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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nt color=red>울산광역매일</font>≫ <시가 흐르는 아침> 사람 사는 건 매한가지
남태평양한가운데하늘에서내려다보면어린이고무신같은이름없는섬열대우림속원숭이사냥하다마주친원주민 비행기못타봤고기차는생각속에들어온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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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태평양 한가운데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어린이 고무신 같은 이름 없는 섬
열대 우림 속 원숭이 사냥하다 마주친 원주민
비행기 못 타봤고
기차는 생각 속에 들어온 적 없고
여객선 와 닿지 않아도 아무런 상관없어
화산재가 모든 걸 덮어도
쓰나미 밀려와 마을이 떠내려가도
무덤새 알 찾다 모래 더미에 파묻혀도
수천 년 어쩜 수만 년 자연이 만든 대로 살아
일제가 버린 불발탄 곁에 있는 타로 캐 먹고
통나무 쪽배 저어 물고기 잡고
말라리아에 시달리고 영양실조로 부족이 점점 줄어도
밤엔 일본군이 포로 목 자르던 돌판 앞에 모여
모닥불 피우고 불춤 춰 숲의 정령을 위로하며 살아
차 전기 휴대전화 필요 없고
내일 희망 꿈 그딴 건 모르지만
눈부신 일출에 눈뜨고
장엄한 낙조에 안도하며
손에 잡힐 듯 낮게 내려앉은 별들하고 속삭이며
떠날 곳 없고 떠날 수 없으니 그냥 하루하루 웃으며 살아
사람 사는 거 다 그렇지 뭐
니 들은 뭐 유별나 오십보백보지
별다를 게 뭐 있어 안 그래
굵고 길게 살려고 나쁜 짓 안 해
카바 뿌리술 담가 마시고
자연을 존경하며
갈 때까지 시간을 타고 노는 거야
<시작노트>
인간 세상은 단순하지도 않을뿐더러 이해관계의 대립 속에서 승자와 패자가 행운과 불행을 나누어 가진다고 한다.
그렇다면 세상 어디엔들 완벽한 곳이 있을 수 있을까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세상 어디쯤엔 하루 더 살면 하루 더 감사하며 사는 곳이 분명 있다.
박시학
본명: 박성학
이메일: psh7647@naver.com
시집 『시시각각』
동시집 『노란하늘』
『동시동시』
‘시산맥시회’ 특별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