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2]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
새로운 길을 향한 여정양기석 스테파노 신부 수원교구 생태환경위원회 위원장
202312 살아보기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재앙 상황은 전적으로 현대 인류의 삶을 유지해 온 과도한 에너지 소비와 절제되지 않는 소비생활, 그리고 이를 충족하기 위해 착취되며 파괴된 생태계의 문제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현재의 위기 상황을 타개하려면 우리의 삶을 유지해 온 수많은 것들을 포기하거나 바꾸는 대전환이 요청됩니다.
현재의 상황은 생태적 관점만으로는 이해할 수 없습니다. 타인, 특히 가장 취약한 이들에 대한 우리의 돌봄과 공동의 집 지구생태계에 대한 우리의 돌봄은 분리되어 있지 않습니다. 부유한 국가와 기업, 개인의 활동이 초래한 지구온난화로 인해 가장 먼저 피해를 보고, 가장 혹독한 상황으로 내몰리는 이들의 상황을 놓고 보면 이는 구조적인 죄악의 결과이기도 합니다.(Laudate Deum 3항 참조)
공동의 집 지구 생태계의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가장 최적의 지구 평균 기온은 14℃입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이루지 못한다면 21세기 안에 16.6∼18.8℃까지 상승할 것이라 경고합니다. 생태계가 붕괴하고, 인류와 수많은 생명이 멸절(滅絶)이라는 가혹한 상황에 놓일 것이라 경고합니다. 올해 여름 지구 평균 기온이 17℃를 넘어섰습니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제 지구는 끓기 시작했다고 경고합니다. 기후위기는 모든 이의 현실이 되었습니다. 누구라도, 할 수 있는 어떤 것이라도, 지금 당장 행동해야 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의 7번째 목표로 피조물 보호를 위해 교회공동체가 세상의 다양한 구성원들과 협력할 것을 요청하셨습니다. 아씨시의 프란치스코 성인 축일에 회칙 ‘찬미받으소서’ 반포 8주년을 맞아 기후위기에 관하여 선한 의지를 지닌 모든 사람에게 보내는 교황 권고 ‘Laudate Deum(하느님을 찬미하여라)’를 발표하셨습니다. 교황님께서는 파리기후협정 이후에도 여전히 과학 기술이 발달하면 해결될 것이라는 ‘기술관료적 패러다임’이 우리를 생태계와 단절시키고, 상황을 왜곡하고 있다고 하십니다. 극적인 대전환이 필요한 시점에 경제적 이익을 위해 현재의 상황을 단지 환경적인 측면만으로 축소하려는 태도를 버려야 한다고 강조하십니다. 보다 넓고 다양한 차원에서 접근하고 풀어가야 합니다. 그러므로 모든 이들이 새로운 요구에 응답하여야 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둘러싼 세상과 긴밀하게 결합시켜 주셨습니다. 그러므로 수많은 생명들의 고통스러운 울부짖음에 응답하여야 합니다. 우리는 각자의 방식으로 이러한 요청에 즉각적으로 응답하여야 합니다. 동시에 이러한 응답이 구체화되고 현실화될 수 있도록 정책적인 변화를 요청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 하느님의 자녀들은 선한 의지를 지닌 이웃들과 기꺼이 연대하여야 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지역의 이러한 요청은 결국 국가 간의 책임 있는 협력으로 현실이 되어야 함을 강조하십니다.
교황님께서는 권고의 말미에 적게 오염시키고, 쓰레기를 줄이는 가정의 현명한 소비습관은 인류의 문화를 바꿀 것이고, 결국 반드시 필요한 정치적 결단을 이끌어 낼 것이라며 모든 이들이 상호 돌봄의 길을 향해 나아가야 함을 촉구하셨습니다. 기후위기 시대는 삶 속에서 우리의 시선을 빼앗아 간 것들로부터 다시금 하느님께 시선을 돌릴 것을 요구합니다. 어머니 마리아께서 하셨던 주님의 말씀이 그대로 삶 안에 이루어지기를 청했던 고백이 우리 것이 되어야 합니다.(루카 1,38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