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 사랑과 계절은 모두 그립고 아련하기 그지없다. 다시는 되돌아갈 수 없다는 걸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추억은 생을 더욱 아름답게 꽃 피운다. 비록 현실은 시간의 노예로 살 수밖에 없지만, 영혼만이라도 바람처럼 새처럼 훨훨 날아다니고 싶다. 그러다 보면 마침내 이 오염된 행성을 훌쩍 떠나 나의 별로 돌아가리라. 어린 왕자처럼.
황원교
1959년 춘천 출생. 1996년 충청일보 신춘문예, 2001년 『문학마을』 등단. 시집 『빈집 지키기』 『혼자 있는 시간』 『오래된 신발』 『꿈꾸는 중심』 『0.23초』 『아직도 시계탑 아래 서 있습니다』. 산문집 『굼벵이의 노래』 『다시 없을 저녁』(2022년 문화체육관광부 우수도서 선정). 장편소설 『나무의 몸』. 제3회 청선창작지원 대상, 제5회 청주시인상 수상. 창작지원금 총 7회 수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