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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 08
S#1. 캠퍼스 일각 (오후)
7부 엔딩에서 연결해서...
승재 : (비웃는) 꽤나 자영일 아끼는 모양인데, 그래, 내가 사귀다 버린 여자 만나는 기분은 어떠신가?
현우, 승재 멱살을 거머쥔다. 팽팽하게 부딪히는 두 사람 눈빛.
어느새 주변에 학생들 모여드는데.
자영 : (놀라서 달려가 말리는) 왜들 이래요? 그만해요, 현우씨.
현우 : ...한번만 더 자영일 모욕하면 가만 안 두겠어. (멱살 놓고 돌아서는데)
승재 : (지지 않고) 니 돈을 사랑하는 거야. 그걸 널 사랑하는 걸로 착각하지마.
현우, 분노 가득한 눈빛으로 돌아서며 그대로 승재의 얼굴에 주먹을 날린다.
현우, 다시 한번 승재의 멱살을 끌어다 갈기고. 승재도 현우를 한대 갈긴다.
승재의 주먹에 맞아 비틀하던 현우, 다시 승재에게 크게 한방 먹인다. 나가떨어지는 승재.
현우 : (숨이 가쁜듯 숨 고르며 서있다가 자영에게) 가자. (자영 손 잡는다)
자영의 손을 잡고 가는 현우.
승재, 땅바닥에 주저앉은 채 그들을 빤히 보고 있다.
승재, 일어서는데 코가 아리다. 만져보면 코피가 얼굴과 옷을 적시고 있다. 비참한 기분...
S#2. 까페 (오후)
자영, 화장실 쪽에서 물에 적신 손수건 들고 현우 옆에 와 앉는다.
자영 : (손수건 현우 볼에 대는) 이거래두 대고 있어요, 어떡해, 부었어...
현우 : (말리는) 괜찮다니까 그러네.
자영 : 미안해요.
현우 : 또 미안하다 그런다. 니가 뭐가 미안해?
자영 : (속상한 듯 한숨 내쉬고)
현우 : (농담처럼) 거 이자영 지키기 되게 어렵다, 그치?
자영 : (피식 웃고)
S#3. 경찰서 (저녁)
경찰서에서 나오는 승재. 코에 기브스를 하고 붕대를 붙였다.
경찰서에서 나와 숨을 한번 내쉬는 승재.
S#4. 거리 (저녁)
운전하는 현우. 핸드폰 울린다.
현우 : (받는) 여보세요?
현우모(F) : (굳은) 엄마다, 너 지금 어디야? 당장 집으로 들어와!
S#5. 현우네 거실 (밤)
굳은 표정으로 앉아있는 정회장 부부.
현우, 들어선다.
현우 : 저 왔습니다.
현우부 : 너 대체 밖에서 무슨 짓을 하고 돌아다니는거냐?
현우 : 예?
현우모 : 경찰서에서 전화 왔었어. 박승재란 사람이 널 폭행으로 고소했다구 내일 경찰서로 나오라구.
현우 : (놀라고) !
현우부 : 여자 때문에 시비가 붙었다니, 대체 어떻게 된 일인게야?
현우모 : 그 아이 때문이지? 내가 너한테 그 아인 안된다구 몇번을 말했는데...
현우부 : 당신은 아는 애요? 누군데?
현우모 : ...아녜요. 당신은 아실 필요도 없는 애예요.
현우 : 어머니!
현우모 : 이런 꼴을 당하고도 계속 그 애를 만나겠다면 부모자식간의 연을 끓고 만나던가.
S#6. 포장마차 (밤)
혼자 술 마시는 승재. 소주를 들이킨다.
소줏잔을 탁 내려놓으며 보면 옷소매와 여기저기 피가 묻어있다.
피식 자조적으로 웃는 승재.
S#7. 신희집 거실 (밤)
신나서 얘기하는 신희.
신희모, 소파에 앉아 듣고 있다.
신희모 : 그래서 접수했어?
신희 : 응. 엄마, 학교 홍보 도우미로 여학생 하나, 남학생 하나 이렇게 뽑는데 내가 뽑히면 현우 오빠도 좀 달라지지 않을까?
신희모 : 그럼, 옛날로 따지면 학교 메이퀸이나 마찬가진데
메이퀸이랑 같이 걸어가면 지나가는 학생들이 다 쳐다보고 부러워하겠지.
신희 : (설레고 벅찬) 아! 됐으면 좋겠다...
신희모 : 나온 애들은 다 어떻디?
신희 : 내가 제일 낫지. 왜냐, 평점 3.0 이상만 참가해라, 이래놓으니까 공부 잘하는 애들 중엔 얼굴이 따라주는 애가 없거든.
정희 : (2층에서 신희 핸드폰 들고 내려온다) 언니! 전화!
신희 : (받는) 여보세요?
승재(F) : 나야, 승재.
신희 : (신희모와 정희 눈치보는) 잠깐만요... (2층으로 가고)
신희모와 정희, 왜 저래? 쳐다보고.
S#8. 신희방 (밤)
놀란 얼굴의 신희.
신희 : 고소요? 고소를 했단 말예요?... 그렇다고 고소를 하면 어떡해요? 내가 자영이 떼놔 달랬지 현우오빠 감옥가게 하랬어요?
S#9. 승재방 (밤)
적당히 취한채 벽에 기대 전화하는 승재.
승재 : 생각보다 머리가 나쁘군... 이건 말이야...
S#10. 신희방 (밤)
신희 : ...(듣다가 아하! 끄덕이며) 알았어요... (미소 띤 얼굴로 전화 끊는다)
미소 띤 얼굴로 전화 끊은 신희, 기대되는 표정으로 침대에 편하게 기대고.
S#11. 현우방 (밤)
현우, 심란하고 복잡한 얼굴로 우울하게 앉아 있다가 전화 건다.
현우 : 자영이니?... (아무 일 없었던 듯) 어, 내가 내일 갑자기 아버지 심부름으로 어딜 좀 가야될 일이 생겼어.
