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도 없이 되풀이되는 외국 도박꾼들의 블러핑(bluffing)을 보면서 2014.10.22
2,093이란 숫자에 1,896을 더한 다음, 2 로 나누면 1994.5 라는 숫자가 나온다.
최경환 장관이 임명된 날자는 7월 15일 화요일이었다. 그 전날인 7월 14일 월요일엔 본인도 장관으로 내정된 사실을 통보받았을 것이라 본다.
7월 14일 월요일의 코스피 지수는 앞에서 소개한 1994 포인트였다. 그리고 다음날 장관임용이 알려지자 코스피 증시는 상승을 시작했다. 최 부총리의 임무는 경기를 부양하는 일이었기에 그렇다.
이른바 ‘초이노믹스’ 바람을 타고 상승하기 시작한 코스피는 7월 30일에 이르러 장중 고점 2,093 포인트를 기록했다. (100 포인트가 상승한 셈이다.)
그러자 우리 증시에 들어와 재미를 보았지만 어느새 빼지도 박지도 못하게 되어 그냥 물린 상태의 외국인 투자자들이 일제히 매도에 나섰다. 그나마 값이 좋을 때 일부 물량이라도 털어버리려는 심산이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얼씨구나 좋다 하며 매도를 시작한 7월 30일은 壬寅(임인)일이었고, 이에 30일이 흐른 8월 29일 壬申(임신)일까지 30일에 걸쳐 맹렬히 물량을 국내 기관들과 개인투자자들에게 떠넘겼다.
외국인의 팔자 공세에 더 이상 증시를 떠받칠 여력이 소진된 기관들과 개인들은 그로부터 다시 30일에 걸쳐 서서히 꼬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이거 아닌 것도 같은데? 비싸게 받은 물량이지만 약간 손해보고 튀어야 하나? 하면서 말이다.
8월 29일에서 30일이 경과한 날은 9월 28일 壬寅(임인)일이었지만 그 날은 일요일이었다. 이에 9월 29일 증시가 개장과 동시에 급락세가 연출되었다. 눈치를 차린 투자자들은 이제 튀자! 튀고 볼 일이다! 하면서 증시에서 빠져나가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러고 나자 20일에 걸쳐 코스피 증시는 우르르 무너졌고 말미에 가선 패닉이 시장을 지배했다. 10월 17일 장중 한 때 1,896 포인트를 기록하면서 그간의 하락세는 마무리가 되었다.
그간의 일을 정리하면 이렇다.
초이노믹스가 시작된 때로부터 보름간 상승했고, 이에 조금이라도 물량을 털어내려는 외국인의 매도 공세는 60 일간 이어졌다. 이에 외국인의 매도물량을 힘겹게 견디면서 30일간 장은 서서히 하락하다가 마지막에는 마침내 공포가 장을 덮치면서 20일간 패닉 장세를 보여주었다.
초이노믹스가 시작되었으니 무조건 오를 것이라는 예상에 그간 멋모르고 따라갔다가 나중엔 겁에 질린 투자자들이 물량을 다 털어 내었으니 하락세는 멈추었다.
단기적인 관점에서 이제 더 이상 팔 사람이나 팔 물량이 없기 때문이고, 팔자 세력이 사라지면 증시는 하락을 멈추기 마련이다. (외국인들은 고가에 팔고자 하지 아직 헐값에 처분할 생각은 없다.)
7월 14일의 1994 포인트에서 100 포인트 올라서 2093 까지 갔다가 나중엔 겁에 질린 나머지 거꾸로 출발점에서 100 포인트, 최고점에선 200 포인트가 내린 1896을 찍고 나서 멈추었다. 폭은 따라서 200 포인트였다.
다시 얘기하면 1994에서 시작해서 위로 100, 다시 아래로 100을 움직였으니 마치 고무줄을 위로 잡아당겼다가 놓으면 그 반대쪽인 밑으로 당초 당긴 만큼 움직이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이제 시간이 지나면서 특별한 변수가 없으면 다시 원래의 자리인 1994 포인트로 되돌아갈 것이다.
나는 이런 움직임을 그저 ‘진동’이라 부른다.
참 웃기는 일이기도 하다.
최경환 장관이 임명되고 초이노믹스가 시작되자 외국 증권사들은 이제 한국 증시가 많이 오를 것이라는 리포트를 연달아 내놓음으로써 국내 기관들과 개인들의 매수를 부추겼다.
그러면서 저들은 ‘때는 기회다!’를 외치면서 열나게 팔아 치웠으니 말이다. 주식만 팔은 것이 아니다, 올라오면 팔기로 작정을 했을 것이니 선물 매도는 물론이고 콜 옵션을 마구 팔고 풋 옵션은 한껏 사들여서 톡톡히 재미를 보았을 것이다.
코리아 최고!를 외치면서 뒤로는 주식을 팔아 치우거나 또 그와는 반대로 코리아 이제 맛이 갔어! 하고 비관론을 제시하면서 뒤로는 주식을 마구 사들이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모습을 나는 지난 세월 동안 정말이지 질릴 정도로 무수히 목격해왔다.
이제는 저들의 저런 수작과 장난질에 좀 내성이 생길 법도 하건만, 현실은 여전히 변함이 없다.
