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원의 왕 도제> 코지마 마사유키 감독, 애니, 일본 중국, 90분,2011년
티벳의 개 이야기이다. 이야기만으로 보면 그냥 볼만한 평범한 애니메이션으로 불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안에 담긴 문화적인 맥락을 떠올리면 참으로 가치 있는 작품이다.
예전 티벳 여행을 할 때 나도 티벳개들을 본 적이 있다.
정말 만화처럼 털이 북실북실하고 덩치가 크다. 물론 목줄 따위는 없이 들판을 자유롭게 뛰어다닌다.
그래서 처음엔 약간 무서웠다.
수미산 코라를 할 때였다. 티벳 개 한 마리가 나타나 길 안내를 하듯 앞장을 서서 한 동안을 같이 걸었다.
그러더니 타루초가 있는 돌무더기 쯤 와서 작별을 했다.
너른 벌판에 녀석은 늑대처럼 울었다.
무슨 개가 컹컹 짖지 않고 뱃속부터 울려나는 깊은 울음을 저렇게 울까?
혹시 늑대와 개의 잡종인가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 애니메이션을 보니 그 개만 특이한 게 아니었다 싶다.
유목문화와 개는 참으로 친근하다. 자유롭게 사는 개들은 함부로 짖지도 않는다.
오수의 주인을 살린 개 이야기도 있지만, 도제의 이야기 또한 감동적이다.
몇만년이나 사람과 개는 저렇게 가깝게 지냈을 것이다.
동물과 사람의 우정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오륜에서에 부자유친, 부부유별, 붕우유신을 나는 좋아한다.
여기서 제시된 덕목은 우리가 소홀히 하기 쉬운 것들이기에 강조하는 것이다.
아버지는 자식을 친하게 사랑으로 대해야 하고,
부부는 너무나 가까우므로 오히려 서로 존중할 줄 알아야 하고,
친구간에는 항상 신뢰와 믿음의 관계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도덕이 자본에 밀려나는 시대에 관계를 나타내는 유교의 덕목이 새롭게 느껴진다.
= 시놉시스 =
황금사자개 ‘도제’가 선사하는 금빛 전설이 시작된다!
초원에서 살게 된 철부지 도시소년 '텐진'. 음식은 맛없고
양치기는 어렵고 아빠는 늘 자기 맘대로다.
재미있는 일이 하나도 없는 '텐진' 앞에 우연히 사자개 ‘도제’가 나타나고 ‘텐진’과 ‘도제’는 둘도
없는 친구가 된다.
어느 날, 초원 전체를 위협하는 사건이 일어나고 겁에 질린 사람들은 점점 도제를 의심하는데…
과연 텐진과 도제는
사건의 비밀을 밝혀내고 정체불명의 적에 맞서
위기에 빠진 초원을 지켜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