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판소리의 構成
소리판이 이루어지려면 창자 + 고수 + 청중 = 판. 여기서 판의 개념은 씨름을 하는 곳을 씨름판, 노름을 하는 곳을 노름판이라 하듯이 여러 사람이 모이는 장소를 그 내용에 판이라는 시간적, 공간적 언어를 붙여 사용한다. 따라서 소리판의 구성은 소리하는 연창자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에 앞서 <판>를 구성하는 청중이 있어야 한다. 판소리에서 청중이 없는 소리꾼이란 존재할 의의가 없다. 그런 의미에서 판소리도 무대예술이다.
여기서 무대란 서구식 연극의 무대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청중이 모인 곳이 촌락의 광장이거나, 도시나 농촌의 장터거나, 대가의 앞마당이나 대청이거나, 또는 임금이 있는 어전이거나 간에 흥겨운 놀이판이 벌어지고 있는, 즉 청중이 모인 곳이 곧 무대가 된다. 이 무대는 별설비나 배경이나 소도구등을 필수로 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고수가 북을 그 무릎 앞에 세워 놓고, 앉을자리를 깐 빈자리가 마련되면, 그것이 곧 무대로써 족한 것이다.
(1) 鼓手의 役割
고수는 판소리 장단의 반주자로서 그 기능을 다하는 것이 아니라, 이외에도 몇 개의 기능을 더 맡는다. 첫째, 고수는 소리의 장단을 짚어 줌으로써 연창자와 청중사이에서 소리판의 분위기를 조성한다. 둘째, 고수는 소리의 장단을 짚는 것은 물론이지만, 일면 청중의 한 사람이기도 하고, 또 그 청중의 대변자가 되기도 한다. 그것은 소리의 추임새를 대변하기도 하고, 청중에게 추임새를 유도하기도 한다. 섯째, 고수는 연창자의 대역 구실도 맡는다. 가령 이도령이 춘향에게 이야기를 할 때, 창자는 고수를 대역의 춘향으로 인식하면서 <아니리>와 <창>을 한다.
넷째, 고수는 하나의 연출가인 동시에 지휘자다. 물론 판소리의 주연자는 연창자가 되겠지만, 이를 연출 또는 지휘하는 이는 고수다. 그렇기에 일고수 이명창(一鼓手二名唱)이란 말이 있다. 만약에 연창자의 소리 템포가 너무 덤비어 빨라진다든지 처질 때 이를 조절해주거나 일깨워 주는 이가 곧 고수다.
(2) 聽衆의 役割
판소리에 있어 청중은 서양식의 단순한 객석의 구경꾼만이 아닌 것이 그 특색이다. 서구식 객석의 청중은 어디까지나 예절에 젖어있는 단순한 구경꾼일 수밖에 없는 것이 서구식 청중의 예절이요 기능인 것이다. 즉 음악이나 연극 속에 뛰어 들 수 없는 것이 그들의 구경꾼들이다. 그러나 판소리의 소리판을 구성하는 데 있어서는 전혀 그와는 정반대의 형식을 취한다. 청중은 무대와 객석이라는 격조감을 완전히 초월하여 판소리의 소리판의 참여자 구실을 맡는다. 말하자면, 우리의 판소리에 있어서는 청중들이 판 속에 뛰어들지 않고는 소리판의 구성은 부자연하게 된다. 바꾸어 말한다면 청중의 참여가 없는 소리판은 성립될 수 없는 것이다.
(3) 旋律의 要素
소리 = 진양조, 중모리, 중중모리, 자진모리, 휘모리, 엇모리, 엇중모리등의 장단에 맞추어 부리는 노래. 아니리-판소리의 극적 사건의 변화, 시간의 경과, 작중 등장 인물들의 대화나 심리묘사 또는 그들의 독백 등을 설명을 하거나 대화체(對話體)로 표현하는 기능이 있고, 때로는 소리꾼에게 숨을 돌릴 수 있는 시간 즉 휴식의 기회와 너름새를 할 기회를 준다. 설명을 하거나 대화체(對話體)로 하는 것을 말한다. 발림-동작으로써 여러 가지 표정을 실감나도록 하는 몸짓을 가리키는 말로 너름새란 말도 쓴다.
추임새 = 추임새의 담당자는 고수와 청중의 몫이다. 즉 소리판을 구성하는 요소로서 고수와 청중이 이 역할을 맡는다. 판소리의 주연자인 연창자와 청중과의 격조감을 허물고, 연창자와 청중이 호흡을 일치해서 공감의 길로 끌고 가「판소리」 또는「소리판」 전체의 극적조화를 조성하는 구실을 하는 것이 곧 「추임새」의 기능이다. 추임새는 북장단을 치는 고수와 청중들이 판소리의 신나는 대목에 이르렀을 때, 가락에 따라서얼씨구 좋다, 으이 잘한다와 같은 감탄사로 흥을 내기도하고 돋구기도 한다.
판소리는「추임새」라는 도구를 통해 청중들 속에 뛰어들기도 하고, 청중도 판소리 속에 뛰어 들어서 판소리의 소리판을 구성한다. 소리판에서는 창자와 관객이 함께 어울려야 진정한 굿판이 된다. 이렇듯 고수의 장단과 추임새에 따라서 소리가 더욱 빛나기도 하고 효과를 감소시키기도 할 수 있기에 고수의 역할은 중요하고 그래서 판소리에서는 아무리 명창이라도 일고수(一鼓手)로, 이명창(二名唱)이라는 말까지 있다. 고수의 역할이 소리꾼보다 중요하는 것이다. 아무리 명창이라도 고수를 평가한다는 것이다.
자진모리 휘모리 엇중모리 등 순 우리 말이 정겹습니다. 다양한 어휘를 구사할 수 있는 한글의 우수함을 느낍니다.
고수와 청중, 창하는 사람이 너와 내가 아닌 우리로 어울어져 하나로 호흡하고 소통하는 열린 광장이네요. 바로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하는 소망입니다.
오늘도 판소리에 대해 공부하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