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계획은,
9월 5일 토요일 동서울에서 7시 40분 아침 첫차를 타고 춘양에 11시경 도착하면
버스를 갈아타고 25분쯤 들어간 서벽에 내려 20분 정도 걸어 외씨버선길 열째길
시작점인 두내약수탕을 출발하여 10킬로미터 쯤 걸으면 오전약수탕에 도착하고
그 곳에서 탄산약수를 떠서 버스타고 5분 정도 나와 물야면에 내린 후
15분 정도 걸어서 고향집으로 가서 저녁을 먹는다 하는 것이었는데
아무래도 혼자 갈 것 같기도 했고 마침 진료를 위하여 휴가를 냈었기에
집안 일도 정리할 겸 계획보다 하루전인 9월 4일 오후에 시골로 향했습니다.
고향집에서 자고 9월 5일 아침 일찍 걸음을 시작하면
더 많은 여정 혹은 더 여유로운 걸음을 선택할 수 있고
혹시라도 원래의 일정대로 합류를 하는 분들이 계시면
목적지인 춘양까지 가는 동안
중간하차하는 봉화에서 같은 시각의 버스에 승차하면
만나게 될 것이므로 혼자 출발하게 되었습니다.
여정을 가면히 보니 삼각형모양이네요.
봉화군이라는 글자아래 사거리 근처가 봉화공용버스정류장이고
거기에서 윗쪽으로 915번 지방도로타고 가면 물야면 삼거리가 나오고
그 곳에서 왼쪽은 부석사방면, 길이 없는 오른쪽은 고향길
직진길은 오전약수탕으로 가는 외씨버선길쪽입니다.
출발지인 오전약수탕에서 출발하여 도착지인 춘양버스정류장으로 해서
법전면과 다덕약수관광지를 거쳐 다시 봉화로 회귀하는 여정이
온통 산주변을 걸어온 모양새입니다.
춘양에서 봉화행 버스를 타고 오다가 기록계 작동을 멈추지 않은 것을
알았습니다.
속도가 갑자기 상승한 곳이 26.4킬로미터 지점이었으니
버스타고 약 1.3킬로미터 정도 오다가 알게 된 것 같습니다.
걸었던 거리는 26.4킬로미터로 보면 되겠습니다.
봉화에 도착하여 동서울행 직행버스 시간표를 확인해 둡니다.
참고삼아 출력한 2012년도 것과 조금 차이가 있는데
시내요금은 많이 내려서 단일화하였고 시간간격은 조금 더 뜸해 졌습니다.
우측 상단의 물야,약수탕, 부석 방면이 고향가는 버스시간입니다.
17시 5분 부석으로 가는 버스가 고향인 물야면에 정차합니다.
지난 번에 고향 물야에서 버스를 타고 봉화로 나왔을 때에
동서울 가는 버스를 3분 정도 차이로 놓친 경험이 있어서
시간간격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선배 한 분이 그러시더군요.
원래 그래야 그 곳에 머물면서 밥도 사먹고
특산품도 좀 사고 그러지 그냥 차시간이 이어지면 되겠냐고.
마케팅전문가다웠습니다.
특히나 점심시간 무렵에는 무조건 시간이 어긋나게 해서
점심먹고 택시도 타게 조정을 해야 하겠군요. ㅎ
외씨버선길 아훕째길 춘양목 솔향기길을 걷고나서
춘양에서 봉화로 나오니 1시간후에 물야로 가는 버스가 있는데
그래서 저도 기꺼이 택시를 타고 고향집으로 갔었습니다.
시내버스 요금이 부담없어서 좋습니다.
대신 시간간격이 뜨니까 공용버스정류장 밖에는 영주로 봉화시내로 봉화군내로
가는 택시가 즐비합니다.
협의요금이 아니라 기록계(미터계)로 산정하니 바가지 쓸 일은 거의 없습니다.
고향집으로 가는 버스승강장.
이름만으로 설렙니다.
버스도 시간맞춰서 들어 옵니다.
시간표를 출력해서 가니까
여정을 미리 계산할 수 있고 간격이 뜨는 버스시간도
기다릴 마음의 준비를 미리 하고 가니
성질날 일이 적어집니다.
약12킬로미터인 고향까지 15분 정도 걸려서 도착했습니다.
지난 번 친구들과 찾았던 때에 들었었던 노래방도 사진에 담아 봅니다.
농협판매점도 금요일이어서 문이 열려 있습니다.
필요한 물품들을 이것저것 샀습니다.
장갑, 초강력접착제, 포도효소 담을 설탕4봉, 샘의 불순물을 건져낼 뜰채제작용 세탁망......
이렇게 넓은 가리가 이젠 익숙하지만, 어릴 적 방학이 되어 시골을 찾을 때면
통나무 2개를 붙여서 만든 다리를, 다리를 달달 떨며 울면서 건너던 기억이 납니다.
누나한테 야단맞아가며. ㅎ
마을뒤를 든든히 받치고 있는 갈봉산
(노봉이라는 방계선조의 호도 저기에서 따 오셨네요.)이 우뚝서있습니다.
모양좋게 서 있는 저 소나무는 제주 해송입니다.
수령 300년.
터를 잡은 300주년 기념 비석들.
고향마을 전경입니다.
늘 저 소나무 아랫길이 멋있습니다.
