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수가로 제대로 된 진료 어려워'
정부와 대화 보이콧...총파업 추진
정부 '심층상담.왕진 땐 수가 상향'
진찰료를 30% 인상하는 문제를 두고 대한의사협회(의회)와 정부 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의협은 요구안(진찰료 30% 인상.처방료 부활)이 거부되자 13일 정부 주최 회의 참석과
위원 추천 등을 전면 '보이콧'하겠다고 선언했다.
회원들에게도 집단 휴진 의사를 묻겠다며 파업 불사 의지를 밝혔다.
강북삼성병원 임세원 교수 피살 사건 뒤로 정부와 의료계가 추진하던 '안전한 진료환경 마련을 위한
대책' 마련도 차질을 빚게 됐다.
이날 이기일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의협이 각종 회의뿐만 아니라
특히 시급한 안전진료 태스크포스(tf) 논의도 중단해 안타깝다'며 대화 재개를 촉구했다.
의협은 의료수가(진료행위의 대가)가 현저하게 낮다며
'지금의 저수가 체제와 불합리한 의료제도 아래서는 더는 제대로 된 진료를 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건강보험 급여의 의료행위 원가보존율은 75% 수준이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의료행위를 포함하면 106%까지 올라간다.
그래서 대다수 병원이 비급여를 주된 수입원으로 삼고 있는데, 이른바 '문재인 케어'가 도입되면서
비급여 항목이 대폭 축소돼 수입이 크게 줄었다는 것이 의협의 주장이다.
진찰료는 의원급 의료기관 건강보험 급여비의 4%를 차지한다.
진찰료 수가를 30% 인상하면 의사들이 줄어든 수입을 어느 정도 보전할 수 있다.
하지만 정부는 재원이 너무 많이 들어간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최근 반능후 복지부 장관은 기자간담회에서 '진팔로 인상과 처방료 부활에 막대한 건강보험 재정이 소요돼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진찰료 수가 인상에는 연간 2조원, 처방료 신설에는 1조원이 필요하다.
이 모두가 국민이 낸 보험료로 이뤄진 건강보험 재정에서 나간다.
복지부 관계자는 '환자당 평균 진료 시간이 3분을 채 넘지 않은 이른바 '3분 진료'가 여전한 상황에서
진료 환경 뱐화 없이 진찰료만 높이겠다고 하면 국민의 동의를 구하기 어렵다'고 단언했다.
대신 복지부는 만성질환자를 심층 상담하고 왕진 서비스에 나서면 수가를 더 주는 방안을 제시했다.
의료서비스를 늘려 대가를 받는 식으로 저수가 문제를 개선해 가자는 취지다.
그러나 의협 관계자는 '우리 입장에선 받아 들이기 쉽지 않다'며
'우선 정부가 진찰료 30% 인상과 처발료 신설의 구체적인 방안이라도 제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