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정의를 위한 싸움에서 비켜나 있을 수도 없고, 비켜나서도 안 됩니다.”
24일 광주를 찾은 교황청 정의평화평의회 사무총장 마리오 토소(64) 주교는 “교회는 경제, 권력, 이익에 집착해서는 안 되며 정의를 필요로 하는 사회현안에 대해 정당한 의견을 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소 주교는 오는 8월 교황의 한국 방문에 앞서 ‘교황 프란치스코 방한 준비위원회’ 초청으로 교황의 권고문 ‘복음의 기쁨’의 의미를 전하기 위해 지난 21일 한국을 찾았다.
토소 주교는 24일 오후 2시 광주시 서구 쌍촌동 염주동성당에서 열린 ‘복음의 기쁨’ 특별강연회에서 교황의 권고문을 토대로 ‘복음화의 사회적 차원’에 대해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는 사제와 수도자, 평신도 등 800여명이 참석했다.
그는 강연에 앞서 “아름다운 고장 한국에 초대해 주신 분들께 감사를 드린다”며 “특히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분들과 유가족, 그리고 모든 분들에게 교황의 위로 메시지를 보내며 그들과 아픔을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토소 주교는 ‘복음의 기쁨’은 복음화의 새로운 방향을 제안하고 신앙과 복음화에 대해 폭넓게 이야기하는 권고문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설명한 복음은 교회라는 신앙을 뛰어넘어 각 개인, 모든 인간에 대한 구원이다.
“정의를 위한 노력은 교회 복음화의 사명에 포함돼 있기 때문에 사회와 국가의 올바르지 못한 부분을 정치에만 맡길 수 없습니다. 교회와 사제는 모든 사람들과의 만남과 대화를 통해 사회통합과 사회평화, 공동선을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또 사제와 신도는 정치, 경제, 사회에 대해 자기의견을 자유롭게 주고받아야합니다.”
토소 주교는 “사제와 수도자, 신도들은 교회를 자기 소유로 만들어서도, 자기가 유일하게 봉사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해서도 안 된다”며 “이런 일이 발생하는 이유는 개인의 이익이 앞서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동체 안에서 서로 지지해주고, 형제애를 가져야 한다”며 “서로 발을 씻겨주고, 서로 환대하고 받아들일 때에야만 진정한 사회 복음화의 열매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1950년 이탈리아에서 태어난 마리오 토소 주교는 17세 때인 1967년 가톨릭 수도회 ‘살레시오회’에 입회했다. 이후 이탈리아 투린에 있는 신학원에서 철학과 신학을 공부했고 1978년 살레시오회 수도 사제로 사제품을 받았다. 2009년 10월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토소 신부를 교황청 정의평화평의회 사무총장과 주교로 임명했다.
교황청 정의평화평의회는 복음과 사회 교리에 따라 현대 세계 안에서 정의와 평화를 증진하고 사회교리 연구와 보급을 지원하는 교황청 기구다.
한편 토소 주교는 25일 대구대교구와 26일 서울대교구에서 대중강연을 통해 사제와 수도자, 신자들을 만난 뒤 27일 출국한다.
/김경인기자 kk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