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오니시 다케오, 류사와 아야 / 그림 니시야마 료헤 / 옮김 고향옥
출판사 미운오리새끼 / 대상 유아6~7세 / 분야 그림책
쪽수 40p / 판형 210*297 / 값 15,000원 / 발행일 2023년 08월 31일
ISBN 979-11-6518-257-1(77830)
*책 소개
생명을 품은 흙과 땅속 작은 생물들이 들려주는
신기하고 재미있는 흙 이야기
나는 도토리나무야. 처음엔 자그마한 도토리였어.
흙 위를 데굴데굴 굴러다니던 내가 어떻게 커다란 나무가 됐는지 궁금하지 않니?
촉촉하고 폭신폭신한 흙에 뿌리를 내리고 영양분을 빨아들여서 난 무럭무럭 자랐어.
거센 비바람이 몰아칠 때는 흙이 날 붙들어 주었지.
그런데 흙이 처음부터 촉촉하고 폭신폭신했던 건 아니야.
처음엔 가슬가슬한 모래와 자갈이었지.
아주 오랜 옛날 화산이 폭발하면서 변화가 시작되었어.
생명을 품은 흙과 땅속 작은 생물들의 신기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어 볼래?
*출판사 서평
지구가 만들어 내는 신비로운 흙 이야기
이 지구에 흙이 생긴 것은 언제부터였을까요?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적어도 6억 년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고 합니다. 바로 이끼나 지의류 같은 생물들이 육지에 나타났을 무렵이지요. 흙은 육상 생물의 사체가 미생물 등에 의해 분해되어 생기는 유기물과, 암석이나 화산 분출물이 풍화 작용으로 만들어지는 모래, 점토, 실트(모래와 점토의 중간 굵기의 흙)와 같은 무기 광물이 합쳐져서 만들어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땅에 생물이 나타나기 전에는 지구상에 흙은 없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흙은 생물이라는 유기물의 세계와 광물이라는 무기물의 세계가 육지에서 만나는 경계선에서 서서히 만들어진 결과물입니다. 이 지구의 구석구석까지 뭇 생명이 살아 숨 쉬고 있는 덕분에 흙이 만들어진 것이지요.
흙은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도 깊숙이 스며들어 있습니다. 특히 점토는 벽돌이나 도자기, 연필심, 기저귀, 파운데이션과 같은 화장품, 의약품 등의 재료로 쓰이고 있습니다. 심지어 종이를 하얗게 만드는 데에도 점토가 사용되지요. 하지만 인간이 흙을 고맙게 쓰기만 하는 것은 아닐지도 모릅니다. 흙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인간의 삶이 깊이 개입되어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니까요. 이집트 문명과 나일강, 메소포타미아 문명과 티그리스-유프라테스강 같은 예에서 알 수 있듯이 문명의 발상은 큰 강과 떼어 놓을 수 없습니다. 강이 범람할 때 상류에서 떠내려온 흙이 땅을 비옥하게 만들고, 이것이 문명을 일구는 기반이 되는 것이지요. 이렇듯 상류에서 만들어진 흙 알갱이와 그 성분은 물의 흐름을 통해서 산지에서 평지로, 그리고 바다로 운반되어 강과 바다의 환경에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언뜻 보면 흙은 전혀 변하지 않고 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만약 시간을 아주 빠르게 되감을 수 있다면, 이 지구상에서 흙이 끊임없이 역동적으로 변하는 광경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대규모 화산이 폭발하고, 빙하기와 간빙기가 반복되며, 가끔 운석도 충돌합니다. 흙이 만들어지던 각각의 장소에서 이러한 천재지변이 일어나면, 그때까지 이어지던 흙의 형성 과정은 끝이 나고 새로운 환경에서 다시 새로운 흙이 만들어지기 시작합니다.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흙은 그러한 과정이 되풀이된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흙은 그 장소의 역사가 가득 담긴 타임캡슐과 같다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군요.
흙은 생물이 살아가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물질이지만, 한번 잃으면 되돌리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나무를 대규모로 베어 내거나 해서 흙의 덮개가 되어 주는 식물이 없어지면, 민둥민둥 드러난 흙은 비바람에 쉽게 쓸려 갑니다. 거기서 흙이 다시 만들어지려면 터무니없이 긴 시간이 필요하지요. 이 책을 읽으며 우리가 발 딛고 살아가는 흙이 만들어진 기나긴 시간을 상상해 보는 것은 우리의 삶 자체, 나아가 지구상에 살아가는 생물로서의 인간에 대해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저자 소개
글 오니시 다케오
교토대학 대학원 농학연구과에서 공부하였고, 기후대학 응용생물과학부 준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수문학자(물이 운반하는 다양한 물질과 물의 순환을 연구하는 사람)로서 산림에서 농지로, 그리고 바다로 흘러가는 물과 물질의 변화를 연구하고 있다.
류사와 아야와 함께 그림책 『지구를 여행하는 물 이야기』를 썼고, 『공기는 어디에?』를 번역했다.
글 류사와 아야
도쿄예술대학 대학원 미술연구과에서 공부하였고, 도쿠가와미술관 학예원을 지내다 지금은 긴죠가쿠인대학 문학부 일본어일본문화학과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일본의 중세~근세 이야기그림을 연구하고 있다.
오니시 다케오와 함께 그림책 『지구를 여행하는 물 이야기』를 썼고, 『공기는 어디에?』를 번역했다.
그림 니시야마 료헤
아이치현립예술대학 대학원 미술연구과(디자인 부분)에서 공부했다. 화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면서 월간지와 서적, 신문 연재소설에 삽화를 그리고 있다. 제6회 도쿄장정상 은상을 받았다.
옮김 고향옥
대학과 대학원에서 일본 문학을 공부하고, 일본 나고야대학에서 일본어와 일본 문화를 공부했다. 『러브레터야, 부탁해』로 2016년국제아동청소년도서협의회(IBBY) 어너리스트 번역 부분에 선정되었다. 옮긴 책으로 『이게 정말 사과일까』, 『있으려나 서점』, 『레미할머니의 서랍』, 『카멜레온의 빙수 가게』, 『꼬마 유령 아치, 코치, 소치1~5권』, 『손톱 물어뜯는 유령』, 『코딱지 닌자』, 『면역 특공대,내 몸을 지켜 줘!』, 『배 속의 꼬마 요정』, 『눈을 지켜 주는 눈신령님』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