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작년 대비 생활비가 가장 많이 오른 곳 1, 2위에

[이진희]

전 세계 주요 도시 중 생활비가 가장 많이 드는 곳은 역시 뉴욕과 싱가포르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년 대비 생활비가 가장 많이 오른 도시로는 러시아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가 각각 1, 2위를 차지했다. 두 곳은 생활비 순위에서 작년에 비해 각각 88계단, 70계단 올랐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의 자회사인 경제 분석 기관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이 최근 발표한 ‘2022 전세계 생활비(Worldwide Cost of Living)’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뉴욕과 싱가포르는 조사 대상 172개 도시 중 올해 생활비가 가장 많이 드는 도시 공동 1위에 올랐다.

EIU는 뉴욕 물가(100점)을 기준으로 식품과 의류, 주거, 교통, 학비 등 160여 개 상품 및 서비스 가격을 반영한 ‘세계생활비지수(WCOL index)’에 따라 도시 생활비 순위를 매긴다. 싱가포르가 뉴욕과 같은 100점을 받아 공동 1위에 올랐다. 뉴욕이 기준점인 100점으로 1위에 오른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EIU 홈페이지 캡처

미국의 로스앤젤레스와 샌프란시스코도 10위권 안에 들었다. 지난해 가장 생활비가 비싼 도시로 꼽혔던 이스라엘의 텔아비브는 올해 두 계단 떨어진 3위를 기록했다. 전통적인 고물가 도시인 홍콩(공동 4위)과 스위스 취리히(6위), 제네바(7위), 프랑스 파리(9위)도 10권 안에 자리했다. 생활비가 가장 값싼 도시로는 시리아 다마스쿠스가 꼽혔다. 우즈베키스탄의 타슈켄트도 하위권(168위)에 속했다. 

모스크바의 한 카페 모습/사진출처:모스크바시 mos.ru

반면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는 작년 대비 생활비가 가장 많이 오른 곳으로 꼽혔는데, EIU의 생활비 순위에서 작년에 비해 각각 88계단, 70계단 오른 37위, 73위를 기록했다. EIU측은 지난 2월 발발한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에 따른 서방의 제재조치로 물가가 치솟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과 일본 도시들은 강달러 현상으로 통화 가치가 하락하는 바람에 상대적으로 도시 생활비 순위가 낮아졌다. 지난해 81위를 기록했던 부산은 25계단 떨어져 100위 밖으로 밀려났고, 도쿄는 24계단 떨어진 37위를 기록했다.

전세계적인 인플레이션 현상을 반영하듯, 조사 대상 172개 도시의 물가는 작년 대비 평균 8.1％ 올랐다. EIU가 집계를 시작한 후 최고 상승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