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재 문화교육 평론가]
[김정은이 핵을 포기하고 강제수용소를 폐쇄하면, 박근혜와 이재용을 평창에 VIP로 초대하면, 문재인이 안 시켜도 5천만이 기꺼이 한반도기를 들 것이다.]
2018년(개의 해) 1월 1일, 김정은이 동쪽을 향해, 트럼프를 향해, 풍산개가 짖듯이, 이빨은 한껏 드러내고 꼬리는 똘똘 말고 자지러지게 짖듯이, 큰소리 땅땅 쳤다.
“보라, 여기 핵단추가 있노라!”
남쪽을 향해서는 만면에 웃음을 머금고, 5천만의 영혼을 정조준하여 꾹, 심리 핵폭탄의 단추를 눌렀다.
“평창 올림픽을 평양.평창 올림픽으로 빛내어 주겠노라!”
“평양.평창 올림픽을 평화 올림픽으로 빛내어 주겠노라!”
핵폭탄의 위력은, 심리 핵폭탄의 위력은 과연 대단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은 저 멀리, 미국에게 통째로 맡기고, 평양.평창 올림픽이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북한인권은 UN에게 맡기고.
북한 선수는 원래 출전 자격이 있던 두 명 외에 끼어 넣기로 20명이 추가되었다. 북한의 임원도 24명이나 평생의 영광이요, 가문의 영광이요, 공화국의 영광이라, 꿈인 듯 생시인 듯 부랴부랴 평창행 짐을 꾸리게 되었다. 이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박수를 받으며 정식으로 승인까지 받았다.
고심참담하게, 자랑스럽게! 피와 땀과 눈물로, 주린 배와 불끈 쥔 주먹으로, 꿈속에서도 콩닥콩닥 가슴 위의 태극기를 자랑스럽게 내려다보며, 수년 간 평창만 바라보며 불철주야 죽기 살기로 피와 땀과 눈물을 흘렸던 한국 선수들의 노골적 반발에 대해서는, 높으신 분들이 다독거리거나 빈정대거나 을러멨다.
“그간 참 고생 많으셨지요? 억울한 그 심정 십분 이해합니다. 그러나 이번만은 대승적 차원으로 무조건 양보해 주셔야겠습니다.”
“너희는 사실 메달 가능성도 없지 않느냐?”
“먼 미래에 오늘의 일에 대해서 자랑스럽게 생각하게 될 거다. 모름지기 애들은 어른의 말씀을 잘 새겨들어야 하느니라! 이것이 바로 촛불 정신이느니라!”
현송월이 왔다. 3수해서 개최한다더니, 과연 평창이 그간 얼마나 준비를 잘했는지, ‘점검’하러 현송월이 왔다. 경기 시설은 제대로 갖춰졌는지, 삼지연 관현악단 140명이 김씨왕조를 한껏 찬양할 수 있게끔 공연장 시설은 제대로 갖춰졌는지 ‘점검’하러 현송월이 왔다.
김정은의 옛 애인이라고들 한다. 3년 전, 북경에서 김씨왕조 찬양이 지나치니까, 공연의 수위를 조금만 조절해 달라는 말에, 하루 16시간씩 수년 간 준비한 공연을 한 번도 무대에 올리지 않고 바로 평양으로 짐 싸들고 쌩 날아간 평양의 실세 중 한 명이 바로 현송월이다(김태산).
간첩 잡는 국정원이 나서서 철통같이 경호하며 현송월이 ‘불편해 하실까 봐’ 질문도 함부로 못하게 가로막는다. 9년에 걸쳐 잘 모시던 것 같더니, 이전 두 대통령에 대해서는 시시콜콜 새 권력에게 잘도 일러바치는 자들이 김씨왕조 으뜸 찬양단장은 극진히, 최상급으로, VVVIP로 모신다. 국내의 고정 간첩이 끼어들어 예쁜 턱을 면도칼로 그을까 봐 전전긍긍하는가?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의 1월 17일 조사에 따르면, 한반도기를 들고 남북이 공동으로 입장하는 것에 대해, 찬성이 40.5%로 나타났다. 5천만 중 2천만이 김정은의 심리 핵폭탄 한 방에 일제히 유체이탈(遺體離脫)했다는 게 아니고 무엇이랴.
1948년 7월 김일성도 인공기가 제정되기 전에는 자랑스럽게 휘날렸던 태극기를 이렇게 쉽게 포기하다니! 남북 이산가족 자유왕래 한 명 없이, 편지 한 통, 전화 한 통 주고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태극기를 그렇게 순순히 포기하다니! 유체이탈하지 않고는 그럴 수가 없다. 중국과 대만은 1년에 1000만 명이 자유왕래하건만! 그럼에도 대만은 청천백일기를 추호도 포기할 생각이 없건만!
