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십여년 전. 장학사, 그리고 교장으로 퇴임하신 외삼촌과 결혼식에서 만났다. 언제나 양복만 입고 다니시던 깔끔한 분이었다. 식사자리가 한 테이불이었다. 밥풀이 흘러내리고 무엇인가 음식이 자꾸 떨어지고. 그 모습을 보면서 솔직히 언잖았다. 일흔하고 여섯이 된 나이. 지인들과 식사자리가 생겨도 선듯 마음내키지 않는다. 긴장하지 않으면 나도 모르게 음식물이 떨어져 주위가 지저분해짐을 느꼈다. 그리고 음식이 입가에 나도 모르게 묻어있다. 그렇지 않으려고 긴장하면 소화가 잘 안되고.
이것이구나. 아무리 발버둥쳐도 안되는 것은 안되는 구나 생각하니 나이라는 해괴한 악마가 무섭다. 그래서 친구들과의 만남도 반갑지 않는 나이. 이것이 내 현주소구나. 서글프지만 현실. 물론 내게만 생긴 현상이 아니건만.
참 너그러운 친구가 있다. 대단히 깔끔한 친구다. 두어달 감기가 심해 기침에 가래까지. 그래서 식사자리를 피했더니 이유를 물어 솔직한 심정을 이야기 했더니, 진정한 친구는 그런 것 관여치 않는다고 위로해줬다. 그리고 몇번을 일부러 밥먹는 자리를 마련해줬다. 그리고 말해줬다. 그 당연한 주책은 나만의 것이 아니니 괘념치 말라고. 참 좋은 친구 . 때로 나의 괴팍함도 웃으며 받아준다. 그래서 더 고맙지만 미안하다. 늙으막히 만났지만 동병상련에 민감한 친구. 시인이어서인지 감수성도 만만점. 이야기 하고 있으면 서너살 언니같은 느낌. 타지사람에게 배타적인 강릉인치곤 돌연변이.
첫댓글 금순이님 괜찮습
니다.
연세가 드시면
자연스러운 현상
입니다.
저는 아직 어린
나이인데도 자꾸
음식을 흘리고 또
사래가 자주 나옵
니다.
노화탓이랍니다.
피할 수 없는 것이
육신의 노화이니
그저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받아들
시면 좋을 것 같습
니다.
편안한 하루가 되세요.
좋은 글 잘 보았습니다.
아는 사실이지만 시인하기싫은 진실이기에 수다방에서 넋두리를. 많은 위로가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어쩔 수 없는 세월임당
그 누구도 막지 못하고 거역 할 수가 없습니더
그래서 더 아쉬운 넋두립니다. 감사합니다.
솔직하게
현재의 모습을
적으셨네요
그러면서도
현재의 불편한 마음에서
탈출할 방도를
아시는 듯 하여
다행입니다~~^^
서글픔과 무기력으로부터 탈출하고싶어서 넋두리를.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