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유(陸游)-모춘(暮春)(늦봄)
數間茅屋鏡湖濱(수간모옥경호빈) 몇칸 초가집 경호 호수가에 있는데
萬卷藏書不救貧(만권장서불구빈) 만권의 책 있어도 가난을 못 구한다
燕去燕來還過日(연거연래환과일) 제비 가고 제비 오며 세월 지나가고
花開花落即經春(화개화락즉경춘) 꽃 피고 꽃 지니 봄도 지나간다
開編喜見平生友(개편희견평생우) 책을 펴 평생의 벗인 양 기쁘게 보고
照水驚非曩歲人(조수경비낭세인) 물에 비친 모습 옛날 모습 아니어서 놀란다
自笑滅胡心尙在(자소멸호심상재) 우습구나, 오랑캐를 멸하려는 마음 아직 남아 있어
憑高慷慨欲忘身(빙고강개욕망신) 높은 곳에 올라 강개하여 내 자신을 돌보지 않는다
*육유[陸游, 1125 ~ 1210, 자는 무관(務觀), 호는 방옹(放翁), 산음(山陰:浙江省) 출생]는 철저한 항전주의자로 일관했던 중국 남송(南宋)의 애국시인으로 약 50년 동안에 1만 수(首)에 달하는 시를 남겨 중국 시사 상(詩史上) 최다작의 시인으로 꼽히고, 당시 남송 고종은 재상 진회(秦檜)와 함께 금과 화친을 목적으로 하여 명장 악비(岳飛)까지 독살하였는데, 육유는 악비의 죽음을 한탄하며 애국충정에 찬 시(詩)를 남겼고, 금나라와 맞서 싸울 것을 주장하다 여러차례 배척받았으며, 한편 육유의 결혼 생활은 순탄치 않았는데, 사촌동생 당완(唐琬)과 혼인하여 금슬이 너무 좋아 아들 공부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한 어머니의 강요로 헤어지고, 그후 왕씨와 재혼하고 당완도 조사정과 재혼하였는데, 어느 봄날 심원에 놀러간 전처 당완과 우연히 재회한 육유는 이별의 아픔과 회한을 읊은 채두봉釵頭鳳을 지어 심원 담장에 적었고, 그 시를 본 당완 역시 집으로 돌아와 이에 화답하는 시를 쓰고 슬픔을 가누지 못해 시름시름 앓다가 죽었고, 육유는 그후 해마다 봄이 오면 심원을 찾아 당완을 추모하면서 세상을 뜨기 직전까지 그녀에 대한 추모의 정을 읊었다 합니다.
*위 시는 문학비평가이신 ‘김희보’님의 편저 ‘중국의 명시’에 실려 있는 것을 옮겨 본 것입니다. 작자 73세 때 경원 3년(1197년)의 작품, 독서를 하고 시를 지어도 그것을 살려 활약하지 못하면 헛되다고 느끼고 있는 것이다. 늙은 나이임에도 우국충정이 가실 줄 모르는 것이라 합니다.
*형식 : 칠언율시(七言律詩)
*鏡湖(경호) : 절강성에 있는 호수
*曩歲(낭세) : 먼 옛날
https://blog.naver.com/hbj621029/224193865454[ 육유(陸游)와 당완(唐琬)의 채두봉(釵頭鳳)
첫댓글 세월은 가고 내 마음도 그렇게 흘러가고...
무엇을 위해 공부했는지, 그 삶의 끝은 무엇을 얻었는지...
돌아보면 그 세월 헛되고 회한만 가득하구나.....
누구나 돌아보면 아쉬움과 회한이 다 있는 듯 합니다.
지기님이 댓글에 깊이 감사드리고,
오늘도 행복한 날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