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도시 부산은 한국 영화 촬영지의 보물창고다. 한국 영화가 사랑하는 부산의 풍광 앞에 서면 휴대전화 카메라로 찍어도, 그냥 영화다.
아홉산숲 부산 기장군 철마면 웅천리
'군도:민란의 시대'(2014)
하늘을 가릴 정도로 빽빽한 대숲이 이국적인 이곳은 부산 기장군의 아홉산숲이다. <군도: 민란의 시대>(2014)에서 도치(하정우)가 쌍칼을 연마하고, <협녀, 칼의 기억>(2015)에서 유백(이병헌)과 율(이준호)이 만나 비밀을 나누던 그 장소다. 300년 넘게 애지중지 가꿔 온, 자연 그대로의 대숲은 청량하면서도 웅장하다.
자갈치 시장 부산 중구 광복동2가
'예의없는 것들'(2006)
먹을거리, 볼거리, 살거리도 많은 부산의 랜드마크 자갈치 시장. 옛시장의 운치가 남아 있어서 1970년대 부산 배경 영화의 단골 촬영지다. <친구>(2001)와 <국제시장>(2014) 등 자갈치 시장에서 찍으면 ‘터지는’ 흥행의 요람이기도 하다. 남포동에서 영화보고, 2~3시쯤 회 한접시에 소주 한 잔 곁들여 낮술하기에도 좋다.
부산항 부산 동구 초량동
한국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너른 항구, 거대한 선박이 들고나는 부산항의 위용은 이국적이기까지 하다. 특히 빌딩 숲처럼 첩첩이 쌓인 컨테이너 산이 독특한 분위기를 만든다. <황해>(2010)의 구남(하정우)이 죽기 살기로 뛰던, <내부자들>(2015)의 안상구(이병헌)가 ‘봄비’를 흥얼거리며 비척비척 걷던 컨테이너 미로가 바로 부산항이다.
해운대 마린시티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
'황제를 위하여'(2014)
해운대 영화의 거리를 따라 걷다보면 갑자기 SF 영화의 한 장면 속으로 들어온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다. 바다의 푸른빛과 하늘의 푸른빛을 동시에 반사하는 거대한 마천루와 요트선박장이 한눈에 들어온다. <베테랑>(2015) <신세계>(2013) 등이 마린시티의 화려함을 영화에 담았다. 마린시티 방파제에는 지금까지 부산에서 촬영한 유명 영화 포스터들이 줄줄이 전시돼있다. 이곳이 셀카 명당. 광안대교를 배경으로 탁트인 바다와 하늘, 영화까지 사진에 함께 담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