언제 학교에 갈지 모르니까 나 기다리지 말고 있으라구.
S#12. 자영방 (밤)
전화 받고 있는 자영.
자영 : 어, 알았어. 그럼 일 끝나면 전화할 거지?
현우(F) : 그래... 그럼 잘 자라, 자영아...
자영 : 현우씨두.
아무 눈치도 못 채고 밝은 얼굴로 전화 끊는 자영.
S#13. 경찰서 앞 (다음날, 낮)
택시에서 내려서 경찰서로 들어가는 신희.
S#14. 경찰서 보호소 앞
신희, 보호소에 앉아있는 현우를 본다.
신희 : 오빠...
현우 : (뜻밖) 너, 나 여기 있는 거 어떻게 알았어?
신희 : 어머니하구 통화하다가... (속상한) 오빠 이게 무슨 꼴이야?
현우 : (냉정한) 니가 여길 뭐하러 와? 나 괜찮으니까 어서 가.
신희 : 오빠 내 말 안 믿더니... 거봐, 내가 뭐랬어? 자영이 분명 옛날 남자...
현우 : (말 자르는) 너한테 그런 얘기 듣고 싶지 않아.
신희 : 자영이 때문에 싸운 거라며? 그 사람이 합의 안 해주면 오빠 구속이야, 몰라?
현우 : 가라, 신희야. 그리고 너, 자영이한텐 나 여기 있단 말 절대로 하지 마. 알았지?
신희 : 지금이 자영이 걱정할 때야? 난 오빠 걱정되서 아침부터 달려온 건데,
오빤 이런 꼴까지 당하고도 자영일 계속 만나겠다는 거야? 이게 누구 때문인데!
현우 : 잘 가라. (앉아서 눈을 감아버린다)
신희 : (야속하고)
S#15. 대학 구내 식당
자영, 과 친구들과 웃으며 점심 먹고 있는데
자영 찾아 두리번거리던 신희, 자영에게 다가와서 말끄러미 자영 보고 있다.
자영, 밥먹다 무심히 신희 본다.
신희 : 넌 참 세월 좋다. 지금 밥이 넘어가니?
자영 : ?
S#16. 캠퍼스 일각
신희, 앞서 가고 자영, 또 왜 저러나 따라간다.
자영 : 신희야, 너 아까 그게 무슨 말이야?
신희 : (홱 돌아보며 쏘아대는) 넌 정말 여러 가지로 현우오빠한테 도움이 안돼. 너 지금 그 오빠네 회사 사정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어? 도움은 못줄 망정 재는 뿌리지 말아야지. 왜 현우오빠가 너 땜에 고소를 당해야 되니?
자영 : (놀라) 고소라니?
신희 : 야, 박승재가 누구니? 그 사람이 현우오빨 폭행으로 고소했다는데.
자영 : (놀라) 뭐!?
신희 : 현우오빠 아침부터 경찰서에 가 있구, 오빠네 어머닌, 지금 쓰러지시기 일보 직전이야.
자영 : 그게 정말이야?
신희 : 현우오빤 너한테 얘기하지 말랬는데... 너 하나 때문에 여러사람 망가지기 전에 정신 좀 차리라구, 너 생각해서 말해주는 거야.
자영 : 어느... 경찰서니?
신희 : 그건 니가 알아서 뭐해?
자영 : (소리 버럭) 어느 경찰서냐니까.
신희 : (얘가 왜 이래...놀라서 보는) ....
S#17. 경찰서
형사 앞에 승재와 재성그룹 비서실장(40대 중반의 남자) 앉아있다.
승재 : 못합니다, 아니 안합니다. 사람을 이꼴루 만들어 놓고 합의는 무슨 얼어죽을 놈의 합의요?
실장 : 죄송합니다. 저희가 충분히 보상을 해드리겠다지 않습니까.
승재 : (못들은 척) 구속영장이나 빨리 신청하십시오.
실장 : 아... 젊은 양반이 정말 고집불통이시네.
저쪽에서 기자 한 사람 들어와 다른 형사들과 인사한다. '어이구, 강기자. 오랜만이야'
'잘 지내셨어요? 어제부터 다시 사회부 근무예요' 등등 인사하고.
강기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 휘 둘러본다.
형사 : (승재 설득하는) 구속영장 올려봤자 기각이야. 가해자가 초범에다 신원 확실하고, 또 우발적 사건 아냐?
괜히 서로 피곤하게 하지 말고 여기서 당사자끼리 잘 해결합시다.
승재 : 우발적이라니? 아니 형사님은 왜 저쪽 편만 드십니까? 거 그 학교 가서 물어보세요. 제가 우발적으로 맞았는지
계획적으로 맞았는지... (하다가 발끈하는) 뭡니까, 재벌집 아들이라고 봐주는 겁니까?
기자 : (승재쪽으로 귀가 쫑긋)
승재 : 전치4주 이상이면 무조건 들어가는거 아닌가요? 내 코좀 보쇼, 이거 보고도 가해자만 감싸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 (다가오는) 뭡니까?
형사 : 어, 강기자... 아냐, 별거 아냐.
실장 : 그러지 마시고 합의 해주십시오. 한번만 봐주세요.
승재 : 구속영장이나 빨리 올리십시오.
S#18. 경찰서 로비나 복도
담배 피우고 있는 승재. 기자, 다가온다.
기자 : 불 좀 빌릴까요?
승재 : (라이터 준다)
기자 : (담배에 불 붙이고) 감사합니다. (명함 내밀며) 합의 하셨어요?
승재 : (명함 본다. 반짝하는) 안 했습니다. 돈 좀 있는 집이라고 뭐든 돈이면 단줄 아는 모양인데 버릇 좀 고쳐놀려구요.
기자 : 뭐하는 집인데요?
승재 : 재성 그룹 아들이라나요.
기자 : 재성? (흥미가 당기고) 어떻게 된 일인데요? 자세히 좀 말해 줄래요?
저만치 지나가는 자영 보인다.
S#19. 경찰서 보호소 앞
자영, 들어와서 보호소 안에 앉아있는 현우를 본다. 가슴이 쿵 내려앉고.
