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1세의 ㅇㅇ양 전체적으로 여드름이 만발하여 '지루성 피부'라는 진단을 받고 찾아온 대학생이다.
나름대로 이 병원 저 병원 다니며 치료를 열심히 받았지만 자꾸 재발하는 증세 때문에 찾아온 경우였다.
그녀의 얼굴은 유독 빛이 붉었다.
거기에다 전체적으로 툭툭 터지는 듯한 화농성 여드름이 많았다.
이 여드름의 역사는 중학교 때부터 시작되었는데 대학에 들어와서 부쩍심해졌다고 했다.
"대학에 들어갔으니 즐거운 일들이 많을 텐데,왜 여드름이 심해졌나요?"
"예?그냥 좀......"
내 질문에 그녀는 벌써 또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말을 하기도 전에 머릿속에 뭔가 안 좋은 일들이 떠오르는 모양이었다.
생각만으로도 얼굴이 붉어지는 건 분명 문제가 있었다.빨간얼굴
성격이 급해서 흥분을 잘하는 사람 일수록 여드름환자가 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그녀를 진찰한 결과 예상대로'소양인 상열증'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소양인은 사상체질 중에서도 열이 많은 체질이다.
그래서 화기가 유난히 얼굴로 올라가기 쉬운 체질이기도 하다
이런 특징 때문에 가슴의 열이 얼굴로 치받아 올라가 여드름으로 튀어나오는 것이 상열증 타입의 여드름이다.
"대학생활에 대한 기대를 많이 했는데,막상 들어가보니 적응해야 할 일들이 많더라구요.생각만큼 자유롭기만 한 것도 아니고......"
그녀는 적극적인 사고와 타고난 사교성으로 인간관계가 폭넓은 편이었다. 안면홍조치료약
하지만 약간 다혈질이라서 화가 나는 일이 있으면 급세 가슴의 열이 얼굴로 올라가게 되고,이 열때문에 얼굴이 붉어지는 것은 물론 여드름까지
심해지는 것이었다. 몸에 열이 많은 소양인의 특징 중 하나가 변비다.
냄비에 국을 끓인다고 상상해보자.
계속 열을 가하다 보면 어느새 물이 다 말라 없어져 음식물이 타들어가게 된다.
우리 몸도 그렇다.몸속에 지나치게 열이 많으면 적당한 수분을 함유해야 할 대변이 말라 딱딱하게 뭉치게 되는 것이다.
우선 위로 치솟는 열을 풀어주는 한약과 상열증을 다스리는 약침을 처방하고,한방에스테틱 여드름 프로그램을 병행하게 했다.
그리고 한 달간 여드름치료로 전신의 기혈 순환을 조절해주도록 했다.모세혈관확장증
열 때문에 쉽게 붉어지는 얼굴은 성질이 찬 한방팩으로 관리하게 했다.안면홍조병원
"원장님 이제 얼굴에서 느껴지는 열감이 좀 누그러지는 것 같아요.그리고 변을 보는 것도 많이 나아졌고요."
그녀는 거울을 볼 때마다 얼굴의 붉은 빛이 조금씩 사라지는 걸 느낀다고 했다.
치료 5주째 접어들었을 때에는 얼굴의 붉은 기운이 상당히 사그라들었고,변비는 확실히 사라졌다.
치료를 시작한 지 2개월이 지나 그녀는 다시 진료실 카메라 앞에 앉았다.
치료 전과 치료 후의 상태를 비교하기 위한 사진 촬영이었다.
"원장님 이젠 피부가 더 이상 번들거리지 않고 많이 보송보송해졌어요."
"여드름도 더 생기지 않고,많이 좋아졌군요"
"그런데 혹시 또 재발하지않을까요?"
그녀는 걱정스런 표정으로 물어왔다.
그동안 하도 재발의 고통을 겪어와서 인지 얼굴 상태가 좋아져도 마음을 놓지 못하는 것 같았다.사실 이런 질문을 들을 때마다 의사로서 참 난감하다.
피부를 좋은 상태로 유지하려면 몸 전체적인 건강 상태가 좋아야 한다.
한의학에서는 인체 내장 기관의 음약의 균형이 잘 맞을 때를 건강하다고 보고,그 균형이 깨졌을 때를 질병 상태로 본다.
질병을 치료한다는 것은 바로 그 깨어진 균형의 축을 회복시키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일시적으로 균형이 맞지 않을때 그 균형을 회복시켜주는 것은 의사의 몫이지만 그 균형이 다시 흔들리지 않게 노력하는 것은 몸의 주인인 환자
자신이 해야 할 일인것이다.
"ㅇㅇ양 같은 경우는 타고난 체질이 소양인이라 성격이 급하고 상열이 많습니다.
이 상열증 때문에 여드름도 생기고 얼굴에 붉은 빛도 도는 것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항상 열이 생기지 않도록 조심해야 해요.
기름진 음식을 너무 많이 먹으면 위장에 담음과 열이 쌓이니까 조심하시고,평소 서늘한 음식과
야채를 많이 먹어서 내장의 열을 식혀주는 것이 좋아요."그녀가 가장 신경써야 할 부분은 정서적인 안정과 차분함이다.
자꾸 화를 내다 보면 몸 속에 열이 생기고 그 열이 또 얼굴로 올라가 여드름을 꽃피우기 때문이다.
평소 화를 내지 않도록 마음을 가다듬는 태도가 무엇보다 필요한 것이었다.
그렇다고 화가 날때속으로 무조건 참기만 하는 것도 좋지 않다.
중요한 것은 마음을 화가 나기 이전 상태로 차분히 되돌리는 것이다.
그녀는 자신있게 대답을 하지 못하고 돌아갔다.
하지만 화를 내거나 정서적으로 흥분하는 것이 여드름을 악화시킨다는 사실을 알았으니 그녀는 적어도 마음 다스리는 일에 관심을 가질 것이었다.
마음 속에 유연한 대나무 한 그루를 키운다고 상상해보자.
바람이 불어오면 불어오는 대로 잠시 고개를 숙여주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면 그만이다.
누군가에게 화가 난다면 잠시 대나무를 떠올리며 삭이자.
무엇을 위해서?바로 내 얼굴 내 피부를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