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오늘부로 개털리고 다시는 유인원 매매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반성겸 글을 남겨본다.
나는 전형적인 흙수저고 올초에 취뽀에 성공했다.
실수령 270따리 전형적인 대한민국 평균 사무직...
나도 성공해서 중고 bmw 520d 끌고 싶어서 공격적으로 투자했다.
결과적으로 6개월간 차분히 모은 근로소득을 모두 날렸다.
상반기 장세가 좋아서 처먹은걸 실력이라 착각하고 레버리지를 크게 땡겼다가 망한 전형적인 케이스 ㅎㅎ
다른 훌리들은 그러지말라고 쓰는건아니고.. 어차피 시발 자기가 대가리 깨져봐야아니까.. 나도 시발 왜안된다는거야? 내가 대가리 깨져볼래 하면서 들어가긴한거다.
1. 귀인과의 만남
함께 취업스터디를 하던 형 중에 주식 고수가 있었다.
원래 '돈자랑하는 사람치고 제대로 된 놈 없다' 라고 생각했다. 스터디 끝나고 주식 얘기 꺼낼 때 모두가 그 형에게 종목 추천을 해달라고 할 때 나는 절대 묻지 않았다. 그거 듣고 들어가서 먹어도 그 형에게 빚지는 거고, 잃으면 또 그 형을 원망하게 될테니 하지 않았다. 그렇게 나는 알바와 과외로 모은 돈을 차곡차곡 모아... '삼성전자우'로 수익을 보고 있었다.
그 형은 내 고까운 태도가 맘에 안들었는지 결국 술을 마시며 진지한 대화를 하게 됐고, 서로 주식 계좌를 보게 됐다. 알고보니 시드가 내 100배가 넘었다. 내가 200만원으로 깨작대는 동안 형은 5억 가까운 돈을 굴리며 하루에도 몇백만원씩 수익을 올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형을 믿게 됐다.
2. 취업으로 인한 시드 확장과 레버리지
우린 2021년을 앞두고 함께 취업했다. 같은 분야 다른 회사로 갔고, 그 형은 나보다 특출났기에 더 좋은 회사로 갔다. 이후 난 형의 리딩에 맞춰 코스닥 개잡주 단타로 하루에 몇십만원씩 수익을 내고 있었다. 영문도 모른채 사라고하면 사고 팔라고하면 팔았다. 누군가의 리딩에 투자하면 안된다고 익히 들었지만 수익을 내고 있으니 귀에 들릴 리가 없었다. 처음엔 수익이 10만원만 되도 팔고 싶은 충동에 휩싸였지만 점차 +100만원도 무뎌져갔다. 그리고 더 큰 수익을 보기 위해 증권사 신용에도 손을 댔고, 가끔은 미수도 썼다. 그런데 쓰는 초심자의 행운 덕분인지 쓰는 족족 수익이 났고, 그냥 현금 투자로는 성에 차지 않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때쯤 나는 주식으로 약 3개월만에 1,000만원 가까운 돈을 벌었다.
3. 이제는 비트코인 ㅈ망의 서막.
첫 끝발이 다했는지 점차 주식 계좌가 박살나기 시작했다. 같은 방법으로 매매에 임했고 번돈의 60%정도를 까먹었다. 형은 그 무렵 내게 코인판으로의 이동을 제안했고, 우린 함께 코인판으로 이동했다. 남은돈 400만원과 카카오비상금대출 300만원을 더해 코인판으로 이사했다. 샌드박스, 알파쿼크, 람다, 시빅 등 개잡쓰레기 스캠 코인들을 두루두루 거쳐가며 계좌는 다시 1,300만원까지 불어났고, 주식과는 차원이 다른 수익률에 +20%를 가도 빼지 않는 제시 리베모어급 배짱을 갖게 됐다.
4. 빚투의 시작.
이 때쯤 나는 희망으로 가득했다. 돈 버는게 이렇게 쉬웠나? 뭐하러 사업한다고 아둥바둥 살았지? 별 생각이 다들었다. 모든 고수들이 시드머니를 늘릴 때를 조심하라고 했지만 모두 좆문가라고, 수익률이 곧 실력이라며 무시했다. 입사 4개월이 되자마자 은행 창구로 달려가 신용대출을 풀로 땡겼다. 3천만원밖에 나오지않아 실망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나 다행이다. 4,300중 3천을 '던프로토콜'이라는 개씹쓰레기 김치 코인에 배팅했다. 당시 신규 상장 코인 중 쏘지 않은 코인은 던프로토콜, 플로우, 액시인피니티 세가지였고, 그 중 하나인 던프를 골라 영혼의 배팅을 했다. +200만원이 되도 빼지않고 세차례를 버텼지만 갑자기 도지코인이 모든 유동성을 빨아들이며 코인판엔 '돔황챠' 신호가 퍼졌다. 이미 코인판에서 사나이 테스트를 여러차례 합격해온지라 버티고 또 버텼는데 시발 그게 화근이었다. 결국 시즌2 종료를 인정하고 1,500만원을 손절한 채 코인판을 나왔다. 번돈을 모조리 토했고, 2,800을 가지고 다시 주식판으로 왔다.
