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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nt color=red>울산광역매일</font>≫ <시가 흐르는 아침> 아름다운 고집
종기를딸때아버지는탱자나무가시를고집하셨다소코뚜레로 할아버지는노간주나무를고집하셨다 다른것쓰면 사독한다고그것만고집하셨다 지금은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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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기를 딸 때
아버지는 탱자나무 가시를 고집하셨다
소코뚜레로
할아버지는 노간주나무를 고집하셨다
다른 것 쓰면
사독한다고 그것만 고집하셨다
지금은 탱자나무, 노간주나무가 푸르른 계절
아버지는 여전히 탱자나무 가시를 꺾어 오시고
할아버지는 소 울음 건너 노간주나무를 들고 오시고
나는 문을 환히 열고
아름다운 고집을 고이 모셔 들인다.
<시작노트>
임은 가셨지만 임이 남기신 언행은 내게 늘 의미 있게 생동한다. 몸이 기억하고 있는 임의 말씀과 몸짓이 육신의 부재 상태에서도 법신(法身)의 상태로 현존함을 선연하게 느낀다. 이런 실존을 "나는 문을 환히 열고/ 아름다운 고집을 고이 모셔 들인다."로 기억한다. 몸에 남은 지각과 정서의 실재에서 임들의 고유한 언행을 상기하고 임들의 살갑고 웅숭깊은 삶을 시에 온전히 밝힌다. 그래야 오래 기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상현
- 1992년 조병화 시인의 추천으로 「시와시학」을 통해 문단에 나옴.
- 시집으로 『바람의 등뼈』(2022) 『강물사색』(2024 시산맥사) 등 13집 출간.
- 일역시집 『見慣れたかばん』 출간.
- 에세이집 『누가 예수를 괴롭히는가』 출간.
- 묵상집 『생수의 강에서 물 한 그릇』 출간.
- 방송칼럼집 『하늘에 떠 있는 섬』『사람에게도 향기가 있다』 출간.
- 베트남전쟁 논픽션 장편 『미완의 휴식』 출간.
- 소설집 『살루메가 있는 방』 출간.
- 편운문학상, 기독교타임즈 문학상, 충남시인협회 본상,
평화신문·평화방송 신춘문예, 진아문학상 수상
- 현재 한국문인협회, 한국시인협회, 충남시인협회, 대전소설가협회,
대전문총회원.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명예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