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산은 아직 단풍이 깊어지지 않았고 가을비는 종일 그치지를 않고~
두타연은 최근의 남북 긴장으로 출입이 통제되고~
그리하여 일부 일정을 변경하고 실내답사를 추가하여 인문학적 호기심을 긁어주는 여정이 되었다.
○ 화천 비수구미와 평화의 댐은 "여행사진"으로 대체.
평화의 댐 평화의 종 타종소리는 전세계 분쟁지역에서 수집한 전쟁터의 탄피로 만든 종의 두께가 두꺼워서인지 낮은 공명의 여음이 계곡에 울린다.
타종하는 당목을 더 길게 움직여 종을 세게 쳤더라면 좀 더 웅장한 소리가 울리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평화의 댐은 북한의 수공에 대비해 안보를 가장한 대국민 기만이었음이 드러났지만 홍수조절 효과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화의 댐은 평상시 물을 가두지 않는 건류댐으로 파로호, 소양호처럼 호수 이름이 없다.
○ 비 내리는 양구 광치자연휴양림
이른 아침 산에는 비안개가 끼고 애기단풍만이 짙게 물들고 노란 은행잎은 부끄러운지 나무 뒤에 숨었다.
양구 광치자연휴양림 아침의 비안개
애기단풍 홀로 짙어
나무 뒤에 숨은 은행나무
광치 자연휴양림의 비 오기 전의 가을풍경
○ 양구 박수근미술관
독학으로 그림의 경지에 오른 박수근.
서민적이고 고단하지만 애착이 가는 삶의 모습을 화강암 질감을 느낄 수 있는 마티에르 기법으로 화폭에 옮겼다.
무릇 대가는 누구에게 배웠든 그렇지 않든 결국 자신만의 혼과 역량으로 내공을 살찌우고 경지에 이르지 않을까 한다.
미술관 뜰에 앉은 박수근 동상.
검정 고무신을 신고 스케치북과 연필을 옆에 두었다.
박수근미술관의 안과 밖
화강석으로 외벽을 쌓은 미술관
밖에는 은행잎이 떨어지고
라키비움으로 가는 길
길 옆에는 박수근의 흔적이
화강석의 미술관 외양
라키비움(Larchiveum)의 박수근 작품들.
미술관 본관의 박수근 그림은 진품으로 촬영이 허용되지 않은 대신 라키비움에는 조명을 밝게 하여 그림을 쉽게 볼 수 있게 하였고 미디어 아트 화면으로 그림 및 동영상을 효과음과 함께 들을 수 있게 해 놓았다.
빨래하는 소리와 시냇물 소리가 들리고
피빌리온에는 노원희화가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었다.
정치,사회의 모순에 대하여 어떤 소리를 내야 하는지 함축적으로 표현한 것 같다.
노원희화가의 "한숨 2009"
○ 양구백자박물관
양질의 백토를 얻을 수 있어 조선시대부터 관요로 자리잡았던 양구
국립중앙박물관 백자병
양구백토 1,000개의 빛 작품들
양구백토 1,000개의 빛. 1,000명의 도예가에게 양구백토 3kg씩을 주어 각자의 창의성으로 제작한 작품들
백자 만드는 법의 QR Code. 검색하면 설명을 볼 수 있다.
가마
담장 위에는 가을의 고엽이
낙엽은 곳곳에 쌓이고
○ 국립춘천박물관
국립춘천박물관 로비
상부에 미디어 아트 화면이 있다.
미디어 아트 화면의 한 장면.
밤의 월정사
부처님의 표정은 어떤 것일까
강원도 출토 토기
고 이건희회장 기증 미술품 특별전의 백자
힘 내라, 가을이다.
첫댓글 오~~~인문학적인 여행
단풍도 들기 시작하였군요.
올여름더위로 단풍이 없다고들 하던데~~~
백자에 비친 문항님의 모습을 뵈옵니다~^^
여정이 바뀌시다 보니 또다른 문이 열려
이렇게 많은 작품들을 한꺼번에 보여주시는군요.
아 그렇군~^^ 하면서 즐감합니다.
늘 건행하셔요~^^
앗, 백자에 비친 제 모습은 저도 인식하지 못했는데, 흑산도 예리항처럼 예리하십니다.
TV 드라마 "정년이" 열심히 보고 계시겠지요.
소리를 향한 열정과 도전, 해외에서도 인기라는데.
'인문학적 호기심을 긁어 주는 일정'
나름 알찬 여행이었습니다.
비수구미 계곡의 단풍은 이제 가을이 왔음을 보여 주고,
춘천 박물관의 눈이 부시게 아름다운 미디아 아트와.
이건히 컬렉션은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늘 부지런히 마무리 해주시는 열정에 감사드립니다!!
춘천박물관의 미디어 아트는 보기에 화려했지만 그래픽이 가미되어서 느낌의 강도는 조금 줄었던 것 같습니다.
"고 이건희회장"보다 "어느 수집가"라는 호칭이 궁금증을 더 자아내는 듯 합니다.
언제 또 지나가 버릴지 모를 가을, 한두 번쯤 더 바깥 나들이를 해 봐야 할 텐데.
박수근미술관에서 마티에르기법을 보고 오늘부터 마티에르기법적으로 살아야지라고 말하면. 누군가가 그것은 어떻게 사는 것인데?라고 물어볼 것이고,
대답은 "까칠까칠하게 사는 것"이라고 대답해야지라고 혼자만 상상하다가 피식 웃었습니다.
산마루님 말씀 대로 백자를 마치 빚으신것처럼 ㅎㅎㅎ
그또한 아름다운 모습으로 비춰졌네요
언제나 그러하듯
문항님의 후기는
모르고 지나쳤던 것을 미쳐 알지 못한것들을
자세히 가르쳐 주셔서 감사 합니다
다시 그곳을 둘러 보며
백자에 시선을 모아 봅니다
두분 건강 하셔서 아름다운 모습으로
지금처럼 함께 여행길에서 만나뵐수 있기를...
감사 합니다
고맙습니다
박수근미술관의 라키비움(Larchiveum)은 새로운 단장으로 방문을 즐겁게 했습니다.
도서관(library), 기록관(archives), 박물관(museum)의 합성어 라키비움.
박수근의 그림을 동영상 화면으로 처리하여 살아 있는 그림의 느낌은 예전 중국의 청명상하도의 디지털 영상이 연상되었습니다.
독학으로 이룬 대가의 경지를 보면서 지식으로 넘쳐나는 현대인들이 인성에서 실패하는 씁쓸한 모습을 보기도 합니다.
여운에 남는 이 가을을 초로기님 누리시길.
양구에 직접 가지않아도,
`문항님`의 글과 사진을보면
가서 본것보다도 더 확실하게 많은것을 공부하게되는군요~~!
여행지의 구경거리와 해박한 지식으로 설명해주시는 현지의 모든것을
하나씩 하나씩 잘 보았습니다.
항상 감사드립니다.
초록사랑님은 이 절정의 가을에 어디에선가 조용하연서도 용감하게 발걸음을 내딛고 계시겠지요.
그 온화하고 건강한 미소로 천지의 자연과 교감하고 계시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