고요.
김감독께서는 "왜, 하필 나를 지목하느냐?"고 반문하실테죠.
그 이유는 김감독이 잘 되셔야 SK, 한화처럼 프로선수출신 코치들을 과감히 사령탑으로 승격시키는 풍토를 지켜 나갈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김감독뿐 아니라 SK 조범현, 한화 유승안 감독이 잘하나 어쩌나를 다른 구단 고위층들은 유심히 지켜보고 있습니다.
젊은 감독들이 실패한다면 노장 감독들이 다시 야구판으로 들어오는걸 막을 수가 없습니다.
그분들은 야구 발전에 지대한 공로가 있긴 하지만 1승에 너무 목을 매달아 얼마나 재미없는 야구를 합니까.
주자만 나가면 번트를 대고, 초반 3~4점차 너끈한 리드에도 선발투수를 5회 직전에 강판시키는 후진 야구에 이젠 마침표를 찍어야 할때라고 봅니다.
저는 프로야구 사령탑 전원이 프로선수 출신들로 구성됐을때 가장 신명나는 승부가 연출된다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모쪼록 남은 4개월여간 '김성한의 컬러'가 선명한 야구를 펼쳐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의 못다한 꿈을 이루시기 바랍니다.
참, 그런데 신선하게 '금주선언'을 해 선수들이나 김감독의 팬들을 깜짝 놀라게 할 의향은 없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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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수인의 야구사랑]'김성한 컬러' 신명야구 기대
슬러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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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5.26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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