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인머스캣 포도 이미지/사진=뉴스1
'포도의 계절' 7월이 왔다. 과일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고급 포도 '샤인머스캣' 열풍이 뜨겁다. 최근 3년 사이에 샤인머스캣은 수박, 복숭아, 거봉 등 다른 모든 여름 과일을 제치고 '여름 과일의 왕'으로 등극했다.
당도가 높아 '과일계의 에르메스'로 불리는 샤인머스캣이지만 실제로 사먹어본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기대만큼 맛있지 않다", "비싼 가격만큼 달지 않다"는 평이 나온다. 한송이에 4~5만원이나 하는 고급 과일이자 여름 '대세 과일'이 된 샤인머스캣에 무슨 일이 생긴 걸까.
샤인머스캣은 일본에서 만든 청포도 종으로 과육은 단단하고 식감이 아삭하며 머스캣 향이 강해 씹을수록 망고 같은 향이 난다. 한국에서는 2006년에 처음으로 샤인머스캣 포도나무를 심었고 2012년부터 일본에 로열티를 지불하지 않고 재배 및 수출할 수 있는 정식 권리를 획득했다. 가격 또한 100g에 5500원~6000원 정도로 비싸다. 특히 수출 가격은 거봉 포도에 비해 3배 이상 높았다.
하지만 샤인머스캣의 상품성이 높아지면서 전국의 포도농가에서는 거봉 등 기존에 재배하던 포도나무 밭을 갈아엎고 샤인머스캣 나무를 들여 심기 시작했다. 샤인머스캣 포도나무가 제대로 자라서 상품화된 성숙한 과일을 맺기까지는 최소 5~6년이 필요하다. 하지만 샤인머스캣이 고가의 상품과일로 등극하면서 2~3년된 유목에서 열린 샤인머스캣을 내다파는 농가가 생기게 됐다.
한 백화점의 과일 담당 바이어는 "전국의 포도농가에서 샤인머스캣을 무분별하게 재배하면서 샤인머스캣의 당도나 품질이 들쭉날쭉해졌다"며 "샤인머스캣의 인기는 여전히 높은 상황이지만 이 때문에 새로운 신품종 과일을 찾는 고객도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샤인머스캣의 최초 재배지기도 한 경상북도에서 재배가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상주, 김천과 같은 기존 포도 주산지를 중심으로 재배 면적이 급속하게 증가했다. 대신 식품매장의 포도 가판대에서는 거봉이 자취를 감췄다.
샤인머스캣의 대중화로 고급 식품관을 운영하는 백화점에서는 새로운 '최고급 포도'를 찾아 전국 산지를 헤맸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29일 세계에서 가장 비싼 포도로 알려진 '루비로망'과 샤인머스캣 포도의 2세대 품종인 쥬얼 머스캣 상품을 8월 중 출시한다고 밝혔다. 루비로망은 최상등품 기준 한 송이에 약 8만원 전후로 판매될 예정이다.
루비로망 포도와 쥬얼머스캣 포도 이미지
루비로망은 세계에서 가장 비싼 포도로 유명하다. 지난 2016년 일본 중앙도매시장 포도 경매에서는 루비로망 900g 한송이가 한 송이가 약 110만엔(약 1257만원)에 낙찰됐다. 루비로망에 약 30알 정도의 포도알이 달려있으므로 한 알당 가격이 3만5000엔(약 40만원)에 달하는 셈이었다.
루비로망은 일본 이시카와현이 14년에 걸쳐 개발한 고급 포도다. 이 포도는 알 하나의 직경이 3㎝를 넘으며 당도가 18도를 넘을 정도로 단맛이 강하다. 탁구공만한 크기에 씨가 없는 붉은색의 적포도다.
신세계백화점에서 판매하는 루비로망은 충북 옥천의 '여우가 반한 포도'로 유명한 이대겸 생산자가 처음으로 국내산 품종으로 선보인 것이다. 올해 첫 출하로 수량은 한정적이다. 신세계백화점 일부 매장을 통해 200~300송이만 한정판으로 공급될 예정이다.
또 함께 출시되는 쥬얼머스캣은 샤인머스캣과 비슷한 모양새이지만 샤인머스캣보다 훨씬 높은 당도와 아삭한 식감이 특징이다. 쥬얼머스캣 또한 올해는 1000~1200송이만 한정 공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