나머지 59.5%도 다음 두 조건이 충족된다면, 한반도기에 대해, 단 태극기도 같이 든다는 가정 하에, 굳이 반대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것은 각각 김정은과 박근혜에 대한 것이다.
먼저, 김정은은 즉각 핵과 미사일의 영구 포기를 선언하라. 강제수용소를 폐쇄하고 수용 인원 20만 명은 전원 한국으로 보내라. 그러면 국민모금을 해서라도, 그가 오매불망 기다리는 80억 달러를 현금으로 주리라. 군대를 120만에서 50만으로 줄이라. 군복무 기간을 10년에서, 120개월에서 1년 반으로, 18개월로 줄이라. 협동농장을 해체하고 농민에게 토지를 돌려주라.
다음으로, 박근혜와 이재용을 평창 올림픽에 VIP로 초대하라. 그들 포함 줄줄이 1심도 없이 구속된 이들에 대한 기소를 일제히 대통령 직권으로 기각하라. 독재자 김정은에 대한 한없는 너그러움을 그들에게 100분의 1, 1000분의 1, 10000분의 1이라도 보이라. 독재자의 딸에게, 김정은을 깐죽깐죽 못 살게 군 박근혜에게 그리고 금수저에게, 삼성전자를 당당히 제조업 세계 1위로 등극시킨 이재용에게 그 너그러움을 100분의 1, 1000분의 1, 10000분의 1이라도 보이라.
독재자의 딸이 핵을 개발했나, 미사일을 쏘았나, 강제수용소를 운영했나. 해외로 나가는 자들을 불문곡직 모조리 반국가 사범으로 잡아들여 죽도록 매 타작하기라도 했나. 해외에서 근로자들이 벌어들이는 돈의 90%를 고스란히, 청와대에 가만히 앉아서 착복하기라도 했나.
금수저가 삼성그룹 임직원의 월급 중 매달 90%를 상납 받아, 3%도 안 되는 지분에 만족하지 못하고 90% 지분을 확보하려고 자신의 명의로 자사 주식을 매집하기라도 했나. 전국에 초호화 특각이라도 지었나. 대한민국에 납부할 법인세 중 90%를 삥땅하여 스위스 비밀계좌에 숨기기라도 했나.
우병우가 용의 역린(逆鱗)이라도 건드렸나. 엉덩이 골이 드러날 듯 말 듯 최신 유행의 청바지를 걸치고 코카콜라 병나발을 불면서 다짜고짜 김정은을 찾아가 레이저 눈빛을 쏘기라도 했나.
최순실이 칠거지악(七去之惡)이라도 저질렀나. 잠옷 바람으로 새벽같이 달려가, 서슬 퍼렇게 현송월을 찾아가 빵, 방구(귀)를 날리기라도 했나.
김정은과 박근혜에 대한 이상 두 조건이 충족되면, 평창 올림픽은 인류사에 길이 남을 평화의 제전, 축복의 제전, 환희의 제전이 될 것이다. 덤으로 문재인 대통령은 노벨평화상을 안 받을 재간이 없을 것이다. 지구 끝까지 사양하며 숨어 다녀도 귀신같이 찾아내어 오슬로 시민 전체가 눈물.콧물을 흘리며 달님에게, 이니에게 노벨평화상을 기어코 안겨 주고 말 것이니까.
2017년 12월, 대통령이 중국에서 혼밥을 먹으며 민중 체험할 때에, 비서실장은 청와대를 텅 비우고 1호기를 타고 UAE로 날아갔다. 의문의 꼬리를 물고 날아가, 의혹의 구름을 안고 돌아왔다. 와글와글, 바글바글, 부글부글! 그러던 어느 날, 임종석은 조용히 김성태와 임태희를 만난다. 그날로 뚝, 잠잠, 뚝, 잠잠... 곧이어 현송월이 온다.
얼도, 간도, 쓸개도 없는 한국의 신문과 방송과 포털은 대번에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에서 카라시우스 아우라투스(Carassius auratus 금붕어)로 변신하여, 물 밖으로 아가미를 쪽, 쪽, 쪽, 내민다. 빵 부스러기라도 하나 얻어 걸릴까, 과자 부스러기라도 하나 얻어 걸릴까.
“송월님, 아름다우세요!”
“송월님, 우아하세요!”
“태양궁의 후궁님, 섹시하세요~~ 쪽, 쪽, 쪽, ♡♡♡~~”
첫댓글 한심한 군상들,,,,,
올림픽이 끝나고가 문제이다,,
송워리를 따라가서 하던가
뭔짓거리들인지,,
이산만 님
김씨왕조 에대한 설명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