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경(仙境)의 다리 – 불국사 청운교, 백운교
경주 불국사의 청운교(靑雲橋)와 백운교(白雲橋), 연화교(蓮華橋)와 칠보교(七寶橋)는 각각 대웅전과 극락전으로 오르는 화강석의 계단 밑에 놓여 있다. 이 다리들은 일반적으로 건너다니는 기능적인 가치 이상의 종교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지금은 문화재 보호 차원에서 사람들이 그 위로 다니지 못하게 막아놓고 있지만, 원래는 자하문(紫霞門)을 거쳐 대웅전에 오르거나 안양문(安養門)을 통과하여 극락전으로 들어갈 때 건너던 다리이다.
먼저 청운교와 백운교 주변 일대를 살펴보자. 이 다리는 언덕 위의 대웅전에 오르는 계단의 초입에 놓여 있어 대웅전으로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 다리를 거쳐야 한다. 이 다리를 건너 계단을 오르면 석가모니불이 설법하고 있는 영산회상에 동참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것이다.
청운교와 백운교 일대의 공간은 그 위쪽에 서 있는 자하문과 함께 더욱 환상적이고 신비로운 분위기로 충만되어 있다. 자하문의 자하(紫霞)는 도교에서 신선이 거처하는 곳을 의미하는 것이니, 이 문은 곧 선계에 들어가는 문이 되는 셈이다.
또한 청운교의 청운(靑雲)은 원래 학덕이 높아 성현의 경지에 오른다는 뜻이고, 백운(白雲)은 백운향(白雲鄕)을 의미하므로, 백운교는 천재(天宰)가 사는 곳에 가기 위한 통로가 된다. 그래서 청운교와 백운교는 선계(仙界), 즉 부처님이 계시는 영산회상의 세계로 들어가기 위해 건너는 선경(仙境)의 다리요, 환상의 무지개다리(홍교)인 셈이다.
한편 연화교와 칠보교의 다리 위에 걸쳐 있는 계단에는 연꽃이 새겨져 있고, 그 위쪽에 안양문이 있다. 다리 이름을 연화교라고 한 것은 서방정토에 왕생할 때 연꽃 속에서 태어난다는 연화 화생의 의미를 취한 것이다. 그래서 연화교를 건넌다는 것은 곧 극락세계로 진입하여 다시 태어나는 것을 뜻한다.
[출처] 선경(仙境)의 다리 – 불국사 청운교, 백운교|작성자 일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