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학교 수학교육과 이도훈
나의 직관 경험담은 내가 직접 경험한 직관이 아니라 TV프로그램에서 본 직관모델과 합리모델의 대립이었다. 전형적인 직관모델의 인물과 합리모델의 인물이 서로 대립하는 것이 강의에서 배운 내용들이 많이 떠올라 인상 깊었다. 그 TV프로그램은 라디오스타였고 두 인물은 박명수와 김구라였다. 시종일관 토크쇼가 진행되는 동안 두명은 계속 대립하며 서로의 주장을 강하게 펼친다. 김구라는 대본위주의 틀속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하려하고 그에 맞서 박명수는 대본과 달리 전혀 예상할수 없는 말들로 시청자들을 웃음짓게 한다. 이런 모습들을 보면서 김구라는 합리모델에 가까운 박명수는 직관모델에 가까운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김구라는 라디오스타라는 토크쇼를 10년넘게 진행해온 사람이다. 토크쇼형식의 프로그램은 대본이 있고 그 대본속에서 토크쇼에 나온 게스트들로 하여금 재밌는 상황들을 연출한다. 그래서 토크쇼는 일정한 틀에서 진행되기에 대본과 큐시트를 잘 숙지하고 있어야 하며 이에 최대한 맞춰 진행하려고 한다. 그에 반해 박명수는 본인 스스로 대본을 잘 보지 않는다고 하며 자신은 김구라와 다르게 형식이 어느정도 갖춰진 토크쇼보다 무슨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리얼버라이어티쇼에 강하다고 한다. 그리고 또 박명수는 리얼버라이어티쇼인 국민예능 무한도전에서 10년 넘게 활약해오면서 그의 말에 근거를 더했다. 그런 상반되는 성격의 두 인물의 대립이 합리모델과 직관모델의 대립처럼 느껴졌고 그런 대립이 오히려 신선했으며 재미를 더욱 느낄수 있는 요소가 되었다.
그럼 토크쇼는 합리모델 리얼버라이어티쇼는 직관모델과 어울리는가? 토크쇼는 게스트를 대상으로 특정한 주제를 가지고 그사람의 이야기를 듣는것이므로 대본의 중요도가 강하며 자칫 그 주제에서 벗어나면 게스트의 전반적인 스토리에서 많이 벗어나기 때문에 정해진 틀안에서 진행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어떤 상황의 목적을 설계한 다음 예측가능한 상황속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합리모델과 어울린다. 이에 반해 리얼버라이어티쇼는 어떤 상황은 주어지지만 대본에 크게 의존하지 않고 어떻게 일어날지 모르는 다양한 상황에서 즉각적인 반응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그래서 어떻게 일어날지 모르는 예측 불가능한 상황속에서 즉각적인 대처속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직관모델과 어울린다. 그래서 김구라는 토크쇼, 박명수는 리얼버라이어티쇼에 강하고 김구라는 리얼버라이어티쇼, 박명수는 토크쇼에 약한것 같다고 생각된다.
그럼 직관모델과 합리모델 두가지 상황에서 모두 강한 예능인은 누가있을까? 이 질문에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다수가 한명을 떠올릴 것이다. 바로 국민mc 유재석이다. 유재석은 위에 말한 리얼버라이어티쇼 무한도전을 리더로서 오랜시간 이끌어오고 런닝맨,패밀리가 떴다 등 다양한 리얼버라이어티쇼를 진행해왔다. 그리고 그는 또 유퀴즈온더블럭, 해피투게더, 놀러와 등의 다양한 토크쇼도 오랜기간 진행해왔다. 그는 합리성을 바탕으로 뛰어난 직관력으로 두가지 모델의 상황속에서 어떨땐 합리적으로 어떨땐 센스있게 즉각적으로 진행하면서 그의 능력을 최대로 발휘한다. 그래서 서로 다른 성격의 두 프로그램 모두에서 강한 면모를 보이며 잘 진행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렇듯 두가지의 능력을 모두 잘 겸비한 탓에 아직까지도 대한민국 1등 예능인으로서 호불호없이 국민들의 사랑을 많이 받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
그렇다면 교육현장은 과연 합리모델과 직관모델 둘중 어느 모델에 가까울까? 나는 위 상황들과의 유사한 점을 생각해본 결과 교육현장은 두 가지 모델이 공존한다고 생각했다. 수업시간에 확실히 학생들에게 전달해야하는 지식이 있어 사전에 교육설계를 해야하지만 또 실제 교육현장에서는 다양한 학생들이 있는 만큼 예측 불가능한 다양한 상황들이 일어난다. 그러면서 좋은 합리성을 기반으로 수업을 준비하지만 본 수업에서는 어떤일이 일어날지 몰라 계획대로 수업이 흘러가지 않을 수도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수업에 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점에서 뛰어난 직관력과 합리성을 바탕으로 두고 있는 유재석과 같은 교사가 교육현장에서 진정으로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p.s. 다음 링크는 라디오스타에 박명수가 출연한 회차의 일부이며 링크의 동영상에서 합리모델(김구라)과 직관모델(박명수)의 대립을 보면 위에서 말한 재미를 느낄수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M7lA61l9bvs&t=683s
첫댓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연예인 중 한명이 유재석이어서 제목에 이끌려 읽어보게 되었는데 역시나 깊이 공감하고 갑니다. 유재석이야말로 정말 직관이 끌고 합리가 뒷받침하며 때로는 반대의 상황에서도 기가 막히는 센스를 겸비한 사람인 것 같아요. 유재석 하면 무한도전을 빼놓을 수 없는데, 10년 이상 한 무한도전 자체가 매 회 새로운 도전을 시도하는, 굉장히 직관적이고 창조적인 프로그램이었기에 프로그램과 진행자인 유재석이라는 사람이 같이 발전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촬영하지 않을 때는 뉴스를 보고 책과 신문을 꾸준히 읽는다고 하는데 이러한 성실함과 합리성까지 뒷받침된 것 같습니다. 재미있는 글 감사합니다~
합리모델과 직관모델을 티비 프로그램에 적용한 아주 재미있고 재치있는 예시인 것 같습니다. 직관모델인 학생과 합리모델인 학생, 모두를 어우를 수 있는 좋은 교사가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