자영 : 현우씨...
현우 : 자영아! 너 어떻게 알고 왔어?... 신희가 말했구나, 말하지 말랬는데.
자영 : 나한테 왜 얘기 안 했어?
현우 : 금방 나갈텐데, 너 알면 속만 상하잖아.
자영 : 고소라면... 어떻게 되는 건데?
현우 : 걱정 마. (일부러 밝게) 그 친구, 니가 자기 맘대로 안되니까 성질 한번 피운 모양인데,
아버지가 알아보고 계시니까 금방 나갈수 있어.
자영 : 부모님이 놀라셨겠다. 걱정 많이 하시지?
현우 : 걱정은 뭐... 남자가 이런데도 한번쯤 들어올 수도 있는 거지.
자영 : 나 때문에 이렇게 된거 아셔?
현우 : 뭐가 너 때문이야? 이건 그 자식이랑 내 문제지 너랑 상관없는 일이야, 신경쓰지 마.
자영 : 어떻게 신경을 안 써, 나 때문인데... 미안해요...
현우 : 신희가 또 뭐라 그랬구나? 신희 말 신경쓰지 말구 가, 자영아. 나가는대로 전화할게.
자영 : ... .
현우 : 이런데 너 서있는 거 싫다, 자영아. 나 나간다 그러면 두부나 한모 사갖고 와라, 응?
자영, 자꾸만 밝은 얼굴로 농담하는 현우를 보며 더 가슴이 아프고...
S#20. 경찰서 앞
기운 없이 나오는 자영. 걱정도 되고 화도 나는 얼굴.
형사(E) : 영장 없이 잡아두는 것도 24시간인데 내일 아침까지 합의 안 해주면 일단 영장 신청은 해야돼요.
거 보아하니 아가씨 때문인 거 같은데, 아가씨가 한번 말해봐요. 쓸데없는 고집 계속 부리지 말고 적당히 합의해 달라고.
자영, 걷다가 길가 공중전화 부스 보고 들어간다.
S#21. 승재방
핸드폰 받고 있는 승재.
승재 : 지금?... 지금 당장은 안되고 내가 좀 있다 삐삐 칠 테니까 그때 다시 통화하자. (끊고 다시 핸드폰 건다)
여보세요, 이신희? 방금 자영이한테 전화 왔다.
S#22. 캠퍼스 일각
핸드폰 받으며 걷다가 뚝 멈춰서는 신희.
신희 : (반색하는) 그래요?... (궁리하다가) ...그럼요, 조금만 기다려요, 내가 다시 전화할께요.
S#23. 갤러리
수심 어린 표정으로 앉아있는 현우모. 신희, 들어온다.
신희 : 어머니, 저 왔어요.
현우모 : 응, 신희 왔구나.
신희 : (걱정스러운 듯) 어후, 안색이 너무 안 좋으세요. 점심은 드셨어요?
현우모 : 생각이 없네.
신희 : 이러실 거 같애서 왔어요. 나가요, 어머니. 제가 맛있는 거 사드릴께요.
현우모 : 말은 고마운데 어떡하지?... 다 귀찮네...
신희 : 기분은 그러시겠지만 이럴수록 더 챙겨드시구 힘을 내셔야죠. 아무 것도 안 드시고 계시면 기운만 더 쳐져요.
현우모 : (한숨만)...
신희 : 그러지 마시구 나가요, 어머니. 네?
S#24. 레스토랑
현우모와 식사중인 신희.
현우모, 입맛 없는 듯 먹다 말고 물 마신다.
신희 : 좀 더 드세요...
현우모 : 그래두 신희 덕분에 많이 먹은거야.
신희 : 오빠는 아직도 경찰서에 있죠?...
현우모 : 응. 간단히 합의가 될줄 알았는데 피해자가 영 고집을 피우네...
신희 : 그럼 어떡해요?
현우모 : 영장 기각되게 손을 좀 써야지.
신희 : 정말 현우오빠 어쩌다 이렇게 까지 됐는지 모르겠어요... (하다가) 어머? (입구로 시선)
현우모 : (신희의 시선을 따라가면)
자영, 들어오고 있다.
미리 와서 앉아있던 승재, 현우모와 신희 들리게 큰소리로 '자영아, 여기!' 하며 반갑게 손들어 보인다.
자영, 현우모와 신희를 못본채 승재에게 간다.
신희 : 세상에...
현우모 : (자영이란 이름 듣고 알아채는) ...쟤야? 저 아이가... 자영이란 아이야?
신희 : 네... 저사람, 자영이가 만나던 남잔데?... 어쩜 현우오빠를 그 지경으로 만들어놓고 둘이서 만나냐...
현우모 : (불쾌하고)
S#25. 레스토랑 일각
승재와 마주앉아 있는 자영.
자영 : 합의 안 해주는 이유가 뭐예요?
승재 : 그걸 몰라서 물어?
자영 : ...나 때문이라는 건가요?
승재 : 난 니가 그 자식하구 만나는게 싫어.
자영 : 이제 와서 나한테 이러는 이유가 뭐예요?
승재 : 말했잖아. 널 다시 찾고 싶다고.
자영 : 날 좋아한다는 거, 거짓말이란거 알아요. 눈을 보면 알 수 있어요.
승재 : 그 친구랑 헤어져. 너하군 안 어울리는 사람이야.
자영 : ...그건 박승재씨가 상관할 일이 아녜요.
승재 : 니가 정현우랑 헤어진다면 고소를 취하하지.
자영 : (사정하는) 갑자기 나타나서 왜 이러는지 모르겠지만, 이러지 말아요. 어차피 영장 신청해도 기각될 거라는데,
여러 사람 난처하게 만들거 까진 없잖아요. 합의하고 고소 취하해 주세요, 제발...
승재 : 기각이라... 글세, 두고보면 알겠지. (신희네 자리 힐끗 보며 일어서는)
자영 : (따라 일어서는) 끝까지 합의를 안 해주겠다는 거예요?
