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벗을 이용한 디지털수업?
생소한 단어일 수 있지만, 올해 서울시 관내 중학교 1학년들은 디벗과 전자칠판을 이용한 수업을 하고 있다. 전자칠판? 어떤 형태의 수업인지 직접 보지 않고는 상상이 가지 않을 수도 있겠다.
이해를 돕기 위한 예를 들어본다.
현대 미술 수업에서 피카소의 그림을 보고 감상을 이야기 한다고 생각해보자. 기존 교실이라면 학생들이 글로 노트에 감상을 적고 일부 아이들이 손을 들고 발표를 하는 방법이 쉽게 상상이 된다. 디지털 수업에서는 아이들이 디벗에 입력한 모든 감상소감을 전자칠판에 띄우고 모든 학생들이 그 글들을 읽을 수 있다. 그리고 그 과정은 기록도 된다.
코로나 시기 온라인 수업이 펼쳐지면서 선생님들은 정말 다양한 방법을 접목할 수 밖에 없었다. 그 과정에서 목소리가 아닌 패들렛과 같은 플랫폼을 이용하는 등 소통의 방법이 다양해졌다. 보이스가 아닌 텍스트로 말이다. 다른 이들의 다양한 생각도 공유한다.
오늘 중1 둘째아이 중학교 참관 수업은 기존이는 계획이 없던 것인데 몇몇 학부모들이 교장선생님에게 요청하여 성사된 것이다. 추석 명절 전날 5~6교시라 얼마나 참여할까 싶었지만, 1학년 7개 각반 학부모들은 10~15명 정도씩 참관한 것 같다. 아버지들도 2~3명씩 눈에 보인다. 3년 전 큰아이가 이 학교를 다닐 때도 참관 수업을 했지만 많아야 4~5명 정도였는데 말이다.
둘째 아이는 학교 가는 것을 매우 즐거워 해서 자유학년제 시험에 대한 압박이 없어 그런걸까 생각을 했는데, 실제 수업을 보니 조금 더 아이가 이해가 되었다. 선생님마다 수업 방법이 다르겠지만 내가 참관한 사회, 국어 과목에서 강압적이지 않음은 물론이고 적당히 편안하고 유머러스 했다. 아이들은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를 했다.
6교시 국어과목에서는 명령하는 말을 부드럽게 표현하는 방법에 대해 배운 것을 말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창문 좀 닫아. >
내가 추운데 창문 좀 닫아줄래?
미안한데 창문 좀 좀 닫아줬으면 좋겠어.
등등
다양한 24개의 표현이 전자칠판에 표시되었다. 쌍방향 소통을 하며 모든 아이들이 참여하여 생각을 공유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원하는 답을 적지 못한 아이들도 주눅들거나 위축되는 모습이 아니었다는 것.
물론, 짧은 시간이었기 때문에 모든 것을 다 보지는 못하고 긍정적인 부분만 보고 왔을 수도 있다. 종이 책을 접할 기회가 줄어들고 기기에 익숙해지는 것에 대한 반감이나 두려움이 없을 수는 없을 것이다. 실리콘 밸리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본인들의 자녀에게는 스마트 기기를 주지 않는다는 것은 그것을 매우 강하게 뒷바침 해주지 않는가. 배터리가 충전되지 않은 아이들은 다른 아이들과 함께 기기를 사용해야 하는 불편함도 있었다. 그리고 아이에게 다시 물으니 수업시간에 디벗으로 수업과 관련없는 활동을 하는 경우도 있어 이용빈도가 높지는 않다고 한다. 선생님들도 새로운 기기에 적응을
하는데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거다.
그럼에도 오늘 참관한 교실은 아이들이 살아있다는 생각이 들게끔 했다. 발달장애친구를 전담으로 도와주는 또래도우미 학생도 정말 기특하고 예뻤다.
도서관에서 보아온 바, 아이들은 정말 다양하다. 같은 글쓰기를 하더라도 한번에 쭉 적어내려가는 아이, 생각이 정리될 때 까지 첫 문장을 머뭇거리는 아이, 의식의 흐름에 따라 손이 가는대로 적는 아이, 천천히 쓰는 아이 등등 정말 다양하다. 한번에 생각을 쭉 길게 써내려가는 아이가 우수해 보이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모두 자기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보았다.
전자칠판-디벗을 통해 좀 더 많은 아이들의 고유한 빛을 볼 수 있게 해주었으면 하는 바램을 해본다.
(혹은, 내가 보지 못한 -분명히 있을- 단점에 대해서도 공유를 해주셨으면 좋겠다.)
첫댓글 디벗'이 뭘까, 내가 모르는 IT용어인가 찾아봤더니 'digital +벗'의 줄임말이네요. '스마트 기기는 나의 디지털 학습 친구'란 의미를 담았답니다;; 스마트 기기 사용으로 집집마다 전쟁이지만,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면 학교에서 좀더 능동적으로 활용되면 좋겠어요
새로운 변화로 받아 들이고 활용법을 고민해야 할 것 같네요. 참여가 어려웠던 아이들에게 오히려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