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간 (대상)
변봉희
아버지의 화덕에는
매일 아침
해 같은 불이 뜬다
뜨거운 여름에도
눈 내리는 겨울에도
시뻘건 해를
모루*에 올려 두드리면
삽이 되고
호미가 되고
괭이가 되고
자루 하나 끼우면
내 학비가 되고
식구들 생활비가 되는
나이 들수록
그을린 얼굴이며
휘어진 어깨며
팔의 근육들이
연장을 닮아가는 아버지
어느새 아버진
삽이 되고
호미가 되고
괭이가 되고
*모루: 대장간에서 달군 쇠를 올려놓고 두드릴 때 받침으로 쓰는 쇳덩이.
변봉희(女)
경북 포항 출생. 선린대 사회복지과 졸업. 2021년 <<월간문학>>아동문학 <유리새>로 등단. 1회 동아꿈나무아동문학상 입상(2022). 한국문인협회ㆍ포항문인협회 회원.
심사평 중 ㅡ (예심: 김이삭, 본심: 신현배)
<대장간>은 농경 문화 시대의 정서를 담아낸 우리 동시의 전통을 계승한 작품이다. 대장간이 현대 문명에 밀려 거의 사라져 버려 소재의 참신성은 떨이지지만, 가장인 아버지가 땀 흘리는 노동의 공간으로서 대장간을 감동적으로 그려냈다. 이 동시는 체험을 바탕으로 한 메시지와 이미지를 절묘하게 결합한 솜씨가 돋보였다.
첫댓글 이게 요즘 동시라는..거죠?
올해 문학상에 당선 되었으니~
천강 문학상은 곽재우장군을 기리는 의미가 있어서
색깔이 좀 있는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