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小雪)을 나흘 앞둔 11월 18일(월) 오후 6시 30분 서울 시청역 ②번 출구 옆 덕수궁 정문인 대한문 앞 광장에 성직자 60여 명, 수도자 및 평신도와 일반 시민 등 400여 명이 참례한 가운데 ‘쌍용차 사태의 조속한 해결과 이 땅의 해고노동자들을 위한 매일미사’가 거행됐다.
이날 대한문 앞 광장에서의 ‘225차 마지막 매일미사’는 ‘절망을 넘어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던’ 노동자들을 포함한 모든 이들이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서로 격려하는 자리였다.
장동훈(빈첸시오·인천교구) 신부는 “지난 4월 8일부터 아련하게도 희망과 용기를 안겨준 이곳은 ‘시대의 야전병원’과 같은 곳”이라고 했다. 덕수궁 돌담길 화단에 ‘스물넷 영령들의 분향소’ 설치 후 미사를 봉헌한 그 225일 동안은 ‘비명의 희생자’가 더 이상 나타나지 않았다. 이제 분향소는 평택 쌍용자동차 공장 앞으로 이전됐다.
“사람아, 희망이 되어라”를 주제로 ‘225차 마지막 매일미사’를 주례한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대표 나승구(프란치스코 하비에르·서울대교구) 신부는 “첫눈이 올 때까지 미사 집전을 요청받았었다”며 “그 약속을 지켜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이날 미사 중에는 첫눈이 칼바람에 흩날리고 있었다.
“엊저녁 휘영청 달 밝은 밤에 문득 ‘추수를 마무리하는 형제가 서로 상대편 곳간에 볏단을 몰래 날라다 주다 마주쳤다는 감동적 이야기’가 생각났다”고 전한 나승구 신부는, 그런 아름다운 세상이 펼쳐지기를 간절히 기원했다.
“‘더 큰 우리’ 만들기 위한 ‘기도’ 이어갈 것”
나승구 신부는 “세상 한가운데 서있는 ‘우리’ 가운데 ‘또 다른 우리’가 있다”며 “‘더 큰 우리’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우리의 소명”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기도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사 중에는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비정규 지회 유제선 씨와 김득중 쌍용차 지부장의 인사, 듀엣 ‘다름 아름’ 박은영(데레사)·황현(젬마) 씨의 <천천히, 즐겁게, 함께>, 노틀담 수녀회의 합창 등 감사·격려의 인사와 노래가 2시간여 동안 이어졌다. 특히 그동안 최고령으로서 매일미사에 거의 참례했다는 ‘엘리사벳’ 할머니는 “전국 팔도강산에서 오신 신부님들의 명 강론에 감사드린다”며 “‘시대의 증인들과의 만남’은 값진 것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오는 12월 8일 인권주일과 사회교리 주간을 앞두고 “하느님의 거처는 사람들 가운데에 있다”(묵시 21,3)를 주제로 발표한 담화문에서 이용훈 주교는 “역사의 구체적 여정에서 인간의 존엄을 천명하는 것은 교회의 구원사적 소명이며 사회교리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첫댓글 너무나도 멋지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