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을 올랐던 남화영기자의 세번째이자 마지막인 중국경제와 여행 에피소드는 백두산 봉우리 밑에서 시작됩니다. 중국측에서 오르는 백두산은 장백폭포를 볼 수 있으며 여행 상품으로 온천욕이 있습니다.
찾아가기엔 너무나 먼 길이죠. 조선족 자치주 주청이 위치한 연길에서 5시간 걸리고 백두산 첫마을인 이도백하에서 차로 40분을 달려야 해발 1900미터 호텔이 나옵니다. 백두산아래 연변 조선족들도 일평생 꿈이 백두산을 올라보는 것이라나요. 하지만 시간과 비용 때문에 못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랍니다.
해발 1900미터 고지의 호텔이라. 장백산 호텔 앞마당에는 80년대 중국 개혁개방의 지도자 덩샤오핑의 '장백산(중국에선 백두산을 이렇게 부릅니다)을 안 올랐으면 일평생 후회할 뻔했다'는 문구가 각인(刻印)자로 새겨져 있습니다. 거대한 지도자와 장엄한 산과의 멋진 어울림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걸. 호텔 맞은편에 있는 식당 건물에 우리의 나이트클럽에 해당하는 야총회(夜總會)가 버젓이 간판을 내걸고 있는 게 아닙니까. 해발 1900미터에서 나이트클럽을 찾는 사람이 있을까 생각하니 웃음부터 나왔습니다.
하지만 두 번 생각하니 중국인들의 상술이 무서워집니다. 보통 백두산 관광객들이 호텔을 찾는 시각은 저녁입니다. 연길에서 5시간이니까요. 그렇다면 여기서 관광객들의 돈지갑을 최대로 뽑아낼 것이 무언가. 돈의 관점에서 생각해보면 왜 나이트클럽이 산꼭대기 바로 밑에 위치하는지 해답이 나옵니다.
또 하나. 호텔에서 자고 다음날 천지를 향해 오르는데 가이드는 지프로 타고 갈 것을 강하게 권유합니다. 새벽에 걸어오르면 호랑이가 나온다나요? 저는 겁에 질려 지프를 탔지만 천지에 올라보는 시간은 고작 30분에 불과했습니다. 관광객들 순환을 위해 일부러 30분만에 지프가 올라갔다가 싣고 내려와야 된답니다. 내려오는 지프 속에서의 아쉬움이란...
그러니 여러분. 백두산에 오를 땐 호텔에서 걸어서 3시간의 보행 등산을 권합니다. 호랑이는 잊으세요. 마음껏 소리도 질러보고 천지물도 떠 오시고 납짝 엎드린 세상을 저윽이 내려다보며 호연지기(浩然之氣)를 기른 후 휘적휘적 걸어 내려오세요. 충분히 걸어갈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