승재 : 니가 정현우하고 헤어진다고 약속하면 고소 취하한다니까.
자영 : 당신한테 절대 그런 약속 안해요, 이래봤자 소용없어요. 나 현우씨하고 헤어질수 없어요, 그럴수 없다구요.
승재 : 다시 생각하고 전화해. 시간이 많지 않다는것만 알아두고.
승재, 출입구로 성큼 간다. 자영, '잠깐만요...' 하며 다급하게 승재 따라나가다가 멈칫 선다.
현우모와 신희, 출입구로 나오다 멈춰서서 바라보고 서있다.
자영, 차갑게 자기를 쳐다보는 현우모 보고 혹시나? 가슴이 덜컥하는데 승재도 멈춰선다.
신희 : (기막힌 듯) 자영아...
자영 : (불안한 시선으로 현우모 보고)
신희 : 현우오빠 어머님이셔.
자영 : (역시... 당황하며 고개숙여 목례)...
현우모 : (싸늘하게 외면하고 나간다)
신희 : 어머니. (따라가고)
자영, 멍하니 서있는데 신희, 나가면서 자영을 한번 돌아본다. 걱정스러운 표정. 그러나 속으로는 고소한.
승재 : (다가오는) 그 친구 어머닌가? 아들처럼 고상하군...
자영 : (멍하니 서있는)
승재 : 널 싫어하는 게 안 느껴지니? 남이 봐도 금방 알 정돈데, 그 천대를 받으면서까지 그 친구를 계속 만나고 싶어?
자영 : (휙 승재 본다. 원망스러운 눈길)
S#26. 신희집 마당 (새벽)
툭! 하고 마당으로 떨어지는 신문.
S#27. 자영집 거실 (아침)
식탁에 앉아있는 자영 부와 자영.
엄마, 찌개를 갖다놓는다.
자영모 : 영철아, 빨리 나와! 밥 먹자.
자영부 : 자영인 왜 이렇게 힘이 없냐? 요새 무슨 일 있어?
자영 : 아뇨. (웃어 보인다)
영철, 화장실에서 신문 들고 나온다.
영철, 신문 자영에게 주며.
영철 : 자영아, 여기 신문에 그거 났더라.
자영 : 뭐?
영철 : 동시통역사 책 소개 광고던데.
자영 : (건성으로) 응...
자영, 무심코 신문을 보다가 놀라 눈이 커진다.
깜짝 놀라는 자영. 귀퉁이에 조그만 박스기사로 '재벌2세 폭행기소' 라 쓰여진 기사.
놀란 눈으로 기사를 읽어보는 자영. 현우에게 내가 피해만 주는구나... 하는 서글픔.
S#28. 신희집 거실 (아침)
이의원과 신희모, 준엽, 신희, 식사를 마치고 차 마시고 있다.
정희, 놀라서 신문 들고 주방에서 온다.
정희 : 언니, 이거 봐. 이거 현우오빠 기사 아냐? 현우오빠가 폭행으로 고소 당했나봐.
모두, 무슨 일인가? 정희 쳐다보고
신희, 신문 보고 깜짝 놀란다.
이의원 : 그게 뭔 소리냐?
신희모 : 어디? (신문 읽는) 재성그룹 회장 외아들 정모군은 지난 밤 25일 여자친구를 둘러싼 시비 끝에
여자친구의 전 애인 박모씨를 때려 코뼈가 부러지는등 전치 6주의 중상을 입혔다...세상에 이게 웬일이야?
준엽 : (놀라고)
정희 : 난리두 아니네... 여자친구?... (하다가 입 딱 다무는)
신희모 : 얘, 이거 정말 현우 얘기 맞니?
이의원 : 흠... 그 녀석 쓸만한 줄 알았더니... 쯧쯧...
신희 : (무심코 변명하는) 이게 뭐 현우오빠 잘못인가? 다 자영이...
이의원 : 뭐?
신희 : 아, 아니예요.
준엽 : (큰일났구나, 걱정스러운)...
S#29. 현우집 거실 (아침)
탁자에 놓인 신문. 현우부모, 표정 굳어있고 비서실장, 면목없다는 듯 앉아있다.
실장 : 죄송합니다. 최변호사가 줄을 좀 댈려고 했는데 신문에 먼저 나는 바람에 검찰쪽에서도 손을 써 주기가 좀 힘들게 됐습니다.
그리고 기자들이 계속 물고 늘어지고 있어서 인맥을 통해 빼는 일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
현우부 : 그 피해자란 친군 왜 계속 합의를 안한다는 건가?
실장 : ...그게... 그 여자문제로 버티는 거 같습니다...
현우모 : 세상에... 그럼 이제 어떻게 되는거예요?
실장 :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하기 전에 피해자를 계속 설득해 봐야죠.
현우모 : (골치 아프다는 듯) 아휴....
현우부 : 구속영장? 합의금 넉넉히 줘서라도 빨리 합의하도록 하게. 영장 신청까지 가면 기자들이 또 가만 있겠나?
이게 무슨 망신이야...
실장 : 예, 제가 다시 한번 만나보겠습니다.
S#30. 까페
승재와 마주 앉아있는 신희.
신희, 신문을 테이블에 탁 놓으며.
신희 : 이렇게까지, 좀 심한거 아녜요?
승재 : 이거 땜에 아침부터 만나잔 거야?... 그리구 심하다니? 두 사람, 갈라놔 달라며.
신희 : 현우오빠한테 피해 가면 안된다구요. 댁같은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현우오빠네 정도면 체면이 얼마나 중요한 건데
이런 망신을 시켜요!
승재 : 이신희한테 그런 인간적인 면도 있었나?
신희 : 박승재씨가 자영이 때문에 합의 안하고 있다는 걸로 현우오빠네 집에서 아는 걸로 충분한데,
더구나 어제 그쪽 만나는 현장도 들켰고...
승재 : 뭘 모르는군? 그 둘, 어지간해선 떨어지지 않아. 소문 안난 고소 정도로는 어림없어.
풀려 나오고 나서 아무리 부모가 반대해도 둘이 계속 만나면 그 땐 어쩔건데?
