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에 위치한 새중앙교회(예장 대신) 지난 1월 1일 공동의회에서 박중식 담임목사의 사위인 황덕영 목사를 후임 담임목사로 결정하였다.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이하 세반연)’는 2013년부터 새중앙교회사위세습 의혹을 제보 받고 여러 노력을 기울여 왔으나, 새중앙교회의 계획적인 세습을 막는데는 역부족이었다.
새중앙교회당 |
세반연에 따르면, 교회세습 의혹에 대한 조사가 시작되자 새중앙교회 담임이었던 박중식 목사는 ‘세습 의도도 없고 세습 자체를 반대한다’고 설교를 통해 수차례 언급했다고 한다. 그러나 박 목사의 행동은 달랐다. 그는 설교와는 반대로 사위에 대한 유학지원, 새중앙교회 부목사로 청빙 그리고 여러 가지 정치적 수단을 동원해 세습 과정을 진행시켰고 마침내 세습에 성공한 것이다.
이로서 박 목사는 설교와 행동이 다를 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인 설교를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는 부패한 목회자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세반연은 “새중앙교회의 세습은 목회적 성과를 목사 개인의 것으로 계속 소유하려는 목회자의 욕망과 거대한 외형을 유지하려는 교회구성원들의 욕심이 만나 공모했다는 점에서 목회자 중심성, 내적 비민주성, 그리고 성장 중심성 등 한국교회의 고질적인 ‘병폐의 정점’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새중앙교회의 세습이 “다수의 한국교회가 가진 욕망과 닿아 있다는 점에서 새중앙교회 세습은 개 교회공동체의 문제라 치부할 수 없다.”고 밝혔다.
세반연 방인성 목사(중앙)가 새중앙교회 박중식 목사(좌)에게 세습을 철회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우측 끝에 박 목사의 사위인 황덕영 목사. - 사진 뉴스엔조이 제공 |
세반연은 지난 2012년 교회개혁실천연대(이하 개혁연대, 공동대표: 박득훈 방인성 백종국 윤경아), 기독교윤리실천운동, 바른교회아카데미 등 기독단체들이 함께 발족시킨 기관이다. 세반연은 그동안 교회리더십 교체에 대한 바람직한 방향제시, 건강한 청빙 문화 확산, 교단마다 세습금지를 위한 입법운동 전개를 목표로 교회세습반대운동을 펼쳐왔다. 다음은 세반연의 새중앙교회 세습에 대한 논평 전문이다.
“교세유지의 욕망에 빠진 새중앙교회 세습 결정에 개탄한다”
지난 1월 1일 새중앙교회(예장 대신)는 공동의회를 열어, 박중식 목사를 원로목사로 추대하고 사위인 황덕영 목사를 후임 담임목사로 확정하였다. 새중앙교회는 안양지역의 유력한 교회로, 이미 2013년에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이하 세반연)에 의해 세습의혹교회로 지목된 바 있다.
당시 새중앙교회 측은 박 목사의 은퇴시기가 상당히 남아있는 상황에서 청빙계획 자체가 없으며, 다만 오랜 지병(파킨슨 병)에 따른 목회공백에 대한 고육지책일 뿐, 세습 의도는 없다고 일관되게 주장하였다. 박 목사 본인도 설교 등을 통해 본인은 세습에 반대한다고 수차례 언급해왔다.
그러나 박 목사는 이미 오래전부터 교회예산을 통해 사위 황 목사의 미국유학을 지원했고, 학위를 마친 2011년에 부목사로 청빙한 후에는 본인을 대신한 오후예배 설교를 전담시키기 시작했다. 오후예배 설교는 이전까지 새중앙교회 소속 부목사들이 순환하여 담당하던 것이었다. 또 황 목사와의 공동목회 체제전환에 대한 공동의회 안건상정을 시도하였으나, 장로들의 반발로 철회하기도 했다. 황 목사는 교회개혁실천연대(이하 개혁연대)와의 면담에서 “박 목사가 지병으로 인해 목회에 집중할 수 없음과, 이를 악용한 부목사들의 전횡으로 인한 마음의 상처로 심한 우울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에 믿고 맡길 수 있는 측근이 필요하다는 박 목사의 의지를 꺾을 수 없다”는 말로 세습을 정당화하려했다. 이 밖에도 황 목사가 부흥회 설교를 줄곧 전담하고, 교계 언론에 자주 출연하는 등 새중앙교회는 그간 사실상 세습을 위한 사전 작업으로 볼 수 있는 과정을 진행시켜왔다.
이와 같은 과정을 지나는 동안 당회 구성원 다수는 점차 사위세습을 동의하게 되었고, 결국 다수결(당회원 42명 중 참석자 35명 전원 찬성)을 통해 황 목사를 후임자로 내정 한 후, 1주일 전 소집된 임시공동의회를 통해 가결(참석인원 중 74% 찬성)시키고 말았다.
새중앙교회의 이번 결정에는 많은 문제점이 있다. 우선 이번 결정에 대해 당회는 교회를 위한 결정이었으며, 박 목사의 뜻과는 무관함을 강조하였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정황을 통해 새중앙교회의 사위세습이 이미 수년 전부터 철저한 계획 하에 이루어졌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또한 새중앙교회는 임시공동의회에서 후보자에 대한 정보제공요구 및 세습에 반대하는 교인들의 발언에 대해 ‘투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발언은 금지한다’라는 이유를 들어 원천 차단하였다.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의 최고의결기관인 공동의회 구성원의 알권리와 정당한 발언권을 묵살하였고, 종국에는 전 교인을 당회 결정의 거수기로 전락시켰다는 점에서 공동의회의 기능과 권위를 훼손하였다. 무엇보다 새중앙교회의 세습은 목회적 성과를 목사 개인의 것으로 계속 소유하려는 목회자의 욕망과 거대한 외형을 유지하려는 교회구성원들의 욕심이 만나 공모했다는 점에서 목회자 중심성, 내적 비민주성, 그리고 성장 중심성 등 한국교회의 고질적인 ‘병폐의 정점’이라 할 수 있다.
희망차게 시작해야 할 2017년의 벽두에 한국교회는 또 하나의 세습사건으로 인해 우울하고 어둡다. 이것이 다수의 한국교회가 가진 욕망과 닿아 있다는 점에서 새중앙교회 세습은 개 교회공동체의 문제라 치부할 수 없다. 강한 바람과 지진, 큰 불길과 같은 거대함이 아니라 엘리야에게 작고 여린 음성을 통해 자신을 드러내셨던 하나님(왕상 19:11~13)의 마음을 헤아리는 한국교회가 되길 기도하는 마음 간절하다.
2017년 1월 3일
교회개혁실천연대
박득훈 방인성 백종국 윤경아
코닷 webmaster@kscoramde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