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편지
초읍에서 매봉이에 도착한다.
청보리님 홍님과 금백종주를 했을 때, 매봉이를 오르는데 힘겨워서, 다시 등반을 해보고 싶었던 코스다. 다행히 내 페이스에 맞춰 쉬지 않고 올라섰다는 사실에, 그때는 장거리를 걷고 와서 그랬나보다 이해를 한다.
능선을 따라 예진봉으로 가면서 노동요 같은 음악을 듣던 중, 김민기 가수가 부르는 '가을 편지'를 듣고 있다. 그런데 매번 듣고도 무심했던 가사에 머무르게 한다.
'모르는 여자가 아름답다'는 가사 때문에 나도 모르게 가을 깊은 곳에 들어와 있었다.
그것도 '낙엽이 사라진 날 모르는 여자가 아름답다'니, 소슬해진 계절이 침잠하고 있었다.
하지만 낙엽이 사라져야 하는 전제 조건이 느껴지는 '헤매인 여자'가 마치 최근의 내 모습과 유비를 이루는지, 가을은 그런 침묵을 유도하는 것인지, 다시 듣기를 하고, 가을의 배후를 해석하는 가을 편지를 나에게 쓰고 싶어진다.
가을은 언제나 그렇게 헤매게 만드는 타동사다.
가을은 정상에서 조심스럽게 하산하는 내 온도 같다.
가을은 침묵의 의미를 알게 하는 시간을 품고 있다.
낙엽이 쌓인 하산길은 그래서 아름답다.
목욕탕에서 나체가 된 내 모습을 거울이 보여 준다면, 아마도 발밑에 낙엽이 수북이 쌓여 있을 것이다.
추신 :
애진봉 벤치에 잠시 앉아 전망을 보려고 하는데, 어디서 반복해 봤던 사람이 나를 뒤돌아 보고 있었다~ ㅋㅋ 낙동산악회 네오 산대장님이었다. 어찌나 반가운지, 어디 가느냐고 물었다. 금백종주 중이라고 한다. 기록을 측정하고 있을까 봐 벤치 앉아 샤인머스켓을 권하며 흰소리를 하지 못해 아쉬웠다.
백두대간을 열망하는 대원들의 선두에 서서 수고로움을 아끼지 않는 모습이 눈에 선해, 걸어가는 뒷모습이 참으로 존경스러웠다.
첫댓글 무쏘꿈,님.,!
고은 시인의 시
가을에는 편지를 쓰겠어요.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주오.,!
얼마나 외로웠으면,,,
나도 이 노래를
좋아합니다. 아마 마음 한켠 깊숙히 자리하고 있는
고독을 건드려
공감을 불러
냈기 때문일 것.
가을은 칠순
유도사를 문학
소년으로 이끄네요. 애국가 가사의
공활한 가을하늘 만큼
내마음도 공하오.,!
저에게 그런 고독이 내재해 있겠습니까
시인들이 쓴 가사의 특이점에 빠졌겠지요
고맙습니다
@무쏘꿈 고은,님이
외로웠지요.,!
나도 심연 깊은
곳. 앙금처럼,,
가라앉아 있던
고독이,, 가을편지 류의
노래에 감성이
자극되어,
시인비스무리.,!
가을만 되면.,?
ㅋ~
11월도 지나가고 있습니다
시간은 우찌 이리 빠른지요
고맙습니다
낙엽 하나 떨어지는 것에서도 심오한 삶의 자세, 모습을 읽어내는 철학자가 부러울 때가 있습니다.
가을이 지닌 여러 얼굴.
슬픔과 회한,
봄에 씨 뿌려 열매를 거두는 배부름...
그 모든 것은 자신이 가진 마음 하나가 결정할 터...
철학이 뭔지도 모르지만, 철학자의 마음 한 자락이라도 곁불 쬐듯이 엿봅니다.
가을 끝물. 충분히 즐기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