신희 : (듣고 보니 그렇고)
승재 : (신문 드는) 목적을 이루는데 수단은 별로 중요하지 않아.
(E) : 신희 핸드폰벨
신희 : (받는) 여보세요... (몸 곧추세우는) 어머니!... 네? 자영이 전화번호요? (승재 보고)
승재 : (거 봐라, 빙긋이 웃는)
S#31. 자영집 거실
자영모, 거실 닦고 있는데 자영, 심란한 얼굴로 가방 들고 방에서 나온다.
자영모 : 오늘은 왜 이렇게 늦게 나가냐?
자영 : ...다녀올께요... (현관으로 가는데)
E : (전화벨)
자영모 : (받는) 여보세요?... 네, 맞는데요... (이상한) 누구신데요?
자영 : (막 신발 신고 나가려는데)
자영모 : 얘, 자영아. 니 전화다, 누군지 그냥 바꾸래는데?
자영 : (다시 들어와 전화 받는) 여보세요?... (덜컥하는)
현우모(F) : 나 현우 엄마되는 사람이예요.
자영 : (긴장해) 네... 안녕하세요.
현우모(F) : 잠깐 만났으면 하는데... 지금 시간 어때요?
자영 : 네, 괜찮습니다... 네... (전화 끊는다)
엄마 : 얘, 대체 누군데 그렇게 바짝 얼어서 전화를 받니?
자영 : 응... 아녜요...
S#32. 신희집 앞
불안한 얼굴로 나오는 자영, 기운없이 걸어간다.
S#33. 호텔 외경
S#34. 호텔 커피숍
자영, 잔뜩 긴장한 얼굴로 현우모와 마주앉아 얘기하고 있다.
현우모, 웃음기 없는 얼굴로 자영 똑바로 본다.
현우모 : 우리... (어제 보긴했지만) 초면이나 마찬가지죠?
자영 : 저, 어젠...
현우모 : 아, 어제?... 그건 아가씨 사생활이니까 나한테 변명할 필요까진 없어요. 내가 그런 얘기 들을 입장도 아니도.
자영 : (말문 막히고) ...
현우모 : 신희한테서 똑똑하고 야무진 아가씨라는 얘기 들었어요. 이런 얘기... 현우가 진작에 현명하게 처신만 했어도
이렇게 아가씨 만날일은 없었을 텐데, 어쨌든 나중에 더 큰 상처받는 거보단 지금이 낫겠다 싶어서 만나자고 했어요.
자영 : (무슨 뜻인지 안다, 절망스런) ...
현우모 : 우리 현우... 좋아하나요?
자영 : 네...
현우모 : 진작에 현우한테 몇번씩이나 부모로서 우리 입장 얘길 했어요.
자영 : (짐작되는) ...
현우모 : 현우나 아가씨, 두 사람 감정도 중요하겠지만 결혼은, 특히 우리처럼 사업하는 집안에서 결혼은 절대로 당사자 둘만의
결합이 될 수 없거든. 유학갈 때 우리 현우하고 여러모로 맞는 여자하고 짝 맞춰서 보낼 생각이었는데...
일이 이 지경이 됐군요. 신문... 봤겠죠?
자영 : 네...
현우모 : 어제 두 사람 보니까 피해자가 왜 합의를 안해 주는지 이해가 가더군요.
자영 : 그건...
현우모 : 우리 현우 좋아하는게 진심이라면 아가씨가 어떻게 하는게 현우한테 좋은건지 생각해 줬음 좋겠네요.
아직 젊고 순수할때라 현우는 이런 에미 마음 이해 못하겠지만... 안되는 일이 있는 법이거든요.
자영 : (무슨 말인지 안다) ...
현우모 : 내 말... 무슨 뜻인지 알겠어요?
자영 : (알지만 대답 못하고)
현우모 : 똑똑한 아가씨니까... 현우, 지 갈길 잘 가도록 도와줄거라고 믿어요.
자영 : (너무 아프고) 예...
현우모 : 뒤에 가서 현우한테 딴 소리 할거면, 아예 지금 내 앞에서 얘기하구.
자영 : ...아닙니다. ... 다시는 만나지 않겠습니다...
현우모 : 그럼 그렇게 알고 갈께요. (먼저 일어선다)
자영, 겨우 일어섰다가 다시 스르르 앉는다. 주르르 흘러내리는 눈물.
S#35. 한강 고수부지 정도
자영, 추운 줄도 모르고 생각에 잠겨 앉아있다.
이윽고 결심한 듯 일어나서 공중전화 부스로 가는 자영.
S#36. 공중전화 부스
전화 거는 자영.
자영 : 나 이자영이예요. 할 얘기가 있어요.
S#37. 까페
승재와 마주앉아 있는 자영.
승재, 자영이 먼저 말 꺼내기 기다리고 있다.
자영, 목구멍까지 치미는 울음 누르며 마음 다지고 있고.
승재 : 할 얘기가 뭐야?
자영 : ...현우씨하고 헤어질 거예요. 그러니까 고소 취하해요.
승재 : ...정말이야?
자영 : (똑바로 승재 보는) 거짓말 아니니까 영장 신청하기 전에 합의하라구요!
승재 : ...
S#38. 다른 까페
비서실장에게 두툼한 돈봉투 받는 승재.
승재, 만족한 미소 지으며 봉투 넣는다.
S#39. 6부 씬 60의 실내 스케이트 장
(혹은 다른 추억의 장소로)
스케이트 타는 사람들로 북적이는 스케이트 장.
자영, 혼자 앉아서 사람들 보고 있다. 사람들 속에서 현우를 찾는 듯 둘러보지만...
S#40. 캠퍼스 일각
게시판 앞. 도우미 선발 1차 합격자 발표 명단 붙어있다.
신희, 그 명단에서 자기 이름 발견하고 좋아서 활짝 웃고.
S#41. 버스 안
사람들 틈에 섞여서 서있는 자영. 손잡이 잡은채 이리 흔들 저리 흔들하며 멍하니 서 있다.
