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의 썩은 냄새 몰아낸 오타니의 신선한 바람 만일 손흥민 선수가 의무도 아닌데 일장기에 저런 예를 보였다면, 우리는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박선영(前 국회의원) 페이스북
오타니가 오다니! 오타니가 오기 전부터 오타니 바람이 봄기운을 타고 싱그럽게 살랑살랑 불고 있었다. 그러더니 지금은 열풍이다. 오타니 열풍! 오타니는 한국에 오기 전부터 SNS를 통해 '손가락 하트'와 태극기 사진을 올리는가 하면, 인천공항 착륙 직전엔 태극기를 태그한 글을 업로드하며 한글로 '기다려지다'라고 쓰기도 했다. 한번도 공개한 적이 없는 새 신부를 신혼여행 오듯이 데리고 와서는 일반석에 앉아 경기를 보게 하기도 하면서 연일 화제를 만들어냈다. 정치권의 썩은 냄새를 신선한 오타니 바람이 몰아내는 듯했다. 오타니 바람의 절정은 애국가였다. 다저스 경기가 시작되기 전, 미국 국가에 이어 우리 애국가가 연주되었는데, 오타니는 애국가가 끝날 때까지 가슴에 손을 얹고 태극기를 바라봤다. 사실은 다른 선수들도 대부분 그렇게 하기는 했지만, 오타니가 그러니 화제만발이다. 관례상 모든 국제행사에서 타국 국가와 자국 국가가 차례로 불려질 때 보통은 자국 국가가 불릴 때만 가슴에 손을 얹거나 거수경례를 하고, 타국 국가가 연주되는 동안에는 정자세로 서있는 것이 관례다. 그러나 일본인인 오타니는 자신이 속해있는 다저스의 국적인 미국 국가가 울려퍼질 때야 당연히 가슴을 손에 얹는다 해도 한국 국가에 대해서도 끝까지 가슴에서 손을 떼지 않은 것이다. 한일관계를 생각한다면 참으로 놀랍고 고마운 일이다. 만일 손흥민 선수가 의무도 아닌데 일장기에 저런 예를 보였다면, 우리는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친일은 양반이고, 매국노에 토착왜구도 모자라 축출하라고 난리를 치지 않았을까? 죽창까지 들지는 않을지 몰라도 날계란 세례 정도는 받지 않을까? 우리가 경제력은 일본을 따라잡았지만, 아직도 국민정서와 집단지성은 한참 뒤처져 있다. 집단지성은 형성조차 안 되어있고. 오타니 선수의 발전과 행복한 가정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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