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청약을 실시한 서울 용산의 주상복합아파트 ‘시티파크’는 25만명의 청약자가 무려 7조원의 청약증거금을 쏟아부어 ‘청약광풍’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같은달 부천에서 분양된 주상복합아파트 ‘위브더스테이트’에도 17만명의 청약자가 2조 7000억원의 청약증거금을 냈다. 경기 안양 평촌에서 분양한 오피스텔 ‘대림아크로타워’ 청약경쟁율도 68대 1에 달했다.
올 초이후 일반 아파트에 대한 분양권 전매가 전면 금지되면서 시중 부동자금이 상대적으로 규제가 적은 주상복합아파트와 오피스텔에 몰린 결과다.
시티파크의 경우 지난해 7월 이전에 건축허가를 받아놔 1회에 한해 전매가 가능했고,주거용 오피스텔은 무제한 전매가 허용됐었다.당첨만 되면 수천만∼수억원대의 웃돈을 받고 분양권을 바로 팔 수 있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주상복합아파트에 대한 분양권 전매 금지 및 일반아파트와 동일한 청약통장 사용 제도,주거용 오피스텔에 대한 전용면적 중 업무부문 비중 70%이상,난방 설치 금지 등의 규제가 잇따라 발표되면서 아파트와 마찬가지로 주상복합아파트 및 오피스텔 시장도 싸늘하게 식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최고 5억원의 프리미엄이 붙었던 시티파크의 분양권이 최근 2억원 아래로 내려갔다.분양가 7억 4300만원인 46평형의 경우 1억 2000만원 가량의 웃돈을 주면 살 수 있는 상황이다.오피스텔은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평균 100대 1의 청약경쟁율을 기록했던 부천 중동 두산 위브더스테이트는 로열층도 분양가 아래의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속출하고 있다.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44평의 경우 마이너스프리미엄이 최고 2000만원에 달하고 있다고 전했다.그나마 찾는 수요자가 드물어 향후 시세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전체 오피스텔은 현재 사상 최대의 공실률을 기록하고 있다.
공급자체도 큰 폭으로 줄었다.부동산114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11월까지 주상복합아파트 공급물량은 5741가구로 지난해 1만8718가구, 2002년 1만9499가구에 비해 큰 폭으로 감소했다.오피스텔도 마찬가지다. 올해 1만9966실로 2002년과 2003년 각각 11만92실, 4만8077실 등과 비교할 때 급감세를 보였다.특히 5월이후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닥터아파트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올 주상복합 시장은 거래실종에 따른 움직임 둔화로 지난해에 비해 시세 상승폭은 줄었으나 비교적 안정적인 시세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올 오피스텔 시장은 전반적으로 상황이 좋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적으로 연초에는 상승세를 보였지만 3월 이후 내림세로 반전,후반기에는 하락세가 더욱 가속화되는 양상이다.
월세는 연초부터 연말까지 줄곧 가격 상승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오피스텔 분양권은 올 상반기까지는 꾸준히 가격이 상승했지만 하반기 들어서 하락세로 반전했다.
네인즈의 조인숙 팀장은 “올 상반기 서울 용산지역 시티파크 분양 이후 주상복합은 큰 인기를 얻지 못하고 있으며 오피스텔 역시 사상 최대의 공실률을 기록하고 있는데서 알 수 있듯이 시장 상황이 좋지 못하다”고 말했다.
함영진 내집마련정보사 팀장도 “정부의 강력한 규제로 인기지역 주상복합아파트나 오피스텔에 붙었던 투자열기가 빠르게 식은 한해였다”면서 “수요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분양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한 것도 분양 및 시장 침체의 한 원인이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