S#42. 경찰서 앞
경찰서에서 나오는 현우. 새삼스러운 듯 공기를 한번 들여 마시고 주위를 둘러본다.
앞에 비서실장 차를 대기하고 서있다.
현우, 차에 탄다.
S#43. 거리 + 차 안
달리는 차안.
현우 : 실장님! 저 핸드폰 좀 빌려주시겠어요?
실장 : 여기! (핸드폰 준다)
현우 : (버튼을 누른다. 자영에게 삐삐 메세지를 남기는) 자영아, 나야.
S#44. 거리 일각 공중전화 부스
전화로 메세지 듣고 있는 자영.
현우(F) : 나 방금 나왔다. 지금 집에 가는 길인데 너 걱정할까봐 전화했어. 이따가 다시 연락할께.
자영, 힘없이 수화기를 내려놓는다. 울음을 애써 누르며 부스 나오는 자영.
S#45. 까페
승재와 마주 앉아있는 신희.
승재 : 이젠 그쪽에서 약속을 지킬 차례야. (봉투내밀며) 내 이력서, 성적 증명서, 최종 학력 증명서, 자기소개서. 다 들었어.
신희 : 좋아요. 나도 약속을 지키죠.
승재 : 되도록 빨리 출근했으면 좋겠어.
신희 : 알았어요.
승재 : 이젠 자영이랑 끝났으니 그 사람은 신희한테 오게 되나?
신희 : 오게 되겠죠.
승재 : 자영이한테 이겼군.
S#46. 신희집 안방 (저녁)
신희모, 얼굴 찌푸리고 승재의 이력서를 보고 있다. 자기소개서, 대학 성적증명서등도 같이 딸려있고.
신희 : 엄마 힘으로도 아빠 회사에 자리 하나쯤은 만들어 줄 수 있잖아.
신희모 : 글쎄 니가 왜 잘 알지도 못하는 애 취직까지 신경을 써야 돼?
신희 : 그럴일이 있어, 내가 신세를 졌단말야. 꼭 좀 해줘, 응?
신희모 : 너 얘랑 어떤 사이야?
신희 : (끔찍하다는듯) 엄마! 내 눈이 이렇게 낮은줄 알어? 난 현우오빠 밖에 없다는거 잘 알면서 무슨 소리야?
신희모 : 너 이걸루 또 한번 탈나면 그땐 아버지한테 나까지 끝장나는 거야.
신희 : 그런 일 없으니까 좀 도와줘 엄마..
S#47. 현우방 (밤)
수화기 들고 있는 현우. 신호는 가는데 받지 않는다.
현우 : (삐삐에 메세지 남긴다. 초조한) 자영아 나야, 내 메시지 못 들었어? 왜 하루종일 연락이 안 되니?
메세지 확인하면 바로 전화해라, 기다린다.
현우, 전화를 끊는데 노크 소리나고 가정부 문연다.
가정부 : 회장님 들어오셨어요. 좀 내려오래요.
S#48. 현우집 거실 (밤)
정회장 부부 앞에 앉아있는 현우.
현우 : 아버지 어머니께 걱정 끼쳐드려서 죄송합니다.
현우부 : 내 여태 널 그렇게 안 봤는데, 어떻게 여자 때문에 주먹질을 하냐?
현우 : 두분이 오해를 하고 계신것 같은데 자영이랑은 상관없는 일입니다.
현우모 : 이런 망신을 당하고도 그 애 편을 드니?
현우부 : 젊은 혈기에 한번은 그럴수 있지, 하지만 두 번 실수는 안된다.
현우 : 예.
현우부 : 내 니 어머니한테 대강 얘기 들었다... 빨리 정리하거라.
현우 : ...그럴수 없습니다.
현우부 : (현우 반응이 의외란 듯) 뭐?
현우모 : 현우야, 너 예전엔 이러지 않았다. 아버지 말씀에 한번도 싫단 적이 없었는데 그 애 만나면서부터 달라졌어.
현우 : 그동안은 부모님 뜻을 거스를만큼 중요한 일이 없었던 것 뿐입니다.
현우모 : 그게 무슨 말이니, 너? 너 기어이 고집을 피우겠단 말이야?
현우 : 제가 사랑하는 여자하고 결혼하고 싶다는 뜻이예요.
현우모 : 어쨌든 걔는 안돼. 니 인생에 해만 되는 아이야. 신희하고 결혼해서 유학가거라, 그게 우리 뜻이야.
현우 : (일어서며) 지금까지 부모님 뜻 거스른 적 한번도 없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아닙니다. 저, 자영이하고 유학가겠습니다.
현우모 : (일어선다. 현우의 따귀를 맵게 갈긴다)
현우부 : (놀라 쳐다보고)
현우 : 저 자영이 사랑합니다. 두분이 절 이해해주세요. (휙 방으로 올라가는)
현우모 : ...(분노로 치가 떨리고)
S#49. 진태 빌라 거실 (밤)
진태모, 난처한 표정이고
자영, 무슨 일인가 기다리고 있다.
진태모 : 저... 선생님한테 참 죄송한데요... 애들 공부 오늘까지만 봐주시는 걸루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자영 : (의외) 네?
진태모 : ...사정이 그렇게 됐습니다.
자영 : (알겠다) 네... 알겠습니다.
S#50. 진태 빌라 앞 (밤)
축져진 표정으로 걸어나오는 자영.
암울한 표정의 자영. 고개 숙인 채 걷고 있다.
S#51. 버스 정류장 (밤)
정류장에 서 있는 자영. 버스 한 대 온다.
버스 지나가면 여전히 그 자리에 서있는 자영.
S#52. 신희집 앞 (밤)
자영, 기운 없이 걸어온다.
차안에서 자영 기다리던 현우, 차에서 내린다.
자영, 덜컥하는 얼굴로 보고.
S#53. 공원 (밤)
마주 서있는 현우와 자영.
자영, 어떻게 말을 꺼내나... 마음 다지느라 딴데 보고 있다.
현우 : 내 삐삐 못 받았어?
