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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nt color=red>울산광역매일</font>≫ <시가 흐르는 아침> 이웃, 사촌
축구중계가시작되는시각,늦저녁국거리가목욕을끝내면세탁기가왈츠를추고이어서침대가기지개를켭니다 문틈으로시선잃은개가캉캉짖습니다가로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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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중계가 시작되는 시각,
늦저녁 국거리가 목욕을 끝내면
세탁기가 왈츠를 추고
이어서 침대가 기지개를 켭니다
문틈으로
시선 잃은 개가 캉캉 짖습니다
가로등은
밤안개를 뚫고 시소를 비춥니다
쿵쿵 엉덩방아 찧으면서 너울 타던 그 시소
산자락에 쉬이 올라설 수 없습니다
분명한 이유로 나는 우울해집니다
잡상인 출입 금지라는 걸 모르는지
화단에서 담배 연기가 돌아다닙니다
그녀는 긴 머리채를 흔들며 16층, 나의 창문에 와 노크할 겁니다
오늘은 반듯하게 누워 잠을 청해봅니다
해가 뜨기 시작하면
나는 또 당신을 보겠지요
당신은 남자가 되었다가 여자가 되었다가 다시 할머니로
또다시 할아버지로 내게 다가오겠지요
밖에서 야유를 쏟아내고
구정물을 흘리는
당신은 누구십니까?
<시작노트>
요즘 시대에 진정한 이웃사촌이 있을까.
흉흉한 뉴스거리가 연일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사람과 사람 사이가 여전히 멀게만 느껴진다.
최수진
1988년도 강원 춘천 출생
한림대학교 행정학과 졸업
2021년 《시와소금》 신인상 등단
시집으로 『산채비빔밥과 몽키바나나』,『Mrs.함무라비』가 있음
현재, 산림문학회, 표현시동인회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