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제주 김녕 성세기해변 구좌생활체육회관,09시30분
기록 풀/4:08:12(배번 4015) 순위 35/72위,60대 3위
박미애 10k/1:25:27,60대 3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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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k구간/27:48/0:27:48 (5:36)
강한 바람에 한기가 스며드는 가운데 출발 축포가 터진다.
하프와 풀을 같이 출발시켜서 나름 달리는데도 하프주자들 때문에 속도가늠이
어렵다.
10k구간/27:22/0:55:09(5:28)
처음 10k 구간까지는 저속으로 달리다가 충분히 워밍업이 된 다음에 5분40초
페이스로 달리는 것이 이번 대회의 키 포인트인데 소변 2회로 4분을 소비
했슴에도 빨라도 너무 빠르다.
20k구간/57:25/1:52:35(5:44)
10k 구간을 지나면서 하프주자들이 빠지고 풀코스주자로 주로가 정리되고
내 페이스도 제 자리를 찾아간다.
바람은 왼쪽면에서도 들이치고 뒷쪽에서도 등을 떠다민다.강한 바람이라 그런지
달리기에 별로 도움이 드는 느낌은 안 들었지만 냉정히 생각했어야 하는데 내 실력
으로 뛰는 것 같은 건방끼가 여지없이 발동한다.
이지역 주자들이 조언을 하는데 갈때는 약한 내리막이고 돌아 올때는 약한 오르막
이라고 한다.
30k구간 /58:32/2:59:07(5:51)
역시 뒷심 부족을 절감한다.
역전되어 바람의 방향이 정면으로 바뀌고 몸이 느끼는 저항감이 만만치 않다.
피니시 까지 돌아 갈 일이 꿈만 같다.그렇게 심쿵하던 풍광이 점차 눈에서
멀어지고 하체근육도 묵직해 온다.
F/1:17:05/4:08:12(6:25)
피니시구간이다.투지도 살아나고 기분도 업 되지만 몸은 마음과 같지않다.
그렇지만 5k 구간에서 나를 추월해 갔고,10k 구간에서 나와 각축을 벌이던
주자들은 10k 이후 부터는 한사람도 나를 추월하지 못했고 20k 이후는
모두 내가 추월을 하고 있고 지금도 ~ing다.전년도 대회에서는 연대별 3위가
4시간03분인데 이번 대회에서는 강풍으로 이보다는 기록이 저조할 것 같다.
그래도 그렇지 4시간8분은 좀 그렇다.또한 이기록은 불과 2주일 앞으로 다가온
춘마의 전망을 어둡게 한다.
결혼 40주년이 되었다.24살의 앳된 가시나가 28살의 혈기방장한 내게
시집와서 딸 둘 낳아 시집 보내고도 15년이 흘렀으니 옛날 같으면 파파 할머니와
할아버지다.이제 어언 70대을 앞두고 건강하게 제주도까지 마라톤대회와 트래킹을
겸한 마라닉여행을 오게 되었으니 감회도 새롭고 모든 면에서 감사하며 살 일이다.
어제 비행기에서 내려 대회장까지 오는 버스 안에서 어떤 분의 안내로
숙박업소도 수월하게 잡고 이동네에서는 아침식사를 할 수있는 식당이
없어 난감하던 차에 이분이 자기 집에 초대하여 아침을 차려 주신다.
필리핀출신 부인과 결혼 8년차인 이분은 아침 일찍 일 나가면서도 우리의
달리기대회 참가를 위하여 많은 신경을 써 주신다.메뉴는 김치찌게인데
음식솜씨가 만만치 않다.식사비를 드리려고 했으나 신랑에게서 무슨 말을
들었는지 한사코 손사례를 치는 바람에 억지로 꼬마들 고사리 손을 빌려야 했다.
어젯 밤에 광풍이 불면서 소나기까지 내리더니 아침에도 바람의 기세가 꺽이지 않는다.
대회장소인 김녕 성세기해변의 구좌생활체육공원은 올레길 19코스의 종착지이자
20코스의 시작점이기도 하다.2013.4.1일에 19코스 트래킹을 마치고 지금 이자리에
왔으니까 이코스 저코스를 돌고 돌아서 2년6개월만에 다시 온 것이다.
강한 바람에 대형아치가 기우뚱 거리며 심란할 것 같은데 오히려 대회 분위기는 아직
차분하다.
대회 참가비의 절반이 "아름다운 가게"를 통하여 소외계층에게 전달되고
기념품수령을 안하면 전액이 추가로 기부되는 좋은 취지의 대회다.
그래서 캐치프래이즈가 "아름다운 달리기"이다. 결혼기념일의 달리기에
안성맞춤이다.
핸폰카메라 렌즈에 이물질이 뭍어 있는지도 모르고 찍었더니 화면이 뿌였다.
마눌이 한달여를 담으로 고생하면서 체중이 2kg이나 줄었다.
