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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media.daum.net/v/20121105141904640
<maison korea>_2012.11월호
응답하라! 7080 밥상
스칸디나비아, 스웨덴, 핀란드의 빈티지 그릇이 참 부러웠다. 그런데 엄마의 그릇장을 찬찬히 들여다보니 우리에게도 있었다.
대충 차린 듯했지만 참 포근했던 그 시절 그 밥상 이야기.
빈티지 코렐에 버터 간장비빔밥
1970~80년대 혼수로 빠지지 않았던 국민 그릇, 코렐 홈 세트. 3중 압축 유리로 견고하면서 가벼워서 아직도 사용되고 있을
정도다. 올리브 그린색의 작은 꽃이 그려진 ‘스프링 블러썸’, 그릇 안쪽으로 빨갛고 파란 줄이 하나씩이 그려져 적청 그릇이
라 불리기도 하는 ‘플리머스’ 등이 대표적이다. 수십 년이 지나도 아이보리 여백에 단출한 프린트의 수수한 매력이 여전하다.
갓 푼밥 위에 버터 한 조각을 올리고 사르르 녹을 즈음 쓱쓱 비빈 다음 간장으로 간한 일명 ‘빠다 간장밥’. 엄마가 굽는 순
간 시나브로 먹어버리게 되는 소시지구이, 마요네즈가 듬뿍 들어가야 제맛인 사라다가 점심상 위에 오른다. 상이 비워 보
인다 싶으면 금세 전자레인지로 익힌 달걀찜과 시판 케첩과 마요네즈를 섞어 뿌린 양상추 게맛살 샐러드가 대령된다.
우유 빛깔 찻잔에 다방커피
불투명한 우유 빛깔로 유리그릇 혹은 밀크 그릇이라고 불리는 파이어킹. 미국의 앙코르 호킹사가 1940년에서 1979년까지
만들어낸 그릇 브랜드다. 재생유리로 만들어져 묵직하고 튼튼하다. 하지만 금색 라인이 들어간 ‘골드셸’과 같이 물결무늬가
들어간 그릇은 유난히 선이 곱고 우아해서 찻상에 잘 어울린다.
커피, 설탕, 프림을 넣고 황금비율로 휘휘 저을 때마다 불투명한 우유 빛깔 찻잔에 슬쩍슬쩍 비치는 ‘다방커피’. 냉동고의
찹쌀떡을 노릇노릇하게 구워 아낌없이 설탕을 뿌린 홈메이드 인절미, 쩍쩍 달라붙어 떼기 힘들지만 기필코 먹어야 되는
맛탕과 땅콩엿 그리고 고소한 상투과자까지. 3단 트레이의 잉글리시 애프터눈티가 부럽지 않다.
철제 도시락 속 꼬마 돈가스와 케첩
1950~60년대는 망태기나 보자기, 70년대에는 양은 도시락을 담아 난로 위에 올려놓고 데워 먹었다. 이후 등장한 것이 스테
인리스 도시락과 일제 코끼리표 등의 보온도시락이다. 특히 스테인리스 도시락의 경우 4중 여닫음에 고무 패킹이 있어 밀
폐력이 뛰어나고 칸막이까지 있는 획기적인 용기였다.
밥과 시금치나물, 뱅어포무침, 진미채 고추장무침, 콩자반, 감자볶음, 비엔나소시지, 동그랑땡 등이 단골 메뉴. 바쁜
아침마다 엄마 손을 덜어주는 빨간 단무지무침과 뚜껑을 열자마자 없어지는 꼬마 돈가스도 빠질 수 없다. 자그마한 유리
병은 김치 전용 반찬통이었다. 여기에 포일이나 랩에 싼 김이 빠지면 왠지 섭섭하다.
시리얼 볼에는 옥수수 수프
당시 미군부대 앞이나 도깨비시장에서 구할 수 있었던 우유 빛깔 그릇의 또 다른 버전. 좀더 현대적인 배색이 돋보이는 그
릇으로 높이가 낮고 손잡이가 달려 수프나 시리얼을 담기 좋은 그릇과 큼직한 접시, 머그컵이다. 시리얼 볼에는 뜨거운 물
에 분말을 넣고 저으면 되는 초간단 옥수수 수프를 붓는다. 옥수수 수프용 분말은 여전히 출시하고 있지만 당시에는 경양
식집에서나 맛볼 수 있었던 진귀한 음식이었다. 뒤돌아서면 또 타 마시고 싶은 미제 코코아 가루도 빠질 수 없다. 막걸리,
이스트를 섞은 반죽을 아랫목에 묻어뒀다가 찜통에 쪄낸 1960년대 찐빵과 달리 베이킹파우더, 도넛과 핫케이크 믹스 등
이 보편화되면서 일반 가정에서도 손 쉽게 홈 베이킹을 즐기게 되었다. 덕분에 피아노를 치다가도 문을 열고 들어올 엄마의
쟁반 위가 늘 궁금했다.
법랑 냄비 속 부글부글 찌개
1970년대 등장, 철이나 스테인리스 스틸에 사기를 입힌 법랑 식기. 흰색에 꽃무늬를 그리거나 빨강, 파랑, 노랑 등의 색이
고와 한창 유행했다. 크리스털 유리컵, 나뭇잎에 찍어낸 듯한 유리 그릇도 식탁에 함께 올랐다.
가족이 모두 모이는 저녁 밥상에는 잡곡밥, 듬성듬성 썬 돼지고기와 파를 듬뿍 넣은 고추장찌개, 달걀 김말이, 쪽쪽 찢은
쇠고기와 큼직한 달걀이 통째로 들어간 장조림 등 꽤 정성 들인 요리가 오른다. 물론 콩나물무침, 얼음 동동 동치미 정도
의 조연급 반찬도 있다. 그리고 후식은 홍시와 사이다 화채다. 모든 식구가 앉으면 갓 불에서 내린 찌개를 식탁 중앙에 올
린다. 보리차 한 모금을 마시고 푸짐한 저녁밥을 먹는다.
자개상 위에 소주와 멸치
명절마다 대가족이 모이는 할머니 집에서 늘 그려지던 풍경이다. 맨들맨들한 노란 장판에 자개상이 놓인다. 가볍고 싼 에나
멜 접시와 양푼, 꽃무늬가 그려진 일명 ‘오봉 쟁반’과 유리컵 등 객식구 수에 맞춰 찬장 속 식기가 다 나온다. 술상이 한판 벌
어진다. 멸치와 고추장, 생당근과 오이는 주전부리다. 경상도식으로 얇게 밀가루 옷을 입혀 바삭하게 지진 배추 잎전은
적당히 기름지면서 슴슴한 맛에 술이 절로 넘어간다. 도토리무침은 양조간장 대신 국간장을 넣어 훨씬 담백하다.
에디터 이경현 / 포토그래퍼 이정민 요리 문인영 / 스타일리스트 문지윤 어시스턴드 김혜진 · 이미란 · 이효정 maisonkorea.com/tr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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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피아노소곡집 ㄷㄷ왜낯설지가않지
우어ㅏ...허...
좋아 다좋은데 너무다 새거다 ㅋㅋ
90년대생인데 추억돋아 ㅠㅠㅠ
향수도 불러일으키도 되게 예쁘다... 내가 이 관련 직종이라서 그런지 너무 설레 예쁘다 엄마아빠 도시락 이렇게 싸드려야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