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후 태국의 접경도시인 따뜻한 "징홍(시샹반나)"으로 이동을 하기 위해 게스트하우스에 부탁을 하여 중국 국내선 비행기표를
예약해 놓았다.
그래서 오늘과 내일은 시간이 여유롭다.
아침에 기상을 하면 으례 메일및 카페에 접속을 한다.
말과 글이 다른 중국에서 한국말을 쓰고 볼 수 있다는것은 분명 선택받은 거다.
오전동안 여행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추스리며 한가로이 시간을 보낸다.
점심은 총각넘을 포함한 여행자들과 함께 근처에 있는 훠궈부페집에서 1인당 38위엔을 내고 맥주와 음식부페를 즐긴다.
우리같은 배낭여행자들은 값싸고 양많은곳을 찾아 다니기 마련인데...이집은 제격이다.
하지만 음식을 많이 먹으면 맥주를 많이 마시지 못하고 반대로 맥주를 많이 마시면 음식을 많이 먹질 못한다.
뱃속의 양은 한정돼 있으므로...
중국인들의 교활한 상술에 넘어간다.
하지만 모처럼 배터지게 먹었으니 기분 나쁘지 않다.
식사후 총각넘과 여행자들은 서로 다시 만날것과 안전여행을 기원하며 각자의 목적지를 향해 떠나간다.
나는 리지앙에 있는 또다른 고성인 "수호고성"을 보러간다.
리지앙고성과 달리 수호고성은 사람들이 붐비지 않아서 조용하며 한적해서 고성의 느낌이 난다.
옥룡설산이 보이는 리지앙 시내전경을 총각넘이 카메라에 담고 있다.
수호고성
나시족의 전통공예품 - 실로 일일이 매듭을 엮어 이런문양을 만든다.
옛차마고도 루트
수호고성내 전경
천천히 고성을 둘러보고 일찌감치 숙소에 들어온 나는 따뜻한 전기장판에 앉아 DVD영화를 본다.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 그리고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이라는 만화영화 까지...ㅋㅋㅋ
이곳 운남성 여행자들 사이에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유명한 만화영화다.
그 이유는 영화의 배경이 되는 도시를 이곳 리지앙고성을 모델로 이용했단다...
그래서 그런지 영화속의 배경이 가끔은 리지앙고성의 일부가 나오는듯 하다.
오늘은 여유롭게 하루를 보내며 잠자리에 든다.
다음날.
벌써 여행15일차로 접어든다.
여행을 시작한후 지금까지 왠지 모르게 맘이 편칠않다.
연일 메스컴에 보도되는 한국의 경제상황이 너무 안좋기 때문만은 아니다.
핸드폰을 안가져와서 식구들과 연락이 안되서 그런부분도 있으리라...
또한 우리의 인생쯤에서 어깨를 짓누르는 그런 괜한 압박감도 있다.
내가 없으므로...뭔가 잘못되지 않을까...하는 막연한 불안감일게다.
쓸데없는 걱정인줄 알면서도...
떠나오기전 아들에게 부탁한것이 있다.
"핸드폰 로밍이 되질않아...연락을 할 수 없으니 만약 뭔일이 생기면 메일로 글을 남겨달라"고 인터넷이야 중국 어디서든지
접속을 할 수 있을테니까...
아침식사후 모처럼 목욕을 하려고 리지앙 시내로 나간다.
게스트하우스에서 알려준곳을 찾아가는데...쉽지않다.
근처에서 현지인에게 사우나를 물어보니 제각각 엉뚱한곳을 알려준다.
중국인들은 자존심이 강해서 몰라도 모른다는 대답을 안하고 엉뚱한곳을 알려주기 십상이다.
어렵게 호텔 사우나를 찾아 18위안을 주고 간만에 따뜻한 물에 몸을 담궜다.
오랜만의 행복인것 같다.
머리도 감고 때도 닦으며 마음의 무거움을 떨쳐보려 한다.
어쨌든 맘은 그리 개운치않으나 몸은 개운한것 같다.
사우나후에 리지앙고성을 다시 들른다.
고성의 이곳저곳을 혼자 느긋하게 구경하며 사진도 찍는다.
리지앙고성을 전부 내려다 볼 수 있다는 "완고루"에 올랐지만 입장료가 상당히 비싸다.
입장료가 아까워 근처의 높은 객잔(모텔)에 올라 사진을 찍으려 하자 사진찍는값 2위안을 내란다.
별...이상한 놈들...불쾌하기도 하고 괘씸하기도 하고...오기가 발동해서 거기서 안찍고 옆근처로 가서 슬쩍 찍고 나온다.
거기나 여기나...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리지앙 고성
수로의 금붕어떼
만고루(완고루)
완고루에서 내려다본 리지앙고성 전경 - 이곳에서 찍는 야경은 정말 아름답다.
소수민족의 전통춤 공연
고성내 골목상가
상형문자인 동파문자
고성을 구경하고 숙소로 돌아가기 전에 나는 다음여행지인 징홍의 게스트하우스 주인인 장동원이라는 한국인에게
전활걸어 공항으로 마중나와 줄것을 부탁하니 흔쾌히 응한다.
장거리 전화임에도 불구하고 전화요금은 1위안(우리돈200원가량)으로 상당히 저렴한 편이다.
숙소로 돌아와 짐을 챙겨 나오며 게스트하우스의 두총각과 인사를 한다.
숙소에서 얼마 떨어져 있지않은 공항리무진 버스타는곳에 내려 버스가 출발하기전까지 터미널내의 의자에 앉아
밀린 일기를 쓴다.
얼마후 공항버스를 탑승하고 리지앙 시내에서 약40여분을 달려 공항에 도착한다.
이곳 중국에 와서 배,기차,버스,택시,비행기까지...탈것은 전부 타본다.
이륙후 약1시간여의 비행후 나는 징홍(시샹반나)라는 곳에 도착한다.
이곳 시샹반나는 보이차의 생산지인 보이(푸얼)시 보다도 더 밑에 위치한 태국의 국경과 가까운 작은도시이며
차의 집산지로 푸얼등지에서 생산된 질좋은 차들이 여기에서 부터 차마고도를 통해 퍼져나간다.
이곳은 날씨나 문화가 흡사 태국에 와있는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비행기 트랩을 내려오는데...기온이 윗지방과는 확연히 다른 훈훈한 기온이다.
비행기로 약1시간정도 내려왔는데...기온이 따뜻하니 정말 좋다.
다음계속...
첫댓글 왠지모르는 어깨의짓누름... 가장의 책임감이겟지요 홀로 장기간 여행하면 누구나 그러지않을까요? ㅎㅎ
네...맞습니다...그걸 과감하게 떨쳐내야 진정한 여행의 고수가 되는데...
15일만에 찾아온 향수병인가요?...약한 모습이신데요..^^ 암튼 탈것은 바이크까지 타보셔야 전부 타보신 겁니다..
바이크도 ...텐덤으로 탔어요...ㅋㅋㅋ 다음편에 나옵니다 ㅎㅎ
항상 실감나게 잘 보고 있습니다. 긴 시간 여행에 건강관리 잘하세요...
감사합니다 ㅎㅎ