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상을 지으며 최대한 불쌍하게 보이려고 노력하는 이안을 둔채
지영은 횅하니 방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그리고 그런 이안에게 준이가 웃으면서 말건다.
"나 잠시만 밖에 나갔다 올게."
!!!
방으로 들어가려던 지영도 그만 발걸음을 멈춘채 가만히 준이를 본다.
지금은 렌즈를 끼고 있지 않았다.
'너네 엄마와 넌 정말 꼭 닮았구나.. 무슨말을 하려는거니?'
하지만 이내 고개를 돌려 방으로 들어가보인다.
아마 그녀는 준이를 믿는 것일 거다.
준이가 현관문, 복도를 지나 문을 열고 잔디정원쪽으로 걸어나오자
기자들이 우르르 플래시를 터트린다.
"강준이다!"
누군가의 외침으로 인해 기자들의 질문공세가 시작되었다.
"이제야 인터뷰할 마음이 생긴겁니까?"
"연예계에 진출할것인가요?"
"아버지는 지금 미국에 가 계신데 왜 한국으로 돌아왔나요?"
"이봐요! 저리비켜봐요.. 강준군 이쪽을 바라봐 주세요."
"진짜 회갈색의 눈이군요. 해연희씨 뒤를 이어 배우가 될 생각은 없습니까?"
"저.."
강준이 말을 꺼내기 시작하자 쏟아내던 기자들의 질문이 신기하게도 멈춰버렸다.
그리고 강준은 말을 잇기시작한다.
"죄송합니다. 아시다시피.. 전 잠시동안만 아버지의 친구분댁에 신세를 지고 있습니다.
그분들껜 방해를 드리긴 싫습니다.
그리고 똑똑히 말씀드리겠지만.. 전 배우가 될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그러니 이제 제가 방송국카메라 앞에 서는 일이 더이상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만 가주십시오.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겠습니다."
해연희씨의 배우시절 카리스마를 다시 본 것 같았다.
아직 어린 강준의 카리스마에 압도되어.. 그들은 아무말도 꺼낼 수가 없었다.
오늘 석간신문에 그에 대한 이야기가 실리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