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음악 1월 19일(화)* ▲눈보라(Snowstorm:) ◼스비리도프(Sviridov) ◀Romance(Романс) *소련 TV 라디오 심포니 오케스트라 ▶볼쇼이 심포니 오케스트라 ▶김연아 Romance (2014) ◀눈보라 왈츠(Waltz-Snowstorm)
▲영화 ‘닥터 지바고’ ◼모리스 자르(Mauris Jarre) ◀라라의 테마 Lara’s Theme ◀Somewhere My Love *케니 로저스(Kenny Rogers)
◉어제는 바람까지 강하게 불어서 여기저기서 눈보라가 일었습니다. 눈이 그쳤지만 바람이 여전히 불어 나뭇가지에 앉은 눈들이 한동안 흰 꽃잎처럼 흩어져 내렸습니다.
◉이런 날을 지나치면 다시 불러서 듣기 어려울 것 같아 스비리도프의 ‘눈보라’를 소환합니다. ‘눈보라’는 러시아의 푸쉬킨이 쓴 단편소설집 ‘벨킨이야기’ 가운데 한 작품입니다 1964년 소련에서 영화로 만들어졌고 여기에 들어간 스코어 9곡을 스비리도프가 작곡했습니다. 눈 덮인 러시아 들판을 떠올리게 하는 서정적이고 낭만적인 음악입니다. 그 가운데 네 번째곡 ‘로망스’가 철의 장막 밖으로 널리 알려지면서 작곡가의 이름이 일약 세계에서 유명해지게 됩니다. ‘로망스’를 먼저 들어 봅니다. https://youtu.be/31I8RhR2a4M
◉러시아는 나폴레옹 군대를 격파한 1812년의 전쟁을 ‘조국전쟁’이라 부릅니다. 승승장구하던 나폴레옹 군대를 괴멸 수준으로 무찔렀으니 그리 부를 만합니다. 더불어 러시아의 민족정신이 높아지면서 ‘전쟁과 평화’처럼 이를 모티브로 한 문학작품이 많이 등장했습니다. 푸쉬킨의 ‘눈보라’도 이때를 시대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전쟁얘기는 아니고 눈보라 때문에 운명이 바뀐 남녀의 이야기입니다. 이야기를 짧게 간추려 봅니다.
◉여자 부모의 반대로 사랑하는 남녀가 자기들끼리 외딴 교회에서 결혼식을 올리기로 합니다. 그런데 식장으로 오던 남자가 세찬 눈보라 때문에 길을 잃습니다. 그 시간 교회 앞을 지나던 다른 남자가 신랑으로 오인돼 졸지에 신랑 자리에 서게 됩니다. 이에 여자는 기절하고 맙니다. 그 후 길을 잃었던 원래 남자는 ‘조국전쟁’에 참전했다가 전사합니다. 오랜 슬픔의 시간을 보낸 여자는 새 남자와 다시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하지만 새 남자는 청혼을 거절합니다. 눈보라 치던 날 장난삼아 신랑 자리에서 서서 어떤 여자와 혼인 서약을 한 적이 있다는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두 사람이 다시 만나는 반전이 그렇게 이루어졌습니다. 영화 속에서 여자가 과거를 회상할 때 흐르는 음악이 바로 ‘로망스’로 볼쇼이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다시 들어 봅니다. https://youtu.be/FGC0qnlp4L4?list=RDI-0iXS_rzVQ
◉김연아 때문에 이 음악이 익숙한 사람도 있을 겁니다. ‘로망스’의 멜로디에 맞춘 그녀의 피겨 연기입니다. https://youtu.be/VOF5mWhYizo
◉로망스와 함께 잘 알려진 곡이 ‘왈츠(Waltz:Вальс-발리스)입니다. https://youtu.be/98jIKcAM7S0
‘눈보라’애 등장하는 ‘겨울길’과 ‘트로이카’는 지난해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눈 덮인 러시아 들판을 떠올리면 생각나는 영화가 ‘닥터 지바고’입니다. 노벨문학상에 지명됐지만 소련 체제 아래서 어쩔 수 없이 수상을 거부했던 파스테르나크의 작품입니다. 1965년에 영화로 만들어졌습니다. 20세기 초 격변기를 살았던 의사이자 시인인 지바고의 고뇌와 라라와의 운명적인 사랑이 모두 아픈 이야기입니다. 영화의 주제곡 ‘Lara’s Theme‘는 프랑스의 이름난 영화음악 작곡가 모리스 자르의 작품입니다. 이 곡을 영화 클립으로 만나봅니다. 떠나는 라라의 눈빛이 애절합니다. 마지막으로 그녀를 떠나보내면서 눈 덮인 설원으로 마차를 뒤쫓아가는 지바고의 눈길도 애절함과 아쉬움이 가득 차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이때 흐르는 ‘라라의 테마송’입니다. https://youtu.be/vXtFRl1nSs4
이 곡에 가사를 붙인 ‘Somewhere My Love’는 두 연인의 희망과 꿈을 담았습니다. ‘비록 눈이 봄의 희망을 덮어도 저 언덕 어딘가 가슴에 담아둔 꿈을 볼 수 있을 것’ 앤디 윌리엄스의 노래로 널리 알려졌지만 지난해 세상을 떠난 캐니 로저스 버전을 골랐습니다. https://youtu.be/vtSF9aTd7-Y
◉사방이 눈 이불을 덮고 겨울의 고비를 넘어가고 있습니다. 이름은 대한(大寒)이지만 포근하지 않은 날이 없다는 한해의 마지막 절기가 내일입니다. 오늘처럼 추운 날이 들쑥날쑥 있겠지만 최고의 혹한은 이미 지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