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돌 , 중국을 넘어 서양까지 확산
구들을 표현하는 다른 한자말이 바로 온돌 이다. 지금은 온돌 이란 이름으로 더 익숙해졌지만 구들이란 순 우리말이 더욱 친근감있게 다가온다.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주거환경을 만들어주는 한옥집의 비밀이 바로 구들바닥에 있다. 구들집은 아궁이에서 굴뚝까지 불(열)을 빠져나가지 못하게 한 구조로 열이 오랫동안 구들에 머물게 하여 구들을 달궈 불을 넣지 않는 시간에도 바닥을 늘 따뜻하게 해준다.
장마철의 습기는 진흙이 흡수하였다가 건조하면 방출하여 방의 습도를 조절하여 주며, 또 겨울에는 지열을 고래가 저장하여 준다. 축열기술과 방열기술로 인체의 하부에서 인체의 온도를 유지시키는 가장 과학적이며 위생적인 난방법으로 평가되는 구들은 온수를 순환시키는 방식으로 변형돼 오늘날까지도 그 맥을 이어오고 있다.
최근에는 서구에서 우리식 접촉문화, 구들문화를 새롭게 차용하는 추세에 있다. 서구에서는 구들의 종주국인 한국의 전통구들을 서양의 보일러 기술과 접목시킨 온돌 (온수를 이용한 바닥난방)을 개발해 자기네의 기후와 습관에 맞게 사용하고 있다.
이런 온돌 열풍은 최근 중국에서도 화제다. 온돌 이 설치된 한국 가정을 방문한 중국인뿐 아니라 서양인들까지도 온돌 이 연출하는 훈훈한 주거환경에 매료되면서 한국식 온돌 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상하이에 신축중인 고급 아파트 가운데 상당수가 처음부터 한국식 온돌 설치를 계획 중에 있으며 라디에이터에 익숙한 서양인들도 한국식 보일러 설치를 요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中, 이젠 ‘온돌 공정’인가
• 中학자들 “온돌 기원은 중북방”… 국제온돌학회 8일 학술대회서 반박
발행일 : 2006.12.05 / 문화 A27 면 기고자 : 유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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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는 우리나라 술, 무궁화는 우리나라 꽃, 짚신은 우리 나라 신발이듯이 온돌은 우리나라 방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동일성인 김치와 더불어 온돌은 옥스퍼드 사전에 ‘ondol’로 등재되어 세계적으로 문화특허권을 누린 셈이며 ‘공간 위주의 난방시대에서 인간 위주의 난방시대’로의 추이에 영합, 그 보급이 가속되고 있는 세계성의 한국문화다.”(2005년 8월 31일자 ‘이규태 코너’)
그 ‘온돌’마저 이제 위험에 처했다는 경보음이 울리고 있다. 8일 오후 1시 경기도 분당 대한주택공사 국제회의장에서 ‘온돌문화의 역사성과 세계화’를 주제로 제5차 국제학술발표대회를 여는 김준봉(金俊峰) 국제온돌학회 회장(중국 베이징공업대 건축과 교수)은 “김치가 ‘기무치’가 될 뻔했던 거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중국인 학자들이 외국 사이트에서 ‘온돌의 기원은 캉(?)으로 중국 북방에서 발생해 한반도에서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으며, 상하이 등에서 중국 문화로 다시 살아나고 있다’는 주장을 서슴없이 펼치고 있다는 것.
하지만 “온돌이 우리 민족의 독창적인 전통 난방이자 문화유산이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김 회장은 말한다. 기원전 5000년쯤의 신석기 유적에서 처음 그 모습을 보이는 온돌은 서기 4세기 황해도 안악3호분의 고구려 고분벽화에도 그려져 있으며, 고려시대 중기 이후에는 방 전체가 온돌로 된 ‘통구들’이 일반화됐다는 것이다. 최근 러시아 연해주 크라스키노 발해 성터에서 발굴된 온돌 유적이야말로 ‘동북공정’의 논리에 정면으로 반박하는 말 없는 증거가 된다.
반면 중국 한족과 만주족의 온돌은 신을 신고 다니는 입식문화인 탓에 창쪽의 ‘쪽구들’이나 ‘반구들’뿐으로 우리와 같은 통구들은 없다. 그나마 온돌을 쓰는 농부들은 모두 ‘이건 한국에서 왔다’고 증언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회장은 “1980년대 중반을 지나면서 한국의 아파트는 거의 모두 온돌 난방으로 전환, 주거를 구성하는 문화적 요소가 됐다”며 “최근 중국에서도 한 번 써 보면 모두들 선호하는 우수한 난방방식”이라고 말했다. 아궁이에서 굴뚝까지 열을 빠져나가지 못하게 한 과학적인 축열방식이며, 발을 항상 따뜻하게 하는 ‘두한족열(頭寒足熱)’의 상태를 유지하는 자연친화적 구조라는 것이다. “독일과 일본이 구들 분야의 국제시장을 독점하려 하는 지금의 상황이야말로 우리가 온돌의 과학화에 나서야 할 때”라는 주장이다.
한·중·일 3국의 온돌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이번 대회에서는 ‘온돌 구들의 어원과 기원·변천, 그리고 향후 과제’ ‘중국 동북지역 민족의 온돌과 중국의 난방방식’ 등이 발표된다.
(유석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