그래도 정밀검사 결과 담 이외에 다른 이상이나 원인이 없다고
하니 마음이 한결 가볍다.
제주기상대에서 이동식 기상관측차량이 지원나왔다.
오전 9시 현재,17.1도이고 풍속은 서북서풍에 초속 5.7ms라고 한다.
강풍으로 이동식 천막은 모두 스탠드로 날아갔다.
원형 군무형태의 신나는 춤사위로 스트레칭을 대신한다.
오늘의 마라톤코스는 올레길 20코스 시작점인 김녕에서 올레 마지막 구간인 21코스의 일부인
종달해안도로 까지 갔다가 되돌아 오는 것이다.이곳은 원래부터 제주의 바람을 맞으러
가는 것으로 유명하여 풍력발전기가 즐비한데 오늘은 더욱 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제주의 아침바다는 그자체 만으로도 설레임이고 거대한 캔버스 위의 수채화다.
제주에서는 매년 두개의 대회가 봄과 가을에 열린다.
그중 한개가 2013.4.1일에 참가한 제주 MBC국제마라톤이고,나머지가 이번에 참가한
아름다운 제주국제마라톤이다. MBC제주마라톤은 서쪽의 한림항에서 열리는데 여기도
바람이 많이 불어 풍력발전기가 많이 설치되어있다.
눈이 보배다. 뛰면서도 볼것은 다 보인다.
전복요리가 유명한 집인 것 같다.주차된 차들이 엄청나다.
뛰고나서 택시타고 갔다가 헛탕만 쳤다. 왜냐구?
3시40분에 갔는데 주문이 엄청 밀려서 5시가 넘어서 주문을 받는데
언제 자리에 앉을 수 있는지는 모르겠다고~완죤히 손님이 을이다.
할 수없이 허기진 배를 움켜쥐고 고생끝에 성산항 현대식당에 도착.
올레꾼들이 즐겨 찾는 내가 아는 비장의 카드다.
그러나 아불싸~지금시각 4시15분.영업시간 4시까지인데 끝났다고한다.
할수없이 다시 투숙장소부터 물색하는 걸로.
성산포에서 가장 규모와 형식을 갖춘 호텔이다.
가격흥정을 잘하여 현찰 9만원에 절충.이정도 조건에서의 가격으로는 대박이다
방앞에 활모양의 해안선이 펼쳐지고 호텔 앞에는 해안선을 따라 나무데크의
산책로가 형성되어있다.
대회도 무사히 마치고 방도 정했으니 이제는 먹고 마시는 일만 남았다.
아쉬운 대로 아까 보았던 현대식당 옆의 식당으로 들어간다.
실제로 올레꾼들이 많이 가는 곳은 현대식당인데 이집이 원조인 것처럼
간판을 달아 놓았다.마음에는 안들지만 너무 배가 고파서 이것저것
따질 처지가 아니다.회덮밥과 갈치조림을 주문.
음식은 나왔지만 나의 오랜 절친 미쓰올래와 카스군에게 먼저 손인사가 건네진다.
"니가 올래 내가 올래?"당근~ 니가 올래지!
성산포에서는
남자가 여자보다
여자가 남자보다
바다에 가깝다
나는 내 말만 하고
바다는 제 말만 하며
술은 내가 마시는데
취하긴 바다가 취하고
성산포에서는
바다가 술에 더 약하다
술에 취한 바다/이생진
회덮밥에서 술안주에 좋은 고등어회를 먼저 골라낸다.
밥 반찬 보다 술안주가 먼저 잖아~
빵이 맛있는 베이커리 카페 "커피 코지"에서의 폭풍흡입으로
오늘 하루는 또 마무리된다.
(끝)
첫댓글 멋진 여행 멋진 달리기 대단히 멋집니다. 두루두루 축하합니다.
네 선배님 감사합니다.어제 못 나갔습니다.
피로가 한꺼번에 몰려와서리~죄송.
세상에~요즈음 세상에 처음보는 사람인데, 자기집에서 아침밥을 제공하는 분을 만났다니
福이십니다. 완주 축하 하고....
나도 제주마라톤에서 비바람 강풍으로 대회가 중단지경에 이르고 본부를 파해, 힘들게 완주증을 받은 일이 있었지요.
그때 집사람과 둘이 말고기집엘 갔었는데...
그랬었군요.제주마라톤이 열리는 한림이나 김녕은 둘다 바람이 아주 강한 곳인가봐요.
같은 시간에 표선쪽 가시리오름에서 100k 트레일런에 참가한 일행들이 있었는데 그쪽은
바람이 이렇게 쎄게 불지 않았다고 합니다.말고기는 아직은 앤티인 마눌을 설득하기 쉽지 않네요.
항상 정부부의 여행은 보는 이를 즐겁게 합니다. 영원하시길~~~
그런데 침대는 왜 두개 ?
밖에서는 서로 편하게 떨어져 잡니다.내외 하느라구~ㅋ ㅋ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