어릴 땐 무진장 무서운 길이었습니다.
논 건너편의 언덕에 무덤이 있고 거기에 도깨비가 산다고 들었었거든요.
학교옆 길을 택해서 걸어 봅니다.
저 앞의 동산이 바로 그 도깨비 집입니다.
여기에도 300년된 소나무가 두 그루있습니다.
고향집 들어가는 길에서 왼쪽으로 90도 꺾어서 보면 멀리 소백산의 영봉이 보입니다.
집에 왔습니다.
지난 번에 냉동보관해 둔 오리고기도 두루치기 비슷하게 요리하고
역시 냉동보관한 가지무침도 녹였습니다.
정말 맛난 저녁이었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봉화로 나가서 당초 여정대로 춘양으로 갈 것인지
집에서 가까운 오전약수탕으로 가서 반대로 움직일 것인지
고민을 하다가, 좀 무겁더라도 약숫물을 떠서 반대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이
버스시간 맞추기가 좀 나을 것 같다는 결론을 냈습니다.
약수터에는 버스가 자주 오지 않으므로........
저 아래에 멋진 소나무길을 향하여 나섭니다.
솟대거리 지나서 삽작거리를 나가는 관문인 셈입니다.
마을도 다시 한번 뒤돌아 보고요.
잘 다녀 오겠습니다.
어제의 그 다방은 아침 일찍 문을 열었습니다.
다방만이 아니라 식당도 그렇게 다들 토요일인데 8시이전에 문을 열었습니다.
예전과 달라진 버스와 승객들의 옷차림.
여전히 제겐 신기하고 낯섭니다.
봉화에서 약수탕으로 들어오는 버스가 생달을 거쳐서 오는데
시간은 지체를 했으나 지난 번에도 물야저수지 건너편의 마을이
궁금했었습니다.
외씨버선길 열째길 종점으로 가는 길인데 고향집과는 다른 방향이라
못 가 봤었는데 버스타고 가보게 되었습니다.
뭐 특별한 것은 없었으나 궁금증은 조금 풀렸습니다.
구간의 종점까지는 아니고 "생달"에서 돌아 나왔으므로
조금 아쉽게는 하나 지금은 얼마나 걸릴리 모르는
초행의 길이 더 급하므로 시간을 절약하는 것은 다행입니다.
약수탕에는 지난 번에 대들던(?) 강아지가 여전히 씩씩하게 놀고 있었습니다.
일회용 우의를 하나 샀습니다. 2천원.
약수를 채우고 든든하게 일을 떠납니다.
이른 시간이라 약수를 받는 물통은 각자가 정해진 금액을 돈통에 넣어야 합니다.
초록생 작은 통은 2천원, 중간 크기는 3천원, 큰 은 5천원인데 약간 들쭉날쭉합니다.
애기똥풀을 닮았는데 혹시 미나리아재비?
약수탕에서 30분 정도 오르막 찻길을 오르니
지난번 외씨버선길 일부를 걷고
고향집까지 걸어 갈 때의 반환점에 해당하는 곳인 임도길 시작점.
외씨버선길 이정표가 섰습니다.
그 땐 우측으로 난 임도길을 택해서 박달령으로 해서
오전약수탕으로 내려 갔었지요.
지금은 주실령으로 계속해서 넘어 갑니다.
또다른 임도길이 시작됩니다.
약수탕을 출발한지 45분경, 주실령 고개에 도달하였습니다.
아마 이 지점이 봉화군 오전면과 춘양면의 경계점인 것 같습니다.
지난 번에도 그렇고 이번에도 그렇고 지름길이라고 써있는 곳은
어딘지 모르겠습니다.
백두대간과 높낮이를 달리하며 한동안 나란히 걷네요.
산등성에 이빨자국은 임도길입니다.
춘양목솔향기길의 종점이자 약수탕길의 시점인 두내약수탕까지는 2킬로미터.
지난 5월의 어느 탐방객의 후기를 보니까
두내약수탕까지 가는 길이 공사로 막혀서 종점이 변경되었다고 했는데.........
주실령에는 조난방지를 위한 택시회사 전화번호가 있네요.
벌개미취(코리안 데이지)와 금계국(9월인데 금계국이라니? 혹시 돼지감자인가?)
역시나 춘양지방의 춘양목. 금강송이 멋있습니다.
계속해서 도로를 따라 가다보니 오른쪽에 슬쩍 이정표가 보입니다.
놓치기 쉽습니다.
춘양목 솔향기길을 거꾸로 걸으면서 4킬로미터 정도 옆길로 샜었던것 같습니다.
오솔길에는 멧돼지인지 영역표시도 세게 해 놓았습니다.
다른 동물의 배설물옆에다가 .......
첫댓글 나도 외씨버선길 마저 마쳐야 하는데!!!
민박이나 모텔에 묵으며 빨래도 해가며 하셔야 할 겁니다. ㅎ
고향마을도 정겹고 후기도 맛깔나게 잘 읽고 갑니다. ~^^
고마우이더. ㅎ
고향집에 아무도 안 계시나봐요~
길이 너무 좋으네요..담 기회가 주어지길 해봅니다 ^(^
가족들이 종종 번갈아가며 갑니다.
평소엔 비어 있고요.
아버지께서 채소 씨뿌리시고 가꾸실 땐 장기간 계시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