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전날인 토요일 아침 찌뿌드한 몸을 이끌고 100m 인터벌로 내일있을 대회의 컨디션을 가늠해보았다.역시 몸은 가벼웠지만 마음 어디선가에선 무거운 느낌이 들고 정신적 컨디션은 그다지 좋지 않다는것을 느꼈다. 2주전 최선을 다해 달린 양구마라톤의 피로가 남아있었고 무엇보다 나자신 서브-3를 꼭하여야 한다는 심적 부담감이 늘 마음에서 벗어나질 않았었다.서브-3를 해보지 않은 나로서는 서브-3가 지금도 여전히 장벽으로 느껴진다.그런 심적부담을 덜어줄 실력 또한 갖추어졌는지는 나 자신 의심스러웠었다. 이런저런 뭔가 나자신에게 시원찮은 컨디션(그다지 좋지안은 컨디션)으로 대회를 임하였었다는 것은 인정하고 싶다. 이것이 핑계라고는 생각하지만 몸의 상태는 그다지 좋지않았다는 것은 분명하다.
출발후 속도가 다른대회에 비해 느려지는 느낌을 받았었다.시계를 보니 처음 1키로 페이스 4'20", 5키로에서 체크를 못하고 10키로 랩타임 43'10", 20키로에서 체크를 못하고 21키로 랩타임(11키로) 46'46"(통과시간1:29:57), 22~30키로(9키로)랩타임 38'09", 30키로 통과기록 2:08:06, 그런대로 괜찮다고 생각하고 이제부터 힘을 내보기로 하지만 영 몸이 무겁다.호흡을 가다듬어도 보고,자세를 고쳐달려보고, 팔치기도 힘차게 해보며 안간힘을 쓰지만 점점 서브-3에서 멀어지는 기록.
남은 12.192키로 랩타임 56'20",30키로 까지 서브-3페이스에 36초 뒤지고, 30키로 이후 3'50"뒤진 기록으로 역시 30키로이후의 기록단축에 대한 훈련이 절실하다.
그리고 레이스 전략을 잘못 짠 것도 하나의 원인이기도 하다.전반에 힘을 비축하기 위해서 출발후 우르르 몰려나가는 100여명의 주자들과 서브-3 페메를 의식하지 않았었다.서브-3페이스의 이븐페이스로 끝까지 갈수 있을것이라는 믿음은 왠지 달릴의욕이 조금 사그러든 25키로 후반에 한계를 느끼고 무너져 갔다. 정신이 혼미해지고 다리의 감각은 없고, 자꾸만 현재의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을 참아야하는 마라톤이라는 단어와 관념들. 그럴수록 정신무장을 해본다.고통을 즐겨보자고! 그래야 원하는 것을 얻을수도 있고 마라톤을 사랑한다는 달리미로서 자존심은 간직할수 있을것같았다. 마음은 무겁고 힘들었지만 25키로 이후가 서브-3페이스에서 결코 떨어지지는 않은 기록이었다. 단지 그 구간에서 정신적으로 힘들게 느껴지지 않았었으면 어떻게 되었을까.몸은 그래도 빨리 달리고 있는데 마음은 왜 이렇게 고통스러운 것일까.떨어진 사과는 중력의 법칙에 의해서 다시 나무위로 올라갈수 없듯이 지나간 시간또한 되돌리수 없기에 한걸음 한걸음 새로운 마음으로 심기일전하여 목표를 달성할수 있다고 체면을 걸어보기도 하며 나 자신을 격려도 해보았다.
전반에서 우르르 몰려나갔던 주자들을 하나둘 계속해서 100여명을 추월할수 있었고,38키로를 지나며 서브-3에서 멀어졌다는것을 깨닫고 기록보다는 앞의 가시권내에 들어오는 주자들을 추월하기로 레이스전략을 바꾸었다.이것으로라도 위안을 삼아보자고 가속을 하고 있는데 뒤에서 세명의 주자들이 나를 추월하더니 앞서가던 주자 한명도 추월을 당하자 뒤질세라 속도를 올리는 것이었다. 1키로 정도 갔을까 한명이 떨어지고, 나와 3명의 주자는 서로 앞서고 뒤서기를 몇번반복하더니 그렇게 4명이 추격전과 재추격전이 골인점까지 이어졌다.골인점에 가까워질수록 퍼지는 주자들이 하나둘 늘어나고 서로를 전혀 알지 못하는 4명의 주자는 퍼지는 주자들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서로를 의식하며 질세라 골인점까지 어디선가 잠자고 있던 괴력을 불뿜고 있었다. 지금 생각해도 그토록 힘들었던 레이스가 막판에 갑자기 힘이 솟았던 것이 아이러니 할뿐이다.ㅋ
실패로 끝난 서브-3의 꿈은 깨어졌지만 지난레이스를 뒤돌아보며 그래도 꿈을 이루기위한 좋은 경험을 한것같아 깊은회상에 젖어본다.대회운영을 담당했던 주최측과 철원군민의 화합된 힘찬응원, 잊혀질만하면 나타나서 곳곳에 배치되어 힘을 주었던 장병들의 군기든 응원에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정성을 다하는 모습에 다시한번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감사합니다. 그리고 같이한 달리미 여러분들 사랑합니다.건강하고 즐거운 달리기 계속 이어지시길 기원하겠습니다.수고 하셨습니다.
첫댓글 달리다 보면 어느순간 서브쓰리가 시나브로 이뤄질테고~~그러고 보면 지난날들의 대회가
보약이 됐다는 것을 느낄 것이네. 아마 철원대회도 훗날 보약이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네.
마사달 힘
한여름에 비하면 무척 선선한 날씨였지만, 최고기록을 내기에는 아직 10여도가 높은 기온을 보이고 있었기에 다음 대회에선충분히 꿈의 썹쓰리가 가능하리라고 여겨집니다. 그리고 전반부의 레이스에 좀더 심혈을 기울일 필요가 있어보입니다. 심적부담을 훌훌 털어버리시고 다음 대회를 위해 마사달 형님 히임!!~~
목표를 향한 꾸준한 집념과 열정에 박수를 보냅니다. 꿈은 꼭 이루어질 것입니다. 외유내강형의 소유자인 마사달님 힘~!!!
마사달 수고많이했네~~
다음이 또있지않는가 우리다같이 힘~~~
그래도 꿈을 이루기위한 좋은 경험을 한것같아.....마사달님의 대회 후기속 글 ....꼭 이루어질것 입니다. 마사달,,,힘~~~
거시기가 잦으면 거시가 나옵니다. ㅎㅎ
날씨가 좋아지만 기록도좋아질걸로 생각됩니다
꼭 서브쓰리는 이루어 집니다. 마사달님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