자영 : (담담히) 받았어요.
현우 : 근데 뭐 이러냐? 난 너한테 제일 먼저 연락하고 기다렸는데.
자영 : 합의 돼서... 잘 됐네요.
현우 : (뭔가 이상한) 왜 전화 안했니? 너, 무슨 일 있었어?
자영 : 과외 가고 바빠서 내일 연락할려고 했어요, 할 얘기도 있고...
현우 : 할 얘기?
자영 : (애써 담담히) 나 그 동안 생각 많이 했어요. 나, 현우씨... 그리고 박승재, 그 사람에 대해서.
현우 : (무슨 얘길 하는건가) ?
자영 : 현우씨 만나고 있을 땐 잘 몰랐는데... 아니다, 사실 속으론 많이 흔들렸어. 그 사람 다시 만난 이후로 내가 그 사람을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었구나. 마음에 담아두고 있었구나... 깨달았어요. 그래서 그 사람 만난 이후로 현우시 볼때마다
나 많이 힘들었어요.
현우 : (황당한) 너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거야?
자영 : (똑바로 현우 보는) 무슨 말이냐... 하면, 헤어지자는 말을 하는 거예요.
현우 : 뭐?
자영 : 박승재씨하구... 다시 시작하고 싶어요.
현우 : (믿을수 없다는 얼굴이고)
자영 : 다시 시작하고 싶어요, 그 사람하구.
현우 : 너?... 무슨 일이야? 뭐 때문이야, 신희? 아니, 혹시 우리 어머니라두 만났니?
자영 : 아뇨, 뭐 때문도 누구 때문도 아니예요, 내 마음이 그래요.
현우 : 나보고 그 말을 믿으란 얘기야? 내가 그 말을 믿을거 같니? 우리 부모님 때문이라면 자영아, 그럴 필요 없어.
부모님 반대, 나 이겨낼 수 있어. 넌 그냥 나만 믿어, 나만 믿고 기다리면 돼!
자영 : 부모님 때문이 아니예요.
현우 : 자영아!
자영 : 우리는 서로 환경도 너무 틀리고 장애가 너무 많아요. 그게 옛날부터 늘 마음에 걸렸어. 마음에 걸리면서도
한편으론 현우씨의 그런 조건이 좋았는지도 모르지... 근데 박승재, 그사람은... 나만큼 가난하고... (더 얘기할게 없다)
우린 비슷한게 참 많아요. 같이 있으면 마음이 편해요.
현우 : 나하구 있을 때... 불편했니?
자영 : (끄덕이며) 어느 정도는.
현우 : 거짓말이야.
자영 : (웃으려 애쓰는) 아니? 나 그 사람한테 돌아가고 싶어요. 그러니까 날 놔줘요, 헤어져요 우리.
현우 : (자영 끌어안는) 거짓말하지 마, 자영아. 너 왜 이래?
자영 : (뿌리치며) 진심이예요. 그러니까 이젠 이렇게 찾아오지 마, 전화도 말구요. (휙 돌아서 뛰어가고)
현우, 생각지도 않았던 상황 앞에서 멍하니 서있다.
그런 현우를 뒤에 두고 뛰어가는 자영, 눈물이 차오른다.
S#54. 자영방 (밤)
누워서 흐느끼는 자영.
S#55. 거리 + 현우 차안 (밤)
믿을수 없다는 기분으로 운전하는 현우, 갑자기 길가 편에 차를 끽 세운다.
차에서 내린 현우, 혼란스러운 마음으로 하늘을 본다. 아무리 생각해도 아니다 싶은 현우.
S#56. 신희방 (밤)
편안한 표정으로 잠들어있는 신희.
S#57. 캠퍼스 전경 (다른 날)
S#58. 도우미 선발 대회장
앞의 심사위원들이 질문도 하고 대답을 듣고 하는 시간. 한 사람씩 앞에 서있다.
신희 : 신방과 2학년 이신희입니다. 마음껏 질문해 주십시오. 성실하게 대답해 드리겠습니다.
심사위원석의 한 학생, 질문한다.
학생1 : 출전 자격이 평점 3.0이상인데 제출한 성적증명서를 보니까 3.0이 안되네요?
신희 : 아... 저는 외모의 평점이 3.0 이상이어야하는 걸로 알고 자신있게 원서를 냈습니다.....죄송합니다.
학생2 : 왜 홍보도우미가 되고 싶으십니까?
신희 : ...이제껏 다른 누구와 비교해서 특별히 잘하는 게 없어섭니다. 뭔가 나만이 할수 있는 일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물론 학교 홍보를 위해서 최선을 다할 자신도 있습니다.
미자, 신나서 크게 짝짝짝 박수치며 웃는다.
S#59. 캠퍼스 일각
건물 앞에서 자영 기다리는 현우.
자영, 나오다가 현우 본다.
현우, 싸늘히 외면하고 가는 자영 붙잡지만 자영, 뿌리치고 간다.
S#60. 도우미 선발 대회장
학생들 속에 섞여 발표 기다리는 신희, 미자... 사회자, 단상으로 나온다.
사회자 : 발표하겠습니다. 남학생 한 명, 여학생 한 명입니다.
신희 : (긴장하고)
미자 : (손수건을 물어뜯으며 침을 꿀꺽 삼키는)
사회자 : 법학과 3학년 민선기! 신문방송학과 2학년 이신희!
신희 : 우와...!
신희, 미자와 껴안고 펄펄 뛴다.
S#61. 자영 강의실 앞
현우, 나오는 학생들에게 묻는다.
현우 : 자영이 오늘 수업 안나왔습니까?
학생 : 네...요즘 수업에 잘 안 들어와요.
현우 : (우울한 얼굴로 돌아서고)
S#62. 신희집 외경 (오후)
S#63. 자영방 (오후)
자영, 맥없이 옆으로 쪼그리고 누워있다.
책상 위에서 울리는 삐삐. 자영, 그대로 돌아눕는다.
계속 울리는 삐삐 소리 들으며 눈물 흘리는 자영.
자영모(E) : 아이구, 이게 누구야?