5. 정직하게 성공한 첫 투자.
이후 반성과 참회를 버무려 증권사 리포트와 공시를 보며 차분히 투자했고, m&a이슈가 있던 회사에 투자해 다시 천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그렇게 시드는 다시 3,800이 됐다. 물론 그간 씀씀이는 커질대로 커졌다. 취업후 상반기 동안 하루에 얼마를 쓰는지 세지도 않았고 친구들 만나면 무조건 내가 계산했고, 애매한 상황에서도 내가 카드를 내밀었다. 그렇다보니 수중에 남은돈은 없었고, 나중에 확인해보니 한달에 거의 200만원 가까이 소비했다. 쉽게 번 돈들은 쉽게 나갔다.
6. 미수 단타로 인한 최후
4천이 된 시드는 자동차 관련 + 윤석열 테마주로 엮인 '도이치모터스', 삼성전자에 반도체 관련 부품을 납품하는 '넥스틴', 주택공급 확대 기대감에 따른 '현대건설'로 나뉘었고, 지루한 시간이 이어졌다. 6월들어 장세가 꺾이며 물렸기 때문인데.. 코스닥 개잡주들도 단타하던 버릇이 남아있던지라 아침 시간을 이용해 미수 초단타를 하기 시작했다. 현금 300만원만 있어도 6천만원까지 사지는 미수는 너무나 매력적이었다. 조금 먹고 매도대금담보대출로 매워나갔다. 초반엔 몇차례 성공했지만 결국 인터파크로 800만원 가까운 돈을 미수 초단타로 잃으며 막을 내렸다. 오늘 장초 7200원을 손절라인으로 잡고 7400원에 진입한 인터파크는 7130원까지 떨어졌다 수직 상승해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걸보며 난 상위 1%라는 단타꾼은 아니라는 확신이 들었고, 단타매매는 이제 막을 내리기로 했다.
결론은 근로소득 다 꼴았고! 신용대출한 3200만 남아서 장투하겠다 뭐 이런거다. 시발 너무 힘들어서 넋두리용으로 써봤다. 내게도 큰 행운이 한번 오길 바랬지만 요술공주 핑키 매매법으로 돈 벌 생각한 내 자신이 너무 한심하지만...ㅎㅎ 대가리가 깨져봤으니 이제 건강한 투자를 할 수 있을거라 기대한다. 올 초 장세가 좋을 때만해도 올해안에 1억 찍는건가 하며 장밋빛 미래를 그렸었는데... 아무튼 다들 건강한 투자해라 날린 1,500으로 중고차나 살걸 아직도 후회한다. 아 그리고 나를 리딩해준 형은 지금 5억 다꼴고 재기를 노리고 있다ㅎㅎ
첫댓글 확실히 원칙없는 투자엿네요..
총체적 난국이라...일단 과도한 빚투 멈춰
헐… 그동안 많이 힘들었겠네… 앞으로는 성투 하시게나….
그래도 이런거 올리기 쉽지않은데 다시일어나길 기원함
와 훌천에 이런 글 보는 맛에 오지 ㅋㅋ ㄱㅅㄱㅅ
@포르쉐911 가능하면 인생썰도 들려줄 수 있어?
뭔 5억이 주식고수고 귀인이냐ㅋㅋ
나는 주식 허접이라 그냥 숫자찍히는 혹은 앞으로 숫자 잘찍힐 회사만 사
한 번 사면 못해도 최소 6개월은 보유한다는 생각으로 하고
숫자 찍히는것만 사면 최소한 잃지는 않음
원래 한 번 망해보는 게 좋지
맘 고생 심했것다 ㅇㅇ..............
크게 조지기 전에 탈출해서 다행인건지 모르겠지만...ㅇㅇ
그 불타는 맛과 순간순간 떡상하는 그 느낌은 진짜 맛이 다르잖냐.. 그 중독에서 잘 벗어나서 건전한 투자 생활하길 기원드림..
월 200따리지만 글은 참 잘쓰네!
힘냅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