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 맞으며 비로봉
일시 / 2024년 10월 19일
코스 / 상원사주차장 - 상원사 - 중대사자암 - 적멸보궁
- 비로봉 - 상왕봉 - 삼거리 - 상원사 - 선재길(17Km)
추적대는 가을비를 맞아가며 오대산의 비로봉을 오른다.
선재길의 계곡물줄기는 하얀포말을 폭포수 처럼 포효를 하고
비에 젖어 애처러움으로 사람들의 심금에 불을 집히고 있는
붉디 붉게 타들어가는 단풍의 요염한 자태에 마음이라도 빼앗길라
꽁무니를 빼어 비로봉을 향해 오른다.
가뜩이나 가는 세월에 훌쩍이고 있는
검붉게 타들어가는 단풍잎에 가을비의 혹독한 채찍질에
산등성이에 나딩굴면 심술사나운 겨울을 재촉하는
굵다란 빗방울이 퉁하고 낙엽을 패대기치면
딱지에 얻어 맞은 딱지가 발라당 뒤집어 지듯
호된 매질에 아파할 사이도 없이 천오백고지 능선에
사납게 불어대는 찬바람에 고인물에 몸을 으시시 떠는
단풍잎의 비애를 마음 아파하면서 .......
달랑 두명이 산행을 한다.
가을비 추적대는 중대사자암으로 향하는 시멘트길!
비가 내리는데 낙옆을 치우는 사람이 있다.
시멘트길이 끝나자 백팔계단의 갈지자 계단을 올라서니
기와처마 끝에서 뽀얀 낙수물이 뚝뚝 풍경소리에 맞춰 떨어지
비구름으로 속세의 모든 불편한 것들은 보지도 듣지도 말라고
장막을 쳐 놓은것 처럼 조용하고 보이지를 않으니
잠시 신선이 된 기분에 젖어본다.
적멸보궁의 성지 주변엔 등으로 치장이 되어 있고,
많은 이들이 악조건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무슨 소원들이 그리도 많은지........
적멸보궁을 지나면서 부터 험한 산길로 접어든다.
특히 비도 많이 내렸고, 또 내리고, 바람도 거센데
수북히 쌓인 낙옆아래엔 숨어 있는
돌들이 물을 잔득 먹음고 벼르고 있으니 조심!
비로봉에 올라서니 춥다.
우의속으로 비와 찬바람이 숨어 들어온다.
주변은 50m도 않보이니 곧장 상왕봉으로 내려선다.
비로봉을 오르는 악조건의 등로에 비해 상왕봉으로
향하는 등로엔 흙길과 키작은 나무들로 편안한 길인데
물들이 많이 고여 있어 등산화가 몸살을 낼정도
상왕봉에 올라서니 달랑 두명 두로령으로 내려선다.
비는 아직도 내린다.
누구의 가슴을 애뜻하게 울리려 내리고 있는 걸까?
나무들과 숲과 바위와 등로위와 내배낭위에
사뿐히 비집고 앉아 있는 빗방울들
비를 내몸으로 끌어 들이려고 허용한 비옷
환상의 착각 같은 풍요로운 계곡의 폭포처럼
쏟아 붓는 물결속에 드리운 아름다운 자태의 단풍꽃
풍경은 제각각 다른 시각으로 수채화를 그려내며
내 발길을 미로의 안개속으로 끌어들인다.
최고의 명당자리?
적멸보궁의 성지터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의 주목
이정도가 되려면 얼마나 살아야 할까?
수액이 아니라 비가 어찌나 많이 내렸음 나무에서 물줄기가
첫댓글 즐감 하고갑니다
북대미륵암 임도길의 단풍은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군요.
거친날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