은실(E) : 안녕하세요, 어머니?
자영모(E) : 자영아! 나와봐, 은실이 왔다, 은실이!
S#64. 자영집 거실 (오후)
자영모와 은실, 영철, 자영, 반찬통들 앞에 놓고 마주앉아있다.
자영모, 손으로 하나 하나 집어 먹어본다.
은실, 자꾸만 머리를 만지며 영철을 힐끔거린다.
자영모 : 어쩜 어머니 손맛은 그대로시니. 너두 중학교랑 똑같다.... 하나도 안 변했다, 얘.
은실 : 에이...그때보단 이뻐졌죠. 그치 오빠?
영철 : 거기서 거기지 뭘.
자영 : (힘없는 표정) 연락이라도 하고 오지.
은실 : 엄마가 니네 반찬 좀 갖다주라 그러셨거든. 너 본지두 오래됐구 그래서 오늘 병원 야간 실습 나가는 김에 들른거야.
나 금방 가야돼.
자영모 : 손도 야물딱지고 식성두 좋고 아플때 치료도 할줄 알고...얘, 너 아주 일등 며느리감이다.
은실 : 저두 그렇게 생각해요 어머니. 근데 영철오빤 왜 아직 장가 안갔어?
자영모 : 아이구 얘! 영철이 나이가 몇인데 벌써 장갈 가? 아직 한참 일할 때구만.
영철 : 아유 알았어요. 장사 밑천두 있으니까 열심히 돈 벌어서 어머니 호강 다 시켜드린 다음에 장가갈께요.
은실 : 장사? 오빠 장사할려구?
영철 : 어, 지금 가게 자리 알아보고 있다.
은실 : 장사하면 우리 엄만데? 오빠, 언제 우리 엄마한테 현장실습 한판 받아라.
자영모 : 얘, 그거 좋은 생각이다.
E : (전화벨)
자영 : (얼른) 남자면 나 없다 그래, 엄마.
은실 : ?
자영모 : (전화 받는) 여보세요?... 자영이요? (자영 보고) 자영이 지금 없는데요, 글세 모르겠네, 어딜 갔는지... 예...
(끊고) 대체 뭔일이길래 남자 전화면 없다 그러래?
영철 : 싸웠냐? 너 싸웠구나?
자영 : ...
은실 : (이상하고)
S#65. 신희집 거실 (저녁)
이의원, 신희모, 신희, 정희, 과일 먹으며 얘기 중이다.
신희모 : (좋아서) 그래, 인물은 니가 나 닮았어 어따 내놔도 안 빠지지.
정희 : 언니네 학교에 인물도 되게 없나부다. 어떻게 언니가 뽑히냐?
신희 : 기집애가? 야, 내가 뽑힐만 하니까 뽑혔지, 경쟁률이 얼마였는지 알어?
정희 : 피...
이의원 : 요샌 별게 다 있구만. 어쨌든 애썼다.
신희 : (오랜만에 듣는 아버지 칭찬에 눈이 둥그래지고)
이의원 : 학교를 알리는 거라니까 공부에도 더 신경 쓰고.
신희 : (기분 좋은) 네.
신희, 자영과 현우도 끝나고 도우미로도 뽑히고... 기쁨이 두 배. 날아갈듯 기쁘다.
S#66. 자영 동네 버스 정류장 (저녁)
자영, 은실 배웅하러 서있다.
은실 : 근데 너 정말 무슨 일 있지? 내 눈은 못 속인다. 뭐야, 그 킹카하고 진짜 싸웠냐?
자영 : ...
은실 : 아유 그래, 말하기 싫을 땐 묻는 사람이 얄밉지...
자영 : 은실아...
은실 : 어?
자영 : (서글픈) 난 왜 이렇게 줄게 없을까... 너 그거 아니? 줄게 아무 것도 없으면... 정말 갖고 싶은 것도 못 갖는다...
은실 : (어리둥절하고)
S#67. 도로 + 현우 차안 (저녁)
현우, 달리는 차안에서 핸드폰으로 메시지 남기고 있다. 단단히 결심한 얼굴.
현우 : 자영아, 나 지금 니 집으로 가는 길이야. 20분 후면 가니까 이거 듣는대로 집 앞으로 나와. 안 나오면 집으로 직접 찾아간다.
S#68. 자영방 (저녁)
현우가 남긴 메시지 듣는 자영, 수화기 내려놓는다.
어떡하나... 생각하다 다시 수화기 들어 전화 건다.
자영 : 여보세요?... 이자영이예요. 할 얘기가 있는데 지금 우리 집 앞으로 좀 와 줄래요?
S#69. 승재집 마당 (저녁)
갸웃하며 핸드폰 끊는 승재.
S#70. 신희집 앞 (저녁)
승재, 서성이고 있는데 자영, 집에서 나온다.
자영 : (물끄러미 승재 보고)
승재 : (얼버무리는) ...잘 지냈어? 그렇잖아도 너 걱정돼서 전화할려고 그랬는데...
자영 : 바라는 대로 돼서 속이 시원해요?
승재 : (피식 웃는다) 너, 생각보다 어리석은 데가 있어. 니가 그 친구한테 어울린다고 생각했니?
자영 : ...
승재 : 근데 무슨 일로 전화했니?
자영 : ...무슨 일 있어야만 전화할 수 있나요?
저만치 서행으로 오는 현우차 보인다.
자영, 힐끗 다가오는 현우차 보고 승재는 못본 상태.
S#71. 현우차 안 (저녁)
운전하고 오던 현우, 신희집 앞에 서서 뭔가 얘기를 나누고 있는 자영과 승재 본다.
현우, 긴장해서 바라보는데 갑자기 포옹하는 자영과 승재.
현우, 놀라서 차 세우고 본다. 아주 가까운 사이처럼 깊게 껴안고 서있는 두 사람을
믿을수 없다는 표정으로 지켜보던 현우의 얼굴이 서서히 굳어진다.
정말이었구나... 이윽고 거칠게 차 돌리는 현우. 그런 현우의 굳은 얼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