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기어 닮았다니, 감사합니다
지난 주일 애찬시간에 어머니 장례를 치른 손 집사님의 후일담을 나누다가, 그때 아내 되시는 분이 저를 보고 외국 영화배우 ‘리처드 기어’를 닮았다고 말한 것을 전해주었습니다. 손 집사님이 저를 보고 ‘리처드 기어’ 닮았다고 했는데, 보니까 역시 닮았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이 지면을 통해 진심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립니다(꾸벅). 우리에겐 영화 ‘귀여운 여인’으로 잘 알려진 리처드 기어는 꽤 잘생기고 매력적인 배우입니다. 그러니, 그 사람 닮았다는 데 제가 기분이 안 좋을 리 없지요.
사람은 조금이라도 인상이 비슷할 수는 있으니까요. 그런데 멋진 사람은 닮았다고 하면 당연히 기분이 좋고 그 반대의 경우는 불쾌하죠. 제가 삼사십 대에는 탤런트 유동근을 닮았다는 소리를 좀 들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유동근이 쌍꺼풀 수술을 하는 바람에 그 이야기는 종지부를 찍었죠. 유동근도 그 당시에 꽤 인기가 있어서 저는 내심 흐뭇했었는데 말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유익한 소리만 들은 건 아닙니다. 저도 상처가 있습니다. 제가 대학교 연극부 시절 쫑파티 때 거나하게 취한 어떤 선배가 나보고 문오장을 닮았다고 해서 큰 충격을 받은 일도 있습니다. 아니, 문오장이라니!
요즘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그 당시 문오장은 주로 공산당 인민군 중에서도 가장 악질적인 인물을 단골로 맡았던 분입니다. 얼마나 제가 불쾌했으면 아직도 그 선배가 그 이야기를 한 장소와 그날 분위기까지 기억나겠습니까!(그러나 문오장 씨는 나중에 목회자가 된 것으로 기억이 나니, 어쩌면 닮았을 수도) 그런가 하면 희미한 기억 속에 누군가 날 보고 ‘최양락’을 닮았다고 해서 매우 언짢았던 기억도 납니다(외모가 아니라 나의 훌륭한 유머 감각을 보고 그랬을 거라고 스스로 위로했지요).
사람은 누군가 좋은 사람을 닮았다고 하면 기분이 좋고 그렇게 진짜 닮아가기도 합니다. ‘큰 바위 얼굴’이란 소설처럼요. 그래서 이왕이면 좋은 사람을 닮았다고 해주면 좋겠습니다. 자녀들에게도요. 교회 이름 중에 ‘예닮교회’라고 있습니다. 이름이 좋지요. ‘예수님을 닮아가는 교회’라는 뜻인 것 같아요. 사람은 누군가를 자꾸 보고, 가까이 하면 닮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이왕이면 좋은 사람과 가까이하라고 하지요. 이것이 우리가 교회 나오는 까닭이 아닌가 싶어요. 예수님을 조금씩 닮아가기 위해서요. 멋진 사람을 닮았다고 해주면 정말 닮아가는 효과가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예수님을 닮았습니다. 그렇게 생각하고, 그렇게 말하고, 그렇게 칭찬해줍시다!☺
(2024년 8월 25일 주일 주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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