그렇다면 우리 증시의 기관들과 개인들은 정말 바보라서 그런 것일까? 하고 처음엔 생각한 적도 있었지만 실은 그게 아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정보를 쥐고 있기 때문인 것이고 자금여력이 우리보다 큰 것이 원인이다. 정보를 쥐고 있을 뿐만 아니라 조작할 수도 있다는 사실.
외국의 큰손들이 코리아를 좋지 않게 본다고 겁을 주면 우리야 그런가 보다 하며 겁을 먹는 것이고, 반대로 코리아 최고 진짜 좋아, 이런 소릴 하면 그 또한 그런가 보다 하는 우리들이다.
이처럼 보고서를 조작하면서 그들은 주식을 싸게 사기도 하고 비싸게 팔 수도 있는 저들이다.
어느 날 하루아침에 글로벌 경제가 갑자기 나빠지거나 혹은 좋아지진 않는다. 하지만 저들이 좋지 않다고 우기면 그런가 보다 하는 것이고, 반대로 저들이 좋다고 하면 그 역시 그런가 보다 하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다.
말은 이쪽으로 행동은 저쪽으로 하면서 그간 우리 증시에서 한도 끝도 없이 재미를 보아온 외국인 투자자들이다. 그야말로 끝도 없이 우려먹는 저들이다. 그와 반대로 끝도 없이 털리고 또 털리는 우리 기관과 개인들이다.
줄여 말하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칼자루를 쥔 셈이고, 우리 기관과 특히 개인 투자자들은 칼날을 잡은 셈이다. 칼날을 잡은 손아귀에선 선혈이 낭자하고 심지어는 손목이 잘려나가는 것을 그간 나 호호당은 무수히 보아왔다.
고무줄을 당겼다 놓으면 그 반대쪽으로 그만큼 움직이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보는 없다. 그저 단순한 진동일 뿐이다.
이번에 나타난 증시하락 역시 단순 진동에 지나지 않는다. 안마기에 붙어있는 그 바이브레이션 말이다.
그런데 우리 기관들과 개인들은 그 단순한 진동에 화들짝 놀라서 이번 장세만 해도 얼마나 많은 피 같은 돈을 잃었으며 날렸을 것인가!
딴에는 세련된 기법을 사용한답시고 어설프게 풋 옵션을 매도했던 개인들의 피해 또한 무지막지할 것이다. 패가망신하지 않았으면 천만다행이다.
정보는 팩트(fact)가 아니다. 그저 정보일 뿐이다. 사실 오늘날엔 팩트가 아닌 정보가 너무 많아서 탈이다. 상대를 속이려는 의도에서 만들어진 정보, 이른바 逆(역)정보가 시장에 범람하는 오늘이다.
포커 게임에서 카드를 감춘 상대가 얼굴에 미소를 짓는다고 좋은 패를 쥔 것이 아니며, 인상을 찡그린다고 나쁜 패를 쥔 것도 아니다. 이런 트릭을 흔히 블러핑(bluffing)이라 하지 않는가 말이다.
외국 증권사나 연구기관들이 만들어내는 리포트란 거, 그거 함부로 믿을 게 못 된다. 대부분 그거야말로 블러핑의 수단일 뿐이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세력들은 오늘에 이르기까지 변함없이 블러핑을 해대고 있고, 국내 기관과 개인들은 거기에 예외가 없이 항상 당한다.
칼자루를 쥐어야지 칼날을 쥐면 그건 죽겠다는 것이고 어서 내 목을 베어가시오 하는 것과 같다.
그러니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허탈한 웃음밖에 나오지 않는다. 거 참, 체! 하면서 말이다.
나 호호당은 증시 경험이 금년으로서 32 년이 되었다. 1983 년부터 증시에 손을 대었으니 그렇다. 금년 같은 경우 증시를 쳐다만 볼 뿐, 아예 손을 대지 않는다. 왜냐? 수익을 낼 수 없는 증시이기 때문이다.
증시경력 32 년의 나 호호당이 그간에 많은 것을 배우고 익혔지만, 그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교훈 한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워런 버핏의 책에서 배운 것인데, 카드 도박을 하면서 몇 판이 진행될 때까지도 아직 오늘의 희생양, 즉 봉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면 바로 당신이 봉이라는 사실이다.
상대의 플레이 수준과 스킬이 몇 판이 진행되어도 얼핏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면 그건 상대가 당신보다 高手(고수)라는 뜻이고, 그렇기에 당신은 그 카드 게임에서 돈을 날리게 되어있다는 뜻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잔재주와 블러핑을 읽어내고 간파할 능력도 없으면서 증시에 참여하고 있다면 그런 당신이야말로 ‘봉중에 봉’이라는 말이다.
그러니 이번 증시 급락 역시 초이노믹스를 이용한 외국 도박꾼들의 블러핑에 놓아났을 뿐이라 하겠다.
최근 나는 증시에 관한 글을 올리지 않고 있다. 증시를 떠난 것이 아니라 대단히 예의 주시하고 있지만 그렇다. 오를 순 없고 그저 언젠가 때가 되면 밑도 끝도 없이 추락하게 될 증시에 대해 나 호호당은 별로 할 말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증시에 관한 글을 올리지 않는 까닭인 즉은 ‘아직도 증시에 머물고 있나?’ 하는 것이다.
이제라도 시퍼런 칼날 내려놓고 얼른 약 바르고 붕대로 감쌀 일이라는 것이다.
[출처]<a href='http://www.hohodang.com/?bbs/view.php?id=free_style&no=1250' target='_blank